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반도체협회, 中 추가 제재 반대…“경쟁력 약화·공급망 교란”
미국 정부가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 통제 추가 조치를 취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가 이를 자제해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 SIA에는 글로벌 반도체 대표 기업인 인텔, IBM, 퀄컴, 엔비디아, 삼성, SK하이닉스, TSMC 등이 회원사로 있어 이들의 요구가 미국 정부의 추가 조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이어 “이런 노력의 긍정적인 영향을 훼손하지 않으려면 업계가 세계 최대의 반도체 시장인 중국에 대해 지속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나치게 범위가 넓고 모호하고, 때로는 일방적인 제한을 부과하기 위한 반복적 조치들은 미국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공급망을 교란할 우려가 있다”면서 “이는 상당한 시장 불확실성을 초래하고 중국의 보복 조치 확대를 촉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SIA의 이날 성명은 바이든 정부가 이달 중 추가적인 대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 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나왔다. 중국이 미국의 조치에 반발, 미국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을 제재한 데 이어 반도체용 희귀금속인 갈륨 등에 대한 수출을 통제키로 하는 등 보복 조치를 취한 상태에서 미국 정부가 추가 조치를 발표할 경우 시장 상황이 더 악화할 수 있다고 보고 대응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의 지난해 반도체 구매액은 전세계 수요의 3분의 1인 1800억 달러라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SIA의 성명에 대해 로이터통신에 보낸 대변인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광범위한 여론 수렴, 동맹 및 파트너 국가, 의회, 업계 등과의 광범위한 조정 등을 통해 우리는 규제를 올바르게 하기 위해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10월 △핀펫(FinFET) 기술 등을 사용한 로직칩(16nm 내지 14nm 이하) △18nm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를 생산할 수 있는 장비·기술을 중국 기업에 판매할 경우 허가를 받도록 하는 광범위한 대중국 수출통제 조치를 발표했다.
나아가 상무부는 조만간 지난 10월 조치에 포함되지 않은 저사양 인공지능(AI) 반도체 대충 수출에 대해서도 사전 승인을 받도록 하는 추가 조치를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미국 정부는 중국의 첨단산업 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미국 기업등의 투자를 제한하는 아웃바운드(역외) 투자 제한 조치도 준비 중이며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한 중국 업체의 접근 제한 조치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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