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크름대교 테러 재발, 국방부가 보복 준비”…11월 완전 복구 목표

“군사적으로 무의미...크름대교 군사 수송에 사용 안해” 주장
부총리 “한쪽 경간 완파, 해체 필요”

17일 공격을 받은 크름대교의 상판이 파괴돼 있다. 타스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발생한 크름대교에 대한 공격과 관련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보복 방침을 밝혔다.

로이터, 스푸트니크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정부 대책회의에서 "크름대교를 목표로 또다시 테러 행위가 자행됐다. 교량 도로가 심하게 손상됐다"며 "당연히 러시아의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 국방부가 이번 테러 공격에 보복할 제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범죄는 군사적 관점에서 무의미하고 잔인한 것"이라며 "크름대교가 오랜 기간 군사 수송에 사용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10월에 이어 크름대교에 대한 공격이 재발한 것과 관련, "두 번의 공격과 관련해 교량 보안에 대한 구체적 제안을 원한다"고 주문했다. 또한 연방보안국(FSB)과 연방수사위원회에 대해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다고 밝히고 "모든 정황이 파악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마라트 후스눌린 부총리는 "차량용 교량 경간 한쪽이 완전히 파괴됐다"며 해체 및 재건이 필요하다고 보고했다. 그는 "한쪽 경간의 양방향 통행은 9월 15일까지, 나머지 한쪽 경간의 통행은 11월 1일까지 재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후스눌린 부총리는 "교각에는 손상이 없었고, 철도 교량의 철로 한쪽이 경미한 손상을 입었다"며 "열차는 정해진 일정대로 통행하고 있다. 철로 작업자들이 작업 범위를 결정하기 위해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반테러위원회(NAC)는 이날 우크라이나 특수기관이 수중 드론 2대로 크름대교를 공격했고, 이로 인해 2명이 숨지고 어린이 1명이 다쳤다면서 해당 사건을 테러 공격으로 규정했다. 우크라이나는 이번 공격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으나, 일부 우크라이나 매체는 우크라이나 국가보안국(SBU)과 해군이 이번 사건의 배후에 있다고 보도했다.

마라트 후스눌린 러시아 부총리가 17일 크름대교를 찾아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타스 연합뉴스

크름대교는 2014년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크름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직접 연결하는 유일한 교량이다. 푸틴 대통령의 주장과 달리 서방 측에서는 중요한 군사 보급로라고 평가한다. CNN은 "러시아군은 이 다리를 사용해 차량, 무기, 연료를 운반해 본격적인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원했다"고 전했다. 헤르손, 자포리아 지역 전선 보급을 위해 필요하다. 특히 철도가 중요한 수송 수단으로 사용된다.

지난해 10월 8일 새벽 크름대교 자동차 통행 부분에서 트럭 폭탄이 터지고 옆의 철로를 지나던 화물열차의 유조차들에 불이 붙어 다리의 일부가 파괴됐으며 3명이 숨졌다. 이때 폭발로 한때 통행이 중단됐던 크림대교는 개전 1주년을 앞둔 올해 2월 완전 복구됐다.

조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