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고사 '인천 복귀'의 숨은 공신…인천 전달수 대표의 역대급 '하객 원정', 무고사에 '폭풍감동' 안겼다

최만식 2023. 7. 18.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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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하객 또 없습니다.'

무고사가 인천에서 뛰고 있을 때 전 대표는 무고사에게 "나중에 결혼식을 올리게 되면 내가 챙겨줄게"라는 말을 한 적이 있었다.

인천 구단 관계자는 "전 대표는 약속을 했으니까 약속을 지키려고 그렇게 하셨단다. 무고사가 인천 축구팬들께 큰 즐거움을 주었고, 구단 입장에서도 고마운 선수였기에 보답하려고 했을 뿐이다. 이제 무고사와 다시 한식구가 되니 결혼식을 다녀온 게 천만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안 그랬으면 머쓱했을 것"이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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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4일 몬테네그로에서 열린 무고사의 결혼식에서 하객으로 참석한 전달수 인천 구단 대표. 사진제공=인천유나이티드

[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이런 하객 또 없습니다.'

인천 유나이티드의 돌아온 외국인 공격수 무고사(31)는 인천 팬들 사이에서 '리빙 레전드'라 불린다. 작년 여름, 일본 J1리그 비셀 고베로 바이아웃 이적했다가 생존경쟁에서 실패해 1년 만에 복귀하는 데도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

인천 팬들이 무고사를 이처럼 환영하는 이유는 무고사가 '영원한 인천맨'이 될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무고사는 1년 전 떠날 때도, 이번에 복귀할 때도 변함없이 인천에 대한 '무한애정'을 표시했다. "비셀 고베와 작별하려고 했을 때 돌아갈 곳으로 인천만 생각했다", "인천은 구단을 떠나 가족같은 곳", "인천에서 은퇴하고 싶다"고도 했다.

실제, 무고사는 국내 다른 구단의 훨씬 좋은 조건을 제시받고도 희생을 감수하면서까지 '나의 사랑 인천'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냉정한 프로의 세계에서 외국인 선수의 이런 '인천바라기'는 유별나다고 할 정도다.

16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무고사 복귀 환영식에서 인천 서포터스가 환영 플래카드를 펼쳐보이고 있다. 인천=최만식 기자

무고사의 인천 복귀 결심에 가장 큰 요인이 된 '무한 인천 사랑', 이를 결정적으로 자극한 숨은 공신이 있다. 인천 구단 전달수 대표(61)다. 무고사의 인천 사랑이 흔들리지 않도록 '확인도장'을 찍게 만든 숨은 일화가 있다.

전달수 대표는 2022년 카타르월드컵이 열리고 있던 작년 12월 4일(현지시각) 몬테네그로의 무고사 고향을 깜짝 방문했다. 그날은 무고사의 '늦은' 결혼식이 열린 날이었다. 무고사는 2018년 인천에 처음 입단할 때부터 가정을 꾸리고 살아왔다. 인천에서 생활하는 동안 아내 네베나와 사이에 딸 루시아(3)와 아들 스테반(1)을 얻었지만 정식 결혼식은 미룬 상태였다. 무고사가 인천에서 뛰고 있을 때 전 대표는 무고사에게 "나중에 결혼식을 올리게 되면 내가 챙겨줄게"라는 말을 한 적이 있었다. '인사치레'로 할 수 있는 말인 데다, 이미 해외 다른 팀으로 떠난 선수까지 챙길 줄은 주변에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전 대표는 몬테네그로까지 날아갔다. 때마침 K리그 구단 대표자들의 월드컵 참관단이 꾸려져 카타르 현장에서 '태극전사'를 응원하는 스케줄이 있었다. 참관단 일정을 마친 전 대표는 카타르까지 온 김에 무고사의 결혼식에 참석하기로 마음 먹었다. 전 대표는 튀르키예를 거쳐 몬테네그로로 향하는 항공편에 무작정 몸을 맡겼다.

16일 복귀 기자회견을 가진 무고사와 전달수 인천 구단 대표. 사지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한국에서 카타르를 찍고 튀르키예를 거쳐 몬테네그로의 무고사 고향까지, 역대급 장거리를 날아 온 하객이 된 것이다. 무고사는 전 소속 구단 대표의 서프라이즈 축하 방문을 받고 '폭풍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무고사 역시 전 대표가 말을 그렇게 했더라도 머나먼 몬테네그로까지 찾아올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기에 "오 마이 갓"을 연발했다고 한다. 그렇지 않아도 2021년 아버지를 여의었을 때 구단의 배려를 고마워했던 무고사다. 이미 팀을 떠난 자신을 살뜰하게 챙겨준 전 대표의 의리에 '나에겐 인천밖에 없다'고 마음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인천 구단 관계자는 "전 대표는 약속을 했으니까 약속을 지키려고 그렇게 하셨단다. 무고사가 인천 축구팬들께 큰 즐거움을 주었고, 구단 입장에서도 고마운 선수였기에 보답하려고 했을 뿐이다. 이제 무고사와 다시 한식구가 되니 결혼식을 다녀온 게 천만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안 그랬으면 머쓱했을 것"이라며 웃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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