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속에 망간·리튬 등 1.7조t… 전세계 ‘심해 노다지’ 눈독[Global Window]

김남석 기자 2023. 7. 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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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시대가 도래하면서 미·중 간 핵심광물 확보 전쟁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미국 하와이와 멕시코 사이에 있는 태평양 심해 바닥에 놓인 광물을 둘러싼 개발 허용 논란이 한창이다.

망간을 비롯해 리튬, 니켈, 코발트 등 40여 종의 금속이 뭉친 망간단괴(다금속 결절)는 하와이 남동쪽 공해에 있는 450만㎢ 면적의 '클라리온-클리퍼톤 균열대'(CCZ)에만 5억6000만t, 전 세계 심해에는 1조7000억t가량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돼 전 세계 전기차 보급에 필요한 광물 부족 문제를 해결할 열쇠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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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lobal Window
공해상 상업적 채굴 초읽기
생태계 파괴 놓고 의견 분분
망간단괴

워싱턴=김남석 특파원 namdol@munhwa.com

‘제2의 골드러시가 현실화할까?’

전기차 시대가 도래하면서 미·중 간 핵심광물 확보 전쟁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미국 하와이와 멕시코 사이에 있는 태평양 심해 바닥에 놓인 광물을 둘러싼 개발 허용 논란이 한창이다. 망간을 비롯해 리튬, 니켈, 코발트 등 40여 종의 금속이 뭉친 망간단괴(다금속 결절)는 하와이 남동쪽 공해에 있는 450만㎢ 면적의 ‘클라리온-클리퍼톤 균열대’(CCZ)에만 5억6000만t, 전 세계 심해에는 1조7000억t가량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돼 전 세계 전기차 보급에 필요한 광물 부족 문제를 해결할 열쇠로 떠올랐다.

17일(현지시간) 가디언·마린링크 등에 따르면 유엔해양법협약(UNCLOS)에 따라 1994년 설립된 국제해저기구(ISA)는 지난 10일부터 21일까지 이사회를 열고 심해채굴 규정을 둘러싼 심의를 벌이고 있다. ISA가 심해채굴 규정에 합의하지 못하면 자칫 국제 합의 없이 공해에서 상업적 심해채굴이 시작될 수 있다. 연안 국가가 개발권을 갖는 배타적경제수역(EEZ) 밖에 놓인 공해는 전 세계 해양의 54%를 차지한다. 태평양 도서국 나우루는 심해탐사권을 확보한 회원국이 공해·심해에 대한 채굴 의사를 밝히면 해저기구가 2년 내 허용 여부를 검토하도록 한 점을 노려 2021년 6월 채굴계획을 제출했다. 이에 따라 7월 중 ISA가 가이드라인을 마련하지 못하면 기존 심해탐사 규정에 따라 각국 정부·기업은 심해채굴 면허를 신청할 수 있고 전체 이사국(36개국) 중 3분의 1만 동의하면 심해채굴이 가능해진다. 나우루는 심해채굴 산업이 발전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신속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나우루는 세계 최대 광산기업 글렌코어 등이 출자한 캐나다의 더메탈스컴퍼니(TMC)와 함께 설립한 나우루해양자원주식회사(NORI)를 통해 심해채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개발을 주장하는 측은 심해채굴이 현재 일반화된 육상채굴에 비해 생물 다양성 파괴가 훨씬 적다는 입장이다. CCZ에서 니켈을 캐낼 때 손실되는 바이오매스 규모가 니켈 주산지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 열대우림과 비교할 때 35분의 1 수준이며 채굴 시 탄소배출량도 10분의 1에 그친다는 것이다. 특히 전기차 시대를 맞아 배터리 핵심광물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려면 심해채굴이 필수적이라는 주장이다. 실제 CCZ 해역의 망간단괴에 포함된 니켈만 3억4000만t으로 미 지질조사국이 추정한 전 세계 육상 니켈 매장량의 3배를 웃돈다. 반면 전 세계 100여 개 환경단체로 구성된 심해보전연합은 각국 정부와 ISA에 심해채굴 금지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호주 비영리단체 민더루재단의 해양과학자 토니 워비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심해 생태계 형성에는 수천 년이 걸렸지만 파괴되는 건 순식간”이라고 비판했다. 조니 휴즈 블루마린재단 정책고문도 “심해에 관해 생각할 수 있는 가장 파괴적 아이디어”라고 지적했다.

각국의 입장은 엇갈린다. 중국을 비롯해 노르웨이, 영국, 캐나다 등은 심해채굴 전쟁에 대비하고 있다. 노르웨이 정부는 지난 6월 자국 해역에서 심해채굴을 개방하는 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반면 프랑스는 지난 1일 자국 해역에서의 채굴을 금지하고 나섰다. UNCLOS를 비준하지 않아 ISA 정식 회원국이 아닌 미국은 한발 물러나 있다. 하지만 중국이 주요 광물 공급을 사실상 장악한 상황에서 안정적 광물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심해채굴 허용 외에 답이 없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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