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실업급여의 달콤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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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제로(Zero)의 전성시대다.
사실 실업급여 제도의 개선은 이미 한참 전부터 예견돼 왔던 일이다.
정당하게 실업급여를 얻어낸 만큼 이를 통해 달콤한 시럽을 즐기는 것은 수급자의 자유다.
정부가 이들에게 실업급여의 제로 슈거를 강조할 명분은 그 어디에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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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제로(Zero)의 전성시대다. 아스파탐 발암물질 논란이 제로 슈거의 열풍을 위협하고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술집에선 '선양'을 비롯한 제로 소주가 테이블을 오가고 있다. 코카콜라의 제로 슈거 버전은 이미 편의점의 인기 메뉴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제로 슈거가 선풍적인 인기를 끈 탓일까. 정부는 제로 시대에 발맞춰 '시럽급여'의 달콤함마저 제거하려는 모습이다.
정부와 여당은 최근 실업급여 제도개선 공청회에서 실업급여 하한액을 낮추거나 폐지하는 대대적인 손질을 예고했다. 실업급여 지급의 자격 조건인 근무기간 요건을 대폭 늘리거나 반복 수급 시 급여액을 감액하고 형식적 구직 활동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사실 실업급여 제도의 개선은 이미 한참 전부터 예견돼 왔던 일이다. 실업급여를 최근 5년간 3번 이상 반복 수급한 사례는 연 10만 명을 넘겼고 부정 수급자 적발은 매년 2만 명 안팎을 오가고 있다. 이로 인해 10조 원 이상의 흑자였던 고용보험은 이미 3조 8800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2017년 완화된 실업급여 수급 요건이 각종 폐단을 빚어냈다는 점을 부정하는 이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공청회에서 나온 발언이다. 공청회에선 "여자분들, 젊은 청년들이 실업급여를 받아 샤넬 선글라스를 쓰고 해외여행을 간다"는 공개발언까지 나오면서 뭇매를 맞고 있다. 마치 수급자들이 실업급여로 여유로운 일상을 만끽해선 안되고, 구직에만 전념해야 한다는 게 현 정부와 여당의 기조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업급여는 정부의 '선심'이 아니라 고용보험료를 납부한 근로자의 권리라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정당하게 실업급여를 얻어낸 만큼 이를 통해 달콤한 시럽을 즐기는 것은 수급자의 자유다. 정부가 이들에게 실업급여의 제로 슈거를 강조할 명분은 그 어디에도 없다.
실업급여 제도를 개선해 재취업을 촉진시키기 위한 본연의 취지를 살리는 일은 바람직하지만 성실히 일해 보험금을 낸 근로자들이 손해를 입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한다. 갈라치기와 폄하가 아닌, 노사와 전문가들의 그럴듯한 의견들이 담겨있는 현명한 개선 방안을 도출해 내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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