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금고 지방은행 전유물 아니다”… 15兆 부산시금고 쟁탈전 나선 국민·하나銀

송기영 기자 2023. 7. 18.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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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약 15조원의 예산을 굴리는 부산시금고 선정에 시중은행이 참전한다.

22년간 부산시금고를 독점한 부산은행은 초긴장 상태다.

부산은행은 2001년부터 22년 동안 부산시금고 역할을 독점하고 있다.

국민의힘 박진수 의원은 최근 "수십년간 독점적 지위를 누려온 시금고인 부산은행에 고금리 시대, 시민과 상생하는 금융으로 사회적 책임을 요구한다"고 지적한 데 이어 더불어민주당 서지연 의원도 "고금리로 질식하는 부산경제, 부산시 제1금고의 상생 금융이 절실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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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금고, 국민·하나銀 사전 작업 치열
광주은행, 조선대 주거래은행 탈락 파장
지방은행 “시중은행에 안방 내줄 판” 불만
지방은행

매년 약 15조원의 예산을 굴리는 부산시금고 선정에 시중은행이 참전한다. 22년간 부산시금고를 독점한 부산은행은 초긴장 상태다. 최근 광주은행이 50년을 유지해 온 조선대학교 주거래은행에서 탈락하자 지방은행 사이에 파장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이 지방으로 영업을 확대하면서 지방은행은 안방을 내줄 위기에 놓였다.

18일 금융권과 부산 경제계에 따르면 내년도 부산시금고 재선정에 시중은행이 대거 참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부산시 부금고인 국민은행은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부산 유치 지원을 계기로 주금고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사 가운데 국민은행이 가장 적극적으로 부산엑스포 유치전을 펼치고 있어서다. 국민은행은 지난 5월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범시민유치위원회에 10억원을 기부했다. 또 김연아 전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와 배우 공유, 이영애, 김도연, 가수 NCT드림, 에스파 등이 참여한 초호화 홍보 영상도 제작했다. 부산 경제계에선 국민은행이 부산은행보다 더 많은 유치전을 펼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나은행 역시 부산시금고 쟁탈전에 참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부산 경제계에서는 최근 하나은행 경영진이 지역 기업 인사들과 접촉면을 넓히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출신인 전 BNK금융지주 회장이 이를 돕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부산신용보증재단에 100억원을 출연하고 소상공인에게 1500억원대 대출 지원을 약속했다. 대출 규모를 단번에 6배 넘게 키우기로 한 건데, 부산은행을 뛰어넘는 규모다.

이밖에 우리은행과 농협은행도 부산시 부금고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시청 전경./뉴스1

부산시는 올해 기준 15조3480억원의 예산을 운용하고 있다. 이는 서울시 다음으로 큰 규모다. 부산은행은 2001년부터 22년 동안 부산시금고 역할을 독점하고 있다. 내년에 계약이 종료되는데, 여야 부산시 의원들이 한목소리로 부산은행의 지역 기여가 부족하다고 지적하면서 독점 구조가 무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 박진수 의원은 최근 “수십년간 독점적 지위를 누려온 시금고인 부산은행에 고금리 시대, 시민과 상생하는 금융으로 사회적 책임을 요구한다”고 지적한 데 이어 더불어민주당 서지연 의원도 “고금리로 질식하는 부산경제, 부산시 제1금고의 상생 금융이 절실하다”고 했다.

지방은행 사이에서 더는 지자체 금고가 해당 지방은행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우려가 나온다. 광주은행은 최근 조선대 주거래 은행 경쟁 입찰에서 탈락하고 시중은행인 신한은행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택된 것을 두고 시중은행의 지방 진출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광주은행이 조선대 주거래 은행 지위를 내려놓는 건 50여년만이다.

지방금융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시중은행의 과도한 지역 공략이 광주은행 주거래 탈락의 결정적 요인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해외 시장에서 큰 성과를 내지 못한 데 이어 수도권도 포화 상태라 지방 시장을 공략해 성장성을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이런 문제로 한 지방 금융지주 회장이 시중은행 지주사 회장이 모인 자리에서 노골적인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이 공격적으로 혜택을 제공하고 나서면 규모가 작은 지방은행은 이를 이길 방법이 없다”며 “지자체 금고가 기여도 경쟁이 되면 지방은행은 설 자리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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