러 ‘곡물협정’ 종료에 식량안보 비상…국제사회 “즉각 철회” 규탄

2023. 7. 18.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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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흑해 곡물협정 종료를 선언하면서 세계 식량 안보에 다시 빨간불이 켜졌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국제사회 중재 노력에도 러시아가 흑해곡물협정 종료를 발표한 것을 규탄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브리핑에서 "흑해곡물협정은 세계 식량 위기 해결에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면서 "러시아의 곡물협정 중단 결정은 위험하고 무책임한 일"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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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지역 밀 농장의 모습. 이날 러시아는 요구 사항이 이행되지 않았다며 흑해곡물협정의 종료를 선언했다. [EPA]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러시아가 흑해 곡물협정 종료를 선언하면서 세계 식량 안보에 다시 빨간불이 켜졌다. 식량을 볼모로 서방 제재 완화의 양보를 얻으려는 전략으로 해석되는 가운데, 국제사회는 러시아의 무책임한 협정 중단을 강력 규탄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요구 사항이 이행되지 않았다며 “곡물협정은 오늘부터 효력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 관련 사항이 이행되는 즉시 협정에 복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7월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로 맺어진 흑해곡물협정은 전쟁 중에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곡물을 수출할 수 있도록 흑해에서 수출선의 안전을 보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협정은 지난 5월 17일 3번째로 연장된 뒤 이날 2개월의 기한이 만료될 예정이었다.

러시아는 자국 농산물과 비료의 수출을 보장한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협정 종료 이유를 밝혔지만, 외신 등은 이번 조치가 흑해곡물협정을 지렛대로 금융 등 서방 제재에 양보를 얻어내려는 의도로 해석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 식량 시장의 혼란을 경험한 국제사회는 긴장의 끈을 늦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당시 세계 최대 곡물 수출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로부터의 곡물 공급이 막히면서 세계 식량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곡물가격 상승은 우크라이나 전쟁발 에너지난과 맞물리며 유럽 등의 심각한 인플레이션 위기로 이어졌다.

러시아의 발표 직후 밀 등 곡물가격은 치솟았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T)에서 밀 선물 가격은 부셸당 6.81달러로 3.0%, 옥수수 가격은 부셸당 5.21달러로 1.4%, 콩 가격은 부셸당 13.86달러인 1.1% 올랐다.

17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 보스포루스 해협 인근에 곡물 화물선이 정박해있다. [AP]

무엇보다 저소득 국가를 중심으로한 식량난 우려가 높다. 곡물협정 타결 후 우크라이나가 지난 1년간 오데사항 등 3개 흑해 항구를 통해 수출한 곡물 중 절반 이상은 개발도상국에 공급됐다. 세계식량농업기구(FAO)는 소말리아, 예멘, 아프가니스탄 등 분쟁을 겪고 있는 나라로 보내는 곡물을 우크라이나에서 구매해왔다. CNN은 “협정 파기가 전세계 소비자들의 식량 가격을 올리고, 수많은 이들을 굶주리게 할 위험이 있다”고 전했다.

국제사회는 러시아의 결정을 강력히 비난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의 흑해곡물협정 이행 종료 결정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면서 “오늘 러시아의 결정은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일격을 가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국제사회 중재 노력에도 러시아가 흑해곡물협정 종료를 발표한 것을 규탄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브리핑에서 “흑해곡물협정은 세계 식량 위기 해결에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면서 “러시아의 곡물협정 중단 결정은 위험하고 무책임한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의 흑색 선전과 달리 우리의 제재는 러시아의 식량이나 비료를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해면서 “러시아 정부는 즉각 이 같은 결정을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촉구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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