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지법 "‘엔트레스토’ 복합체 특허 유효성 부족" 판결...韓제네릭사 영향은?

김진호 2023. 7. 18.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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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지방법원 '엔트레스토 복합제 특허 유효성 부족' 판결
한미 등 제네릭 개발사 소송 중인 제제 특허 연관성 제기
업계 "해외 소송 결과 분석 필요...아직 언급 단계 아냐"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스위스 노바티스가 수년째 국내외 제네릭 개발사와 심부전 표준치료제 ‘엔트레스토’(성분명 사쿠비트릴·발사르탄)에 대한 소송전을 이어가고 있다. 한미약품(128940)과 종근당(185750)을 필두로 10여 곳의 국내사도 여기에 뛰어들었다.

그런데 최근 미국 지방법원이 엔트레스토에 주요 성분 복합제 특허의 유효성에 대해 부정적인 판결을 내렸다. 일각에서는 해당 복합제 특허와 국내에서 항소 중인 엔트레스토 제제 특허와의 연관성을 따져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심부전 표준치료제로 널리 쓰이는 스위스 노바티스의 ‘엔트레스토’((성분명 사쿠비트릴·발사르탄))(제공=노바티스)

엔트레스토는 ‘안지오텐신 수용체 네프릴리신 억제제’(ARNI) 계열로 사쿠비트릴과 발사르탄 등 두 주요 성분의 복합제로 구성된 약물이다. 사쿠비트릴은 혈관 활성 펩타이드의 양을 증가시켜 이를 분해하는 효소인 ‘네프릴리신’의 작용을 억제한다. 발사르탄은 신장 위 호르몬 분비기관인 부신에 있는 안지오텐신 수용체와 결합해 혈관 수축을 유도한다. 이 두 성분의 상호작용을 통해 엔트레스토가 심부전 위험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엔트레스토의 세계 매출은 지난해 46억4400만 달러(당시 한화 약 5조8700억원)로 전년(35억4800만 달러) 대비 31% 성장했다. 해당 약물의 2022년 국내 매출은 323억원으로 역시 전년(235억원) 대비 37%가량 올랐다.

이 같은 엔트레스토의 매출 상승세를 가장 크게 위협하는 것은 제네릭의 등장 시점이다. 각국에서 엔트레스토의 주요 특허들이 2023년에서 2036년 사이에 모두 만료된다. 노바티스 2019년 10월부터 각국의 제약사와 엔트레스토 특허 관련 소송을 진행하는 중이다.

17일 노바티스에 따르면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는 현재 엔트레스토에 대한 다섯 가지 주요 특허가 남아 있다. 여기에는 △‘사쿠비트릴과 발사르탄 복합제 특허’(2025년 7월 만료) △‘사쿠비트릴과 발사르탄 특허 무정형’(2026년 11월 만료) △‘사쿠비트릴과 발사르탄 결정형 특허’ 2건(2027년 5월 및 11월 만료) △‘만성 심부전 치료를 위한 용량용법 특허’(2036년 5월 만료) 등이 포함된다.

그런데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델라웨어 지방법원이 이중 2025년에 만료되는 ‘사쿠비트릴과 발사르탄 복합제 특허’(특허번호 8101659)의 유효성에 대해 부정인 판결을 내놓았다. 노바티스는 이에 대해 즉각 항소 의지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진행 중인 제제 특허 대한 소송도 영향을 받을지 주목된다. 제네릭의 허가 신청 이전 국내에 등재됐던 엔트레스토 관련 특허는 △용도특허(2027년 7월 만료) △결정형 특허(2027년 9월 만료) △제제 관련 조성물 특허 2건(2028년 11월 및 2029년 1월 만료) 등 4건이다.

한미약품과 종근당(185750)과 삼진제약(005500), 제뉴원사이언스 등 10곳의 엔트레스토 제네릭 개발사가 4건의 국내 오리지날 특허를 회피하기 위한 무효 또는 소극적 권리범위 확인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해 기준 1심에서 승기를 잡았다. 국내에서 나온 1심 판결에 불복한 노바티스 측이 다방면으로 항소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현재 항소가 진행 중인 국내 엔트레스토 특허와 이번에 미국 델라웨어 지방법원이 내놓은 복합제 특허 관련 판결의 연관성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실제로 특허청에 따르면 국내 제네릭 개발사와 노바티스가 진행 중인 소송에 포함된 조성물 특허인 10-1589317은 초분자 복합체를 포함하는 제약 조성물과 고체 경구 투여 형태, 압축 방법, 만성 심부전 환자에서 효능 효과 등의 관한 내용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에 미국에서 유효성 미비 판결이 내려진 엔트레스토 복합체 특허(8101659)도 그 속에 포함된 염 또는 성분 등 조성물의 구성과 조합법, 고혈압이나 심부전 등 질환의 치료 또는 예방 효과에 관한 내용이 다양하게 것이었다.

엔트레스토 제네릭 개발 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에서 진행 중인 소송 결과가 국내 소송에도 일부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 명확한 청구항을 관계자들이 따져볼 문제다”며 “복잡하게 얽힌 소송전에 충실히 준비하는 것 외에 세부 내용은 언급하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엔트레스토 제네릭의 허가 신청 이후 노바티스가 ‘심방 확장 또는 재형성을 특징으로 하는 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NEP 억제제’라는 명칭으로 2033년 8월에 만료되는 추가 용도특허를 등재했다.

현 시점까지 종근당과 제뉴원사이언스 등이 이 같은 추가 용도특허에 대해서도 무효 심판을 청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특허 장벽을 넘어서면, 제네릭 출시 때 엔트레스토의 모든 적응증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김진호 (two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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