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금 1억원 누가 마련했나"…보이스피싱 가담 20대에 일침한 판사

[아이뉴스24 김동현 기자] 보이스피싱 범죄에 가담해 교도소에 수감된 20대 청년이 어머니의 노력으로 감형받았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형사1부(부장판사 김평호)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20대 A씨에게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 8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보이스피싱 범죄에 가담해 교도소에 수감된 20대 청년이 어머니의 노력으로 감형받았다. 본 기사와 무관한 이미지. [사진=pexels]

A씨는 보이스피싱 조직원 지시를 받아 대출업체 또는 추심업체 직원 행세를 하며 피해자들을 속인 뒤, 그들에게서 가로챈 1억원 이상의 금액을 조직원에게 전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피해 합계액이 1억원이 넘은 데다가 대부분 변제되지도 않았다. 또 전화통신금융범죄는 피해가 큰 범죄로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시하며 A씨에게 징역 1년 8개월의 실형 선고를 내렸다.

이후 교도소에 수감된 A씨 측은 피해자 2명에게 피해 금액 전액을 공탁했으며 또 다른 피해자들 2명에게도 합의금 지불 뒤 피해 금액 일부를 매달 갚기로 했다.

이후 2심 재판부는 "피해금 상당액을 공탁하고 피해액을 매달 일부씩 갚기로 했다. 피해자들과 합의한 점을 고려해 징역형의 집행을 3년간 유예한다"고 판결했다.

[사진=정소희 기자]

김 부장판사는 선고 이후 눈물을 흘리는 A씨에게 "피고인, 합의금 누가 마련했어요?"라고 물었고 A씨는 "저희 어머니가 도와주셨다"고 답했다.

이에 김 부장판사는 "1억원을 모으시느라 얼마나 고생하셨겠느냐. 피고인이 1억원을 모으려면 1년에 1천만원씩 모은다고 해도 10년이 걸린다. 돈을 쉽게 벌려면 죄를 짓게 되지만 착실하게 모으려면 그렇게 힘들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부모에게 고마워하고 밖에 나가서 제대로 살아야 한다. 이번에는 부모님 노력으로 해결됐으나 앞으로는 어려울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동현 기자(rlaehd3657@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