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간 쌓인 빚만 9200만원…'결혼지옥' 아내 "남편 합의금 주려 예물 팔아" [종합]
[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돈도 소통도 메말라버린 사막 부부가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에 등장했다.
17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에서는 사막 부부가 오은영 박사를 찾아 조언을 구했다.
11살이란 나이 차이를 극복하고 결혼 7년 차를 맞은 사막 부부. 다정했던 연애 시절과 달리 남편은 아내의 대화 시도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남편은 "아내에게 어떤 불만이 있냐"는 제작진의 물음에도 입을 떼지 않았다.
남편은 아내가 '결혼지옥'에 사연을 신청해 어떠냐는 MC 김응수의 질문에 한참 뜸 들이다가 "안 나가면 이혼한대서…"라고 마지못해 이야기했다.
사막 부부의 일상이 공개됐다. 아내가 두 아이와 놀아주던 중 "밥"이 언급되자 남편은 아무런 말 없이 주방으로 향해 식사를 만들었다.
남편이 유일하게 말문을 여는 이유는 오직 '돈'이었다. 아침부터 남편의 휴대전화에는 금융기관으로부터 온 대출 상담 전화가 끊이지 않았다. 남편은 신혼 초 임금 체불로 반년 동안 월급을 수령하지 못했다. 이후 주택담보대출을 받았으나 생활비 탓에 더 큰 돈이 필요했고 전 직장에서 내지 못한 국민연금 미납 통지서까지 전해 들게 됐다는 설명이었다.
남편은 7년간 쌓인 빛이 "총 9,200만 원 정도 된다"며 주택담보대출만 4,000만 원이 남았다고 부연했다. 약 1억 원의 빚이 있음에도 남편이 여전히 대출을 알아보는 이유는 무엇일까. 남편은 "대출 이자가 세서 저금리로 돌리려고 한다. 대출을 세 군데에서 받았으니까 한 군데로 싹 몰아놓고 저금리로 한 군데에서만 대출하면 이자가 덜 나가잖냐"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내는 남편의 계획을 파악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었다.
남편이 16년 차 용접공이지만 월급이 300만 원이 채 되지 않는다는 아내였다. 아내는 "고정 지출은 250만 원이 넘는다. 납부할 돈이 안 되고 최소 금액만 납부해 밀리는 거다"라고 빠듯한 가계를 고백했다.
사막 부부는 돈 문제뿐 아니라 남편의 욱하는 성격으로도 갈등을 겪고 있었다. 남편의 직업과 미래에 관해 대화하던 사막 부부. 남편은 아내의 채근에 결국 "잘해도 XX 못해도 XX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하냐"라며 집밖을 나섰다.
과거 직장 동료와 술자리를 가졌던 남편이 다툼을 벌여 합의금을 준 과거까지 밝혀져 충격을 더했다. 지인과 만난 아내는 경제적인 구멍을 메꾸기 위해 결혼 예물과 돌반지를 되팔았다고 토로했다.
어릴 적 경찰을 꿈꿨던 아내는 대학교 경찰행정학과에 입학했지만 가정 상황으로 자퇴할 수밖에 없었다. 아내를 지켜본 오 박사는 "돈이 없으면 인생에 중요한 부분을 뺏긴다고 생각한다. 돈과 관련해 아주 사소한 문제가 생겨도 날 존중하지 않고 소중하게 대하지 않는단 생각을 할 가능성이 크다. 돈과 관련돼선 쉽게 자존심 상해한다"며 "남편과의 관계에서 돈 관련 의논을 못 하고 '돈 없는데 왜 나갔어?' 하면 자존심 상하고 안정감을 잃은 것 같고 날 소중하게 대해주지 않는 것 같다"고 전했다.
아이들을 유독 강하게 훈육하는 남편에겐 아픈 과거가 있었다. 남편은 아버지에게 가정 폭력을 당했다며 "기가 죽었다. 장남이라서인지 동생이 잘못하면 절 많이 혼내더라. 아이들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라며 "아기 때부터 맞았다. 방 안에서 묶이고 머리를 맞아 피 흘렸다"고 밝혔다.
남편은 어린 시절 발음으로 놀림 받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무슨 말을 하면 '이에 바람이 샌다'고 하고 말하지 말라고도 하더라"라고 상처를 터놓은 남편이었다.
오 박사는 "찍소리 않고 있어야 '한 대라도 덜 맞네?', '빨리 끝나네?', '내 의견과 감정을 말해봤자 혼만 더 나니 결국 말 안 하는 게 최고야', '누군가와 대화를 길게 하는 건 안 좋은 거야'가 굉장히 오랫동안 내면 안에 자리 잡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사진 = MBC 방송 화면]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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