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사담회' 지도교수 암살 시도?…오펜하이머의 충격 과거
지난 17일 방송된 EBS ‘아는 사람 모르는 이야기, 인물사담회’에서는 원자 폭탄의 아버지로 알려진 물리학자 오펜하이머에 대해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선보였다.
이날 방송에서는 진행을 맡은 배성재, 장도연, 곽재식 교수와 김상욱 경희대학교 물리학과 교수가 함께해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원자 폭탄 개발을 위한 극비 연구인 ‘맨해튼 계획’의 수장이었던 오펜하이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제 나는 죽음이요, 세계의 파괴자가 되었다”라는 말을 남긴 독일 출신의 미국 물리학자 오펜하이머의 원자 폭탄 개발은 대한민국의 광복은 물론, 이후 한국 전쟁에까지 영향을 끼쳤다.지난 1967년 2월 18일 그가 후두암으로 사망하자 당시 국내 일간지에 보도됐을 정도였다. 한국뿐만 아니라 인류사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오펜하이머의 이야기는 2023년 8월,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영화로도 소개될 예정이다.
맨해튼 계획은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나치 독일을 견제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인 미국에 의해 시작되었고, 연구를 위해 모인 천재 과학자들을 이끄는 리더로 오펜하이머가 임명됐다.
당시 가장 유명한 과학자로는 아인슈타인이 있었는데, 장도연은 리더가 왜 아인슈타인이 아닌 오펜하이머였는지 의아해했고, 이에 김상욱 교수는 아인슈타인과 오펜하이머를 비교, 분석했다. 유머러스하지만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는 아인슈타인은 자유로운 영혼이기 때문에 극비 프로젝트에 맞지 않았지만, 오펜하이머는 카리스마가 넘치고 관심받는 것을 좋아해 국가의 임무를 수행하기에 탁월한 성격이었다는 것.
하지만 이런 오펜하이머에게 다소 충격적인 과거가 있었는데, 바로 대학 시절 지도 교수를 독 사과로 암살하려고 했던 사건이다. 미국의 하버드 대학교를 다니던 오펜하이머는 풍운의 꿈을 안고 당시 학문의 중심지이자 실험 물리학의 성지인 유럽의 케임브리지 대학으로 갔지만, 이론 물리학에 강했던 자신과 달라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지도 교수를 독살하려고 한다. 이에 장도연은 ‘그건 살인미수잖아요!’라며 충격을 금치 못했다.
이후 독일의 괴팅겐으로 간 오펜하이머는 인생의 스승인 막스 보른을 만나 훌륭한 지도를 받고 미국으로 돌아와 최고의 리더십을 발휘해 인류 최초의 원자 폭탄 개발에 성공한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오펜하이머는 ‘저 불쌍한 사람들...’이라고 말하며 착잡한 모습을 보였다고 김상욱 교수가 전했다. 일본의 진주만 공격으로 태평양 전쟁이 벌어지자 미국은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 일본에 원자 폭탄 투하를 결정하고 1945년 8월 6일과 9일, 두 차례에 걸쳐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 폭탄을 투하한다. 이로 인해 두 도시는 폐허가 되었고 어마어마한 민간인 희생이 발생하였다. 이에 장도연은 “결정은 테이블 위에서 이뤄지지만 피해는 무고한 시민들이 받았다”라며 크게 안타까워했다.
원자 폭탄 투하 후 오펜하이머는 자신이 한 일에 회의감을 느끼며 더 이상의 핵무기 개발은 없어야 한다고 외치기 시작한다. 오펜하이머는 핵 개발에 참여했던 과학자들을 소집하여 핵무기를 반대하는 모임인 ‘로스앨러모스 과학자 협회’를 결성하고 트루먼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내 손에 피가 묻어 있는 것 같다”라고 말하며 강력한 반핵운동을 펼친다. 그런데 소련이 생각보다 빨리 핵폭탄을 개발하자 더 많은 핵무기를 생산하려던 미국은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오펜하이머에게 스파이 혐의를 씌워 공적인 지위를 박탈한다.
이날 방송에서는 태평양의 천국이라고 불리는 티니언섬의 모습도 공개됐는데, 지금은 더없이 평화로워 보이는 티니언섬은 사실 인류 최초의 원자 폭탄 적하장이었다. 리틀 보이(Little Boy)와 팻 맨(Fat Man)이 각각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로 투하되기 전, 폭격기에 실렸던 적하장이 지금도 티니언섬에 그대로 보존돼 있다.
EBS ‘아는 사람 모르는 이야기, 인물사담회’는 매주 월요일 오후 10시 50분 EBS1에서 방송된다.
유준하 (xylito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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