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장에 들어온 씻김굿과 피규어…젊은 작가들의 모험
8월까지 아라리오갤러리 서울
이승애는 영상과 벽화 통해
코로나19로 고립된 방 조명
돈선필은 하위문화 소재로
피규어 산업 조각으로 돌아봐
지난 19년간 한국과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해온 이승애의 개인전 ‘서 있는 사람’은 아라리오갤러리 서울 지하1층, 1층, 3층에서 8월 19일까지 열린다. 현실의 물리적 경험과 정신세계의 추상적 경험이 교차하는 영상과 회화 등의 신작을 선보이는 전시다. 최근 광주 비엔날레에서 선보인 벽화 ‘서 있는 사람 I’을 비롯한 ‘서 있는 사람’ 3부작 등을 공개한다. 2013년 구찌 영아티스트, 2016년 런던 발레리 베스톤 영아티스트 미술상 등을 수상한 주목받는 작가다.
신작 드로잉 애니메이션 ‘디스턴트 룸’ 연작은 ‘작가의 방’을 소재로 삼았다. 작가의 상징적 도상인 조명이 켜진 방안에 기이한 물체들이 칼더의 ‘모빌’처럼 균형을 이뤄 배치되고 끊임없이 움직인다. 캔버스, 화병, 나무기둥, 갖가지 모양의 원뿔과 작가의 방을 훔쳐보러온 토끼 등이 숨어 있다.
영상 속 많은 형상들은 작가가 고집해온 기법인 ‘탁본’을 통해 그리고 이를 다시 잘라 영상과 캔버스에 붙이는 콜라주로 제작됐다. 그동안 고집해온 흑연이라는 재료를 매개로 자연의 물성을 활용하는 방법론이다. 이 작가는 “나무든 물건이든 본을 뜨면 영혼이 묻어나는 것 같이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제의적 소재와 집요한 수작업이 맞물린 독특한 형식의 전시다.
같은 기간 4층에서는 돈선필(39)의 개인전 ‘인더스트리얼 미소녀’가 나란히 열린다. ‘오타쿠 문화’의 중심에 있는 피규어 산업을 소재로 삼아 영상 1편과 조각 24점을 전시한다.
파편화된 피규어들의 난장이다. 작가는 피규어의 파츠를 역설계하고 조각하는 원형사의 입장에서 피규어를 재해석했다. 바니걸은 머리가 없이 두 손을 모으고, 피규어의 파츠들을 들고 있다. 미소녀의 하반신에는 다리가 하나만 있고, 머리와 몸통만 토르소처럼 덩그러니 놓여있기도 하다. 작가는 원형을 조각해 3D프린트로 출력하고 도색 등의 후가공을 했다.
미완성 피규어들처럼 보이는 형상들을 통해 여러사람의 의견이 합일해야 나오는 공정이 필요한 피규어의 세계를 보여준다. 돈 작가는 “피규어는 하위문화 같지만 미술보다도 더 거대한 산업이다. 이 산업을 끌어가는게 뭘까 궁금했는데 바로 소비가 시대의 기호가 된다는 걸 알게해주더라. 이 산업을 더 들여다보기 위해 생산자의 고민을 시각화해 본 작업이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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