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음반 수출 역대 최고…‘팝 본토’ 美도 장악

상반기 K-팝 음반 수출액 역대 최고
미국, 中 제치고 2위 시장 올라서

방탄소년단 [빅히트뮤직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올 상반기 K-팝 음반 수출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팝의 본고장’ 미국은 일본에 이어 K-팝 수출 2위 시장으로 올라섰다. 세계 최대 음악 시장에서 K-팝이 하나의 장르로 굳건히 자리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18일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6월 음반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7.1%나 늘어난 1억3293만4000달러(약 1685억원)를 기록했다. 역대 상반기 최고 수치다.

음반 수출 대상국을 살펴보면 일본이 4852만3000달러(약 615억원)로 K-팝 1위 수출국으로 나타났다. 2위는 2551만9000달러(약 323억원)의 미국, 3위는 2264만달러(약 287억원)의 중국이 올랐다. 세 나라에 이어 독일, 대만, 홍콩, 네덜란드, 캐나다, 영국, 프랑스 등 유럽, 아시아가 상위 10개국에 포진했다.

올 상반기 K-팝 수출국 순위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미국 시장의 확대다. 지난 2012년 연간 음반 수출액에서 중국은 2020년을 제외하고 줄곧 2위 자리를 지켰다. 전통적으로 K-팝이 강세를 보인 중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음악 시장인 미국이 2위에 오른 것은 방탄소년단(BTS)이 북미 시장을 개척하며 나타난 현상이다.

2013년 데뷔한 방탄소년단은 2017년 미국 빌보드 뮤직 어워즈(BBMA)에서 처음 상을 받으며 북미 시장에 존재감을 드러냈고, 이후 방탄소년단과 함께 K-팝 장르를 현지에 알렸다. 방탄소년단은 이후 2020년 ‘다이너마이트’를 통해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인 ‘핫100’에 한국 대중음악 사상 처음으로 1위에 오른 이후 ‘버터’, ‘퍼미션 투 댄스’, ‘라이프 고스 온’, ‘마이 유니버스’ 등 다수의 ‘핫100’ 1위 곡을 내며 미국 내에서도 대중적인 팝스타로 자리매김했다. ‘핫100’ 차트가 미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곡을 집계하는 차트다.

올해에도 방탄소년단 지민이 솔로 앨범 타이틀곡 ‘라이크 크레이지’(Like Crazy)로 K-팝 솔로 가수 최초로 ‘핫 100’ 1위에 올랐고, 피프티 피프티가 ‘큐피드’(CUPID)로 ‘핫 100’에 16주 연속 진입했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빅히트뮤직 제공]

게다가 미국에선 K-팝 가수들의 음반 판매량이 상당하다. 스트레이 키즈와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올해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 1위에 올랐다. 방탄소년단 지민·슈가, 세븐틴, 에이티즈, 트와이스는 2위를 기록했다.

미국 엔터테인먼트 산업 데이터 조사 업체 루미네이트(Luminate)가 공개한 2023년 상반기 리포트에 따르면,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미니 5집 ‘이름의 장: 템테이션(TEMPTATION)’은 미국에서 39만 5000 장(단일 앨범 실물 CD 기준) 판매돼 올 상반기 가장 많이 팔린 CD 앨범으로 집계됐다. 실물 앨범과 디지털 앨범 판매량을 합산해 집계하는 ‘톱 앨범(Top Albums) (토탈 세일즈)’ 부문에선 39만 9000 세일즈 포인트로 2위를 차지했다. 이 차트 1위는 테일러 스위프트(Taylor Swift)의 ‘미드나이츠(Midnights)’가 올랐다.

올해 발매한 방탄소년단 슈가의 ‘디-데이(D-DAY)’, 지민의 솔로 앨범 ‘페이스(FACE)’도 ‘톱 앨범(토탈 세일즈)’ 부문에서 각각 8위, 9위에 자리했다.

루미네이트에 따르면 한국어는 미국에서 영어와 스페인어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이 스트리밍된(상위 1만곡 기준) 언어다.

s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