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책성 2군행' 박건우, 성숙한 모습으로 돌아올까
17일 1군 선수단 훈련 합류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사령탑의 질책 속에 2군으로 내려간 NC 다이노스의 베테랑 타자 박건우(33)가 성숙한 모습으로 1군에 복귀할 수 있을까.
일단 올스타전에서 보여진 박건우와 강인권 NC 감독 사이는 잔뜩 얼었던 분위기가 한결 풀린 모습이었다.
나눔 올스타 외야수 부문에 선발된 박건우는 지난 15일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올스타전에서 1회말 좌전 안타를 치고 출루한 뒤 1루 코치를 맡았던 강인권 감독에게 장비를 건네며 90도 인사를 했다.
경기에 앞서서는 둘이 자연스럽게 하이파이브를 하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박건우는 이달 3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부상이나 부진 등이 이유가 아니었다. 박건우는 올 시즌 69경기에서 타율 0.286, 7홈런 41타점을 때려내며 팀의 중심 타선을 책임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하루 뒤인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강 감독은 박건우의 2군행이 '질책성'이라고 밝혔다. 팀 분위기를 해치는 행동을 했다는 것이 1군 제외의 이유였다.
당시 강 감독은 "박건우가 베테랑 선수로서 실력뿐 아니라 갖춰야 할 덕목이 있어야한다고 생각한다. 항상 원 팀에서 벗어나는 행동은 하지 않길 바랐고, 그런 부분에서 박건우에 아쉬움이 컸다"고 박건우의 2군행 이유를 밝혔다.
또 "선수를 길들이거나 기강을 잡기 위해서 내린 결정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은 뒤 "단지 원칙에서 벗어나면 안된다는 메시지를 주려고 하는 것이다. '팀이 우선'이라는 메시지를 다시 한 번 전달하는 측면"이라고 강조했다.
2009년 두산 베어스에서 데뷔해 2021년까지 한 팀에서 뛴 박건우는 두산 시절에도 비슷한 이유로 1군 엔트리에서 빠진 적이 있었다.
박건우는 2021년 6월 22일 1군 엔트리에서 빠졌는데 당시 김태형 전 감독은 "그 선수로 인해 팀 분위기가 잘못되거나 한다면 결단을 내려야 한다. 지금으로선 그 결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이유를 설명한 바 있다.
강 감독은 박건우의 1군 복귀 시점을 정하지 않았다. C팀(2군) 코치진으로부터 훈련에 임하는 태도 등을 보고 받은 후 팀원들의 생각을 들어본 후 복귀 시점을 결정했다는 뜻을 드러냈다. 전반기 마지막 날인 13일 1군 등록이 가능했지만, 강 감독은 박건우를 1군에 부르지 않았다.
전반기 종료에 앞서 박건우는 강 감독을 찾아 면담했다. 7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퓨처스(2군)리그 경기가 비로 취소되고, 삼성 라이온즈와의 1군 경기도 우천 순연되자 박건우는 강 감독을 찾아가 이야기를 나눴다.
올스타전에서 박건우는 "일찌감치 감독님을 만나뵙고 말씀드렸다. 감독님과 나눈 대화에 대해 따로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전한 바 있다.
올스타전 본 경기에서도 행동으로 강 감독에게 사죄의 메시지를 전달한 박건우는 후반기 시작과 함께 1군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
일단 올스타전에 참가했던 박건우는 1군 선수단과 훈련한다. NC는 올스타 휴식기를 마치고 17일부터 홈구장 창원 NC파크에서 후반기 대비 훈련에 들어갔는데, 박건우도 함께 했다.
6월 한 달 동안 13승 1무 9패로 가파른 상승세를 자랑한 NC는 7월 초까지 3위 자리를 유지했지만, 7월 들어 주춤하면서 순위가 밀렸다. 7월이 시작된 이후부터 전반기 종료까지 치른 9경기에서 3승 6패에 머문 NC는 4위로 밀려났고, 4위 자리마저 위태로운 상황이다.
2020년 이후 3년 만의 가을야구를 위해서는 후반기에 승부를 걸어야하는 상황이다.
어린 선수들이 많은 NC에서 박건우가 돌아와 성숙한 모습까지 보여준다면 공격력뿐 아니라 팀 분위기에도 한층 도움이 될 수 있다.
박건우의 1군 제외 당시 강 감독은 "박건우가 혼자 고민하고, 성숙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성숙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강 감독의 바람대로 박건우가 '원 팀'을 이끄는 성숙한 베테랑이 돼 돌아올지 관심이 쏠린다.
☞공감언론 뉴시스 jinxi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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