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반도체협회 “對中 판매 제한은 미국 손해… 추가 조치 반대”

정미하 기자 2023. 7. 18.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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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는 미국 정부가 대(對)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 조치를 추가하는 것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시했다.

그동안 반도체산업협회는 중국에 반도체를 판매해야, 그 자금으로 미국에 투자하고 기술 우위를 유지하도록 연구 자금을 지원할 수 있다며 미국 정부가 중국에 대한 수출 제한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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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는 미국 정부가 대(對)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 조치를 추가하는 것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시했다. 반도체 제조업체의 신규 투자를 약화할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17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반도체산업협회는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을 통해 “세계 최대 반도체 시장인 중국에 지속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며 “그래야 미국이 반도체 제조업체에 390억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노력의 긍정적인 영향을 약화시키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美SIA 성명서. / SIA 홈페이지 갈무리

그동안 반도체산업협회는 중국에 반도체를 판매해야, 그 자금으로 미국에 투자하고 기술 우위를 유지하도록 연구 자금을 지원할 수 있다며 미국 정부가 중국에 대한 수출 제한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에 엔비디아를 포함한 반도체 회사는 미국 행정부에 대중국 수출 통제를 자제하도록 로비해 왔다. 앞서 엔비디아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중국에 대한 인공지능(AI) 반도체 판매가 금지되면 미국 산업이 영구적으로 기회 손실을 입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반도체산업협회는 “정부의 대중국 수출 제한 조치가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모호하며 때로는 일방적”이라면서 “미국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약화하고 공급망을 방해하며 시장의 불확실성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중국의 보복을 촉발할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출 제한 조치가 명확하게 규정됐는지, 일관되게 적용되고 있는지 등을 평가하기 위해 추가적인 제한 조치를 하기 전에 반도체 업계와 협의해달라”고 촉구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10월, 반도체 회사가 중국에 반도체를 판매하려면 사전에 상무부로부터 허가받도록 했다. 이는 미국의 반도체 기술이 중국의 군사력 증진에 이용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이 대량 살상 무기를 개발해 군을 현대화하고 있으며, 인권 침해로 이어지는 감시 활동을 위해 미국 반도체 관련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고 믿는다. 이에 대응해 중국 정부는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의 반도체 수출을 금지했다. 그러자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 기업이 미국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하지만 미국 반도체 기업은 정부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중국 시장을 포기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의 행보가 대표적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 5월, 마이크론이 중국 정부의 사이버 보안 기준을 통과하지 못했다며 마이크론 반도체 구매를 금지했다. 하지만 마이크론은 오히려 중국 투자를 결정했다. 마이크론은 지난 6월, 중국 시안에 위치한 반도체 패키징 공장에 6억달러를 추가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당시 마이크론은 중국 소셜미디어(SNS) 계정을 통해 “이번 투자는 중국 사업과 조직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미국 반도체 기업이 중국에 대한 관심을 줄일 수 없는 건 강력한 시장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중국에는 스마트폰, 자동차부터 컴퓨터, 식기 세척기 등 반도체가 들어가는 각종 전자제품 생산 공장이 자리 잡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중국은 전 세계 반도체 수요의 약 3분의 1을 차지한다. 반도체 기업 일부는 중국에서 전체 매출의 60~70%를 거둔다. 여기다 미국에서 제조된 반도체 일부는 조립과 테스트를 위해 중국으로 보내진다. NYT는 지난 9일 “스위치를 끄듯이 갑자기 중국에서 모든 것을 철수하라고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반도체산업협회에는 엔비디아 외에 인텔, 퀄컴, IBM 등 미국 기업과 삼성, SK하이닉스, 대만 TSMC 등이 회원사로 가입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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