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포럼] 메타버스 화상회의를 기대하며
지난 몇 년간 팬데믹을 거치며 온라인에서의 비대면이 새로운 일상이 되는 것을 경험했다. 코로나 확진으로 격리되고 폐쇄되며 학교가 일시적으로 문을 닫기도 하면서 일상의 활동들이 온라인으로 점차 확대돼 갔다.
처음 화상회의에 참여했을 때 카메라를 앞에 두고 상대와 대화하는 것이 '촬영'과 혼돈돼 어찌해야 할지 몰랐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생소함과 어색함이 가시면서 시간과 돈을 써가며 먼 길을 가지 않아도 되는 화상회의가 더없이 고마워졌다.
특히, 최근 호주와 국제공동연구를 시작하면서 온라인 화상회의가 없었다면 어떻게 진행했을까? 싶을 정도로 이제 화상회의는 업무에 있어 필수 불가결한 수단이 됐다. 논문연구로 실험 설계를 위해 남반구까지 날아갈 수는 없는 일이지 않는가? 아마도 화상회의가 아니었다면 업무 진행이 거의 불가능하거나 아주 더디게 진행됐을 것임이 분명하다.
그런데 화상회의가 익숙해질 무렵부터 접속자 수 제한이나 연결 문제, 지연, 기능상의 오류 등 기술 발전으로 자연스럽게 해결되고 개선될 것들은 차치하고 화상회의의 한계가 조금씩 느껴지기 시작했다. 사실상 물리적으로 서로 다른 장소에서 2차원 평면 모니터와 스피커를 통해 상대와 소통하는 것이므로 직접 대면하는 것과 같은 교감을 기대할 수는 없겠지만, 우리가 일상적으로 소통에 사용하는 비언어적인 표현 전달의 부재로 풍부한 대화가 불가능하다는 것과 소통의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점은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다.
우리는 눈앞의 상대와 대화할 때 언어적인 방식 외에 표정, 시선, 제스처, 손동작 등 비언어적 신호들을 자연스럽게 활용한다. 말로써 의사를 전달하기도 하지만 대화 중 눈을 통해 미세한 감정의 변화를 읽어 내거나, 표정, 미소, 눈동자의 움직임, 제스처 등으로 상대의 의도와 의사를 보다 더 정확히 이해한다. 현재의 화상회의는 이러한 비언어적인 의사소통을 지원하는 기능이 거의 제공되고 있지 않아 종종 협업의 효율을 떨어트리고 이용자 상호 간 관계 형성과 신뢰 구축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눈 맞춤을 예로 들어본다면, 눈 맞춤은 대화 참여를 촉진하고 양쪽 모두 대화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하지만, 카메라 위치와 각도로 인해 상대와 눈 맞춤이 불가능하거나 어색하게 지원되고 있다. 나는 모니터를 통해 상대를 보지만 내 카메라는 모니터 중앙이 아니라 위나 아래에 있으므로 나의 시선은 상대를 향하지 않고 엉뚱한 곳을 보고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3차원 가상공간에서 아바타(Avatar)를 통해 상호 소통하고 다양한 서비스를 함께 체험하는 메타버스(Metaverse)는 비대면 소통과 협업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차세대 화상회의 솔루션으로 제시될 수 있다.
특히, 최근 몰입 콘텐츠 기술을 통한 메타버스 구현으로 현실 같은 가상세계 경험을 제공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어, 평면 모니터를 통한 화상회의에서 벗어나 3차원 실감 공간에서 소통과 협업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기술적 진보를 보여주고 있다. 가상현실(VR) 분야에서는 비언어적 표현을 통한 공감(Empathy)에 관한 연구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헤드 마운티드 디스플레이(HMD)를 착용한 다수의 사용자에게 공동 작업자의 심박수를 피드백으로 제공했을 때 상대의 존재와 협력자의 감정 상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또한 상대의 시선 정보를 보여줌으로써 협업의 효율이 올라간다는 연구들은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사용자 간 비언어적 상호작용의 효과를 제시하는 중요한 사례다.
고품질의 그래픽, 사운드, 햅틱 등 상호작용 기술을 제공하고 경량화되며 더욱 지능화된 센서 기술을 통해 사용자와 주변 상황을 인지, 즉각적으로 콘텐츠에 반영함으로써 사용자의 비언어적 표현을 메타버스 상의 실사 수준 아바타를 통해 상대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메타버스 공간에서 실제 대면 회의와 같은 수준의 화상회의가 가능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필자가 포함된 연구진들도 메타버스로 구현된 화상회의를 손꼽아 기다리며 연구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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