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데 1주년…이상한 장수 예능 ‘홍김동전’[스경연예연구소]
KBS2 예능 ‘홍김동전’의 최고 시청률은 닐슨코리아 유료 플랫폼 가입가구 전국 기준으로 지난해 11월27일 홍진경의 집이 공개됐던 회차의 3%였다. 올해에는 연초에 반짝 2% 위로 몇 번 올라선 적이 있지만 1%대였던 적이 대부분이다.
‘홍김동전’의 자랑스러운 역사였던 이 3% 역시 과거에는 ‘애국가 시청률’이라고 해서 방송가에서는 폄하 당하던 숫자였다. ‘홍김동전’의 출연자들 역시 “어디까지 떨어지면 없어지냐” “이 프로그램 연예대상이 방송되는 12월까지 갈 수 있냐”고 자조섞인 한 마디를 서슴지 않는다.
하지만 ‘홍김동전’은 1년을 버텼다. 그야말로 버텼다. 지난해 7월14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공개된 ‘홍김동전 비긴즈’ 그리고 바로 다음 주 21일 TV로 방송된 1회를 포함해도 1주년이 된 것이다. 프로그램은 조촐하게나마 1주년 기자간담회도 하고 출연자와 연출자들의 소감도 들었다.
‘홍김동전’은 출범 당시부터 새로운 것이 가득한 예능판에서 본격 ‘구개념 버라이어티’를 내세웠다. 나왔다하면 ‘신개념 버라이어티’를 부르짖던 TV 예능가를 향한 일종의 ‘디스’였던 셈이다. 형식도 간단했다. 동전을 던져 앞이 나오냐, 뒤가 나오냐를 가르는 ‘복불복’을 기본으로 해 출연자들의 운명이 시작부터 갈리거나 아니면 중간에 역전되느냐 그 카타르시스를 주는 게 중점이었다.
지금은 여러가지로 분화했다. 계급을 나눠 전혀 다른 입지를 주는 ‘수저게임’은 프로그램의 시그니처로 자리 잡았고, 다양한 상황극이 들어왔다. 그리고 출연자들의 차림새를 정하는 미션으로부터 시작된 ‘분장쇼’는 프로그램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그림이 됐다.
그럼에도 1%의 성과는 예전 같으면 당장 예능국 내부에서 견딜 수 없는 숫자였다.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박인석PD와 출연자들이 조현아 KBS 예능센터장과 손지연CP(책임PD)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들은 기존 시청률이 담을 수 없는 몇 가지를 담아가면서 생존을 이어오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KBS 콘텐츠를 재송출하는 OTT 플랫폼 ‘웨이브’에서 얻은 성과다. 지난 10일까지 기준으로 웨이브의 KBS 비드라마 부문 순위에서 14주 연속 정상을 지키고 있다. 또한 웨이브의 신규유료가입 견인 콘텐츠에서도 예능 부문 4위(4월3일)를 기록한 적이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콘텐츠 가치정보분석시스템 라코이(RACOI)의 기준으로 예능 출연자 화제성 부문에서 조세호, 주우재, 홍진경, 김숙 등 주요 멤버들이 상위권에 올랐다. 이러한 수치들은 시청률에 담기지 않는다. KBS 예능국에서 ‘홍김동전’의 가치를 파악하는 것은 이러한 다른 지표에 대한 판단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지표 역시 관점을 다르게 해서 보면 KBS 예능국의 부실한 ‘척추’를 보여주는 결과이기도 하다. KBS 예능국 프로그램 중에서는 가장 최근에 기획돼 방송되는 프로그램이 지난 1월22일 첫 방송 된 ‘걸어서 환장 속으로’다. 이 프로그램과 ‘홍김동전’을 제외하고 기존 시리즈의 시즌 2들을 제외하면 2019년 10월 방송된 ‘신상출시 펀스토랑’이 가장 최근 프로그램이다. KBS 예능국은 4년 동안 새로운 기획을 편성으로 연결하지 못했던 셈이다.
여기에 주요 프로그램인 ‘1박2일’은 16년, ‘불후의 명곡’은 12년,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10년이 됐다. 최근 방송가의 유행변화와 시청자의 기호변화를 따지면 오래된 경륜이 결코 박수받을 상황이 되지 못하는 셈이다. 게다가 팬덤이 생기는 고정 멤버가 있는 버라이어티는 ‘1박2일’과 ‘홍김동전’ 정도다. ‘홍김동전’의 화제성 순위는 KBS라는 상황을 벗어나면 의미가 있을지 단언하기 힘든 이유다. 전반적인 프로그램의 노쇄화, 새로운 형식의 부족 속에서 ‘홍김동전’은 그들만의 사투를 지속하고 있다.
그래서 이러한 상황은 대외적으로 1%의 시청률이 나와도 프로그램을 쉽게 접을 수 없는 원인이 됐다. 이는 자연스럽게 기자간담회 장소에서 박PD가 “0.1%의 시청률이라도 빠지지 않길 바란다”는 소망으로 표현되고, “다음에는 좀 더 좋은 성과로 찾아오겠다”는 다짐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1%임에도 1주년을 맞는 ‘이상한 장수 예능’이 된 ‘홍김동전’, 분명 프로그램의 가치를 새롭게 봐주는 시선이 힘이 되기도 하지만 그 시선을 KBS 예능국이 온전히 잘 담아낼 수 있을지 의구심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전반적인 지상파 예능의 위기, 여기에도 수신료 이슈로 비상경영을 선언한 상태. KBS 예능의 ‘자축 행사’는 계속 이어질 수 있을까.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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