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머신'이 매력으로 다가와"…'발달장애 바리스타'의 커피맛 인생

김지혜 기자 2023. 7. 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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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또한 지나가리' 이렇게 되새기죠."

17일 오전 울산 북구청사 1층 다드림 카페에 근무중인 바리스타 유재석씨는 점심시간에 몰려드는 손님들로 인해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담담하게 말했다.

4개월째 북구청 1층 민원실에 위치한 다드림카페에서 바리스타로 근무하고 있는 유씨는 지난 6일 '2023 발달장애인 기능경기 영남권대회'에서 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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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발달장애인 기능경기 영남권 대회' 동상 유재석 씨
"모든 장애인 근로자에게 애정어린 응원 부탁"
울산 북구청 1층에 위치한 다드림카페에서 바리스타로 근무하고 있는 유재석씨는 지난 6일 '2023 발달장애인 기능경기 영남대회'에서 수상한 동상 상장과 메달을 보여주고 있다.2023.7.17/뉴스1 ⓒ News1 김지혜 기자

(울산=뉴스1) 김지혜 기자 = "'이 또한 지나가리' 이렇게 되새기죠."

17일 오전 울산 북구청사 1층 다드림 카페에 근무중인 바리스타 유재석씨는 점심시간에 몰려드는 손님들로 인해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담담하게 말했다.

유 씨는 "매 순간 바쁜 것이 아니라 그 순간만 바쁘기 때문에 그리 힘들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4개월째 북구청 1층 민원실에 위치한 다드림카페에서 바리스타로 근무하고 있는 유씨는 지난 6일 '2023 발달장애인 기능경기 영남권대회'에서 동상을 수상했다. 울산에서는 유일한 수상자다.

유 씨가 근무하고 있는 다드림카페는 테이블이 6개 남짓의 소규모 가게다.

하지만 점심시간엔 북구청 직원들이 가게 밖까지 길게 줄을 지어 음료를 주문할 정도로 붐빈다.

최근엔 유 씨의 기능경기 대회 동상 수상의 소식이 더해져 북구청 직원들의 발길이 더 잦아졌다.

어릴 때부터 만들고 조립하는 것을 좋아한 유 씨는 울산폴리텍대학에서 기계를 전공한 뒤 9년동안이나 북구 장애인보호작업장에서 자동차 부품을 조립했다.

몇 년 전 경동도시가스의 '꿈을 응원합니다' 프로그램을 본 뒤 바리스타의 꿈을 꾸게 됐다.

유 씨는 "적극적인 지원을 해주는 것이 관심을 사로잡았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2021년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한 유 씨는 지난해 어울림보호작업장에서 약 1년간의 실습을 하고 올해 4월 다드림 카페에 정식으로 취업했다.

취업 이후 약 4개월동안 일을 하며 가장 즐거운 순간은 '커피 머신'을 만지는 순간을 꼽았다. 기계를 좋아하는 유씨에겐 '커피 머신'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는 것이다.

하지만 유씨는 초기에 매력적으로 느껴졌던 머신기가 일을 하다 보니 예전보다는 흥미가 다소 떨어졌다고 웃으며 말했다.

바리스타로 근무 중인 유재석씨는 직접 만든 음료를 손님에게 건내고 있다.2023.7.17/뉴스1 ⓒ News1 김지혜 기자

유씨는 일 외에 취미에 대해 "건물들이 모여있는 건물 숲이 좋아요"라며 퇴근 후에는 좋아하는 동네들을 구경하며 걷는다고 했다.

특히 좋아하는 동네로는 북구에 위치한 '양정동'을 꼽았다. 유씨는 양정동을 '나만의 놀이터'라고 표현했다. 양정동은 현대자동차 공장과 인접한 동네로 유씨가 퇴근한 이후인 3시 30분경에는 현대자동차를 퇴근한 근로자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오는 시간이기도 하다.

2주에 한번씩은 근무했던 장애인 보호시설을 찾아가곤 한다는 유씨는 "9년 동안 같이 일을 하며 시간을 보낸 사람들이다"며 "가도 다들 일을 하고 있어서 제대로 대화를 나누진 못하지만, 조용히 일을 도와주고 멀리서라도 얼굴을 보고 온다"고 말했다.

처음 바리스타로 손님들을 대하는 게 힘들었다는 유 씨는 요즘은 단골 손님에게 먼저 인사를 건낼 정도로 친화력도 키웠다.

유 씨의 기능경기 대회 출전을 권유하기도 했던 류춘희 북구발달장애인 평생교육센터장은 "유씨가 때론 의미를 반대로 대답하기도 하고, 무뚝뚝하게 표현하곤 하지만 상을 받고 가장 먼저 문자로 자랑할 정도로 바리스타에 애정을 가지고 있다"며 "유재석씨뿐만 아니라, 모든 장애인 근로자분들에게 따뜻한 시선과 애정어린 응원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joojio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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