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17 변성환 감독 “비난받아도 월드컵 ‘창대창’ 무모한 도전할 것…나부터 용기를” [SS인터뷰]

김용일 2023. 7. 18.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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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성환 U-17 축구대표팀 감독이 지난 13일 서울 중구 충무로에 있는 스포츠서울 사옥에서 인터뷰한 뒤 포즈를 하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선수 은퇴 이후 유소년 지도자로 10년 가까이 보낸 변성환(44) 17세 이하(U-17) 축구대표팀 감독은 해당 연령대 선수를 지도할 때만큼은 ‘개인의 성장, 믿음, 동기부여’를 가장 중요한 가치로 둔다. 흔히 성인 레벨에서 화두로 여기는 ‘팀으로 이기는 축구’는 유소년 선수에게 맞지 않는 옷이라고 여긴다. 연령별 끝자락인 ‘23세’가 되기 전까지는 결과를 떠나 다양한 축구에 도전하면서 마스터링이 돼 있어야 한다는 신념이 강하다. 그래야 성인, 프로 선수가 됐을 때 어떠한 감독을 만나도 팀으로든 개인으로든 결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부임 1년 6개월째를 맞이한 변 감독은 지난 2일 막을 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17 아시안컵에서 한국의 준우승을 견인, 올 11월 인도네시아에서 예정된 국제축구연맹(FIFA) U-17 월드컵 본선 티켓을 거머쥐었다. ‘변성환호’는 결승에서 편파 판정 논란 끝에 ‘숙적’ 일본에 패하긴 했지만, 변화무쌍한 공격 축구로 호평받았다. 대한축구협회(KFA)는 높은 볼 점유율과 다양한 공격 패턴으로 9년 만에 이 대회 결승에 오른 ‘변성환호’의 성과를 높게 평가하면서 해당 연령대 본보기로 삼고 있다.


제공 | 대한축구협회


변 감독은 최근 스포츠서울 사옥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 연령대는 팀보다 개개인이 싸워서 이기는 축구를 해야 한다. 곧 주도하는 경기를 하는 것이다. (클럽처럼 장기간 호흡하지 않는) 대표팀 특성상 이런 철학을 입히는 데 긴 시간이 걸렸다”며 “결국 가르쳐야 했다. 축구에 관한 모든 상황을 세분화해 애니메이션화하고 문서화해서 공유하고 반복 훈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표팀은 결과가 중요하다고 한다. 나 역시 그것에 맞춰 조직적인 훈련만 하면 과정은 더 쉬울 수 있다. 하지만 연령별 지도자는 ‘교육자’라고 생각한다. 이 선수들이 성장해서 20세, 23세, A대표팀까지 잘 올라가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그러려면 개개인 스타일을 최대한 살리는 ‘무모한 도전’은 필수다. 우리의 슬로건이 된 이유”라고 강조했다.


제공 | 대한축구협회


선수 시절 부경고, 울산대를 졸업하고 2002년 울산 현대에서 프로로 데뷔한 변 감독은 그해 부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뛰었다. 시드니FC(2009~2011), 뉴캐슬 제츠(2011~2012) 등 호주 A리그를 누빈 경험도 있다. 풀백을 주포지션으로 뒀다. 2014년 은퇴 이후엔 성남FC 유소년팀 감독을 맡았고 2018년 KFA 유소년 전임지도자로 발탁됐다. 현재 U-17 사령탑까지 유소년 지도 전문가라도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속에서 얻은 최대 가치는 유소년 지도자의 본질. ‘결과를 위한’, ‘자리를 지키기 위한’ 지도 방식을 선택하면 지도자도, 선수도 남는 게 없다. 그가 대표팀에서도 ‘무모한 도전’을 화두로 두고 모험을 펼치는 이유다.

제공 | 대한축구협회


제공 | 대한축구협회


변 감독은 “유소년 선수는 이해하는 만큼 운동장에서 능력을 발휘한다고 생각한다”며 “훈련 전에 코치부터 지향하는 축구를 명확하게 인지하는지 살피는 이유”라고 했다. 또 “선수에게 도전하라고 하나, 실제 나부터 용기 내야 한다. 아시안컵 기간 거울을 보면서 ‘성환아 네가 용기내야 한다’고 했다”며 “11월 월드컵에서도 누구를 만나든 ‘창 대 창’으로 싸우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연령별 대표를 지낸 선수가 A대표팀까지 착실하게 올라가는 케이스는 그리 많지 않다. 변 감독은 이를 두고 개인 능력 극대화의 지속성을 찾는다. 그는 “이 선수들이 향후 10~15년 한국 축구를 이끌어나가야 한다. 그 가운데 (클럽이든 대표팀이든) 수많은 감독을 만날텐데, 이기는 것만 생각하고 축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성장 지속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나만 살기 위한 축구를 하고 싶지 않다. KFA에도 17세, 20세 팀을 이끄는 지도자를 결과보다 과정으로 더 평가해달라고 했다. 결과만 바라보면 누가 도전하고 싶겠느냐”고 힘주어 말했다.

제공 | 대한축구협회


개개인이 싸우는 축구를 내세우되, 공통된 인식 속에서 ‘우리’라는 마음은 필수라고 했다. 지난 결승에서 일본에 밀리는 상황을 예로 들었다. 변 감독은 “후반 15~20분 정도 남았을 때다. 우리가 0-2로 지고 있었는데 이미 교체 카드도 다 썼을 때다. (벤치에 있는) 선수를 돌아본 순간 ‘아, 오늘 어렵겠구나’라는 생각이 처음 들었다”며 “나 혼자 싸우는 느낌이 들더라. 이전까지는 (벤치에 있는 선수까지) 함께 싸우는 느낌이었는데…”라고 했다.

그러면서 “당연히 이 연령대 선수에게 나올 반응이다. 지고 있을 때 뛰는 선수는 아쉬워하고, 못 뛰는 선수는 실망스러워하는 것 등. 하지만 월드컵에서 개개인이 더 발전하려면 그런 마음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변 감독은 “좋은 지도자보다 능력 있는 지도자라는 말을 듣고 싶다. 그 중심은 솔직함이라고 생각한다. 이 연령대 선수에게 마음을 다해서 월드컵에서도 무모한 도전을 하겠다”고 웃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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