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천경찰서 간부 4명 돌연 파출소 발령, 도경 감찰 착수…왜?

이상휼 기자 2023. 7. 1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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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내부망 폭로성 글 게시됐다가 삭제…약 1만건 조회
"감찰부서 간부 취중소동 지적 후 벌어진 좌천성 인사" 주장
ⓒ News1 DB

(연천=뉴스1) 이상휼 기자 = 최북단 접경지역의 치안을 관할하는 경기 연천경찰서 간부들이 한꺼번에 다른 경찰서 파출소 팀원 등으로 발령 나 지역이 술렁이고 있다.

연천서 감찰부서 간부의 취중 소동이 이번 무더기 좌천의 시발점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해당 간부의 소동을 다루는 과정에 수사부서 관계자들이 보고체계를 제대로 지키지 않고 CCTV 등을 확인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감찰조사 결과가 나오지도 않은 상황에서 무더기로 수사 관계자들과 112상황실장까지 타 경찰서로 전보한 조치는 너무 과한 것 아니냐는 뒷말도 나온다.

이와 관련 폭로성 글이 전체 경찰조직이 볼 수 있는 내부망에 올라와 1만여건의 조회수를 기록했다가 이틀 만에 삭제 조치됐다.

복수의 경기북부지역 경찰관들에 따르면 지난 14일 경찰 내부망에 연천경찰서 관계자였다가 좌천성 인사를 당했다고 밝힌 경찰관 A씨가 장문의 폭로성 글을 올렸다. 이 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글 게시자는 "7월 5일부터 14일까지 열흘간 전체인원 약 170명밖에 안 되는 3급지 연천경찰서에서 일어난 있을 수 없는 기막힌 이야기"라며 운을 뗐다.

이 글의 주된 내용을 살펴보면 이달 초 연천경찰서 감찰부서 간부 B씨가 연천의 한 편의점에서 소란을 부렸다는 민원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 '112신고까지 이뤄졌다'고 글 작성자는 주장했다.

편의점 소동이 벌어진 다음날 형사부서 간부를 지낸 C씨는 'B씨의 일탈행위에 대한 동영상을 갖고 있다'고 B씨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이들은 관사 앞에서 만나 다퉜다고 한다.

당시 C씨는 직위해제 중이었는데 과거 B씨로부터 감찰조사를 당한 것에 대한 불만으로 그와 같은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사태는 B씨와 C씨 둘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고 비화됐다.

당시 형사팀 간부 A씨는 직원들 사이에 떠도는 말을 듣고 편의점의 CCTV를 확인한 뒤 수사과장에게 보고했고, B씨의 상급자 D씨한테도 가서 편의점 소란 관련 문제를 보고했다. 그러자 D씨는 '별일 없었다. B씨 혼자 술에 취한 것이고 조용히 끝난 일'이라고 일축했다고 한다.

이후 B씨의 일탈행위 관련 112상황실장과 수사과장이 서장에게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 작성자 A씨는 "하지만 D씨는 B씨 관련 일을 왜 자꾸 들추냐고 직원들을 나무랐고, 서장은 CCTV 확인을 왜 보고도 없이 마음대로 했느냐면서 수사과장과 나를 질책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도경(경기북부경찰청)이 감찰조사를 시작했고 감찰조사를 기다리는 와중에 연천서 수사과장, 112상황실장, 형사팀 간부 A씨는 다른 경찰서 소속 파출소로 발령 났다. B씨는 연천지역의 파출소로 발령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게시글을 통해 "B씨의 일탈행위에 대해 사실관계 확인 후 지휘보고한 것이 잘못인가"라며 "피해업주의 처벌요구와 피해자가 있음에도 이미 끝난 일을 수사과에서 들췄다면서 감싸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또한 "내리는 장대비를 맞아가며 쫓기는 개마냥 사무실 짐을 챙기고 폭우 속에 운전해 가며 타서로 부임했다. 아무리 하위직이라고 이렇게 부당하게 할 수 있는가"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취재진이 여러차례 연락하자 연천서장과 연천서 관계자들은 "해줄 수 있는 말이 없다"고 말했으며, 도경 인사부서 및 감찰부서 관계자는 "감찰 중인 사안이라 말할 수 없다"고 함구했다.

타 부서로 전보 조치된 이들에게도 연락을 취했으나 받지 않거나 일부는 "그 일로 너무 머리가 아파서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경기북부지역의 경찰관들은 "한 경찰관의 취중 소동에서 비롯된 일이 비화돼 간부 경찰관이었던 이들을 다른 경찰서 파출소 팀원으로 전격 전보 조치했다는 폭로성 주장에 조직내부가 술렁이고 있다"며 "내용의 진위를 제대로 조사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daidaloz@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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