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3곳 중 2곳, 총수보다 친족들 지분 더 많다…"경영권 다툼 불씨"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대기업 집단 3곳 중 2곳은 총수(동일인)보다 친족 지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속이나 증여 과정에서 지분이 쪼개진 탓이다.
다만 경영권 분쟁이 없고, 승계 원칙을 고수해 온 그룹에서는 동일인 내부 지분이 친족의 지분보다 높았다. 삼성가(家)와 LG가가 대표적이다.
18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81개 대기업 집단 중 동일인이 창업 2세 이상인 기업집단 35개에 대해 내부 지분율을 분석한 결과, 62.9%인 22개 그룹이 동일인의 내부 지분율보다 친족들의 내부 지분율이 높았다.
대기업 집단들의 자본금 대비 내부 지분율의 평균은 2018년 동일인이 3.68%, 친족 지분율이 3.93%로 0.25%포인트(p) 차이 났다. 올해는 동일인 내부 지분율이 0.24%포인트 낮아진 3.44%인데 반해 친족들의 내부 지분율은 1.93%p 상승한 5.86%로 격차가 더 벌어졌다.
리더스인덱스는 지난 5년간 경영권승계가 진행되면서 상속이나 증여가 발생한 것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5년 사이 동일인 지정이 변경된 삼성(2018년)과 현대차(2021년), LG(2019년), 롯데(2019년), 한진(2019년), 두산(2019년), 효성(2021년), 농심(2021년) 등 8개 그룹의 친족들의 내부 지분율이 동일인의 내부 지분율보다 높아지는 현상이 뚜렷했다.
8개 그룹들의 전체 자본금 대비 내부 지분율은 2018년 동일인이 평균 1.54%에서 올해 2.46%로 0.92%p 상승한 데 반해 친족들은 3.35%에서 5.33%로 1.98%p 높아졌다. 8개 그룹 중 삼성과 LG그룹을 제외한 6개 그룹은 동일인 내부 지분율이 친족들보다 낮았다.
경영권승계를 준비하고 승계원칙을 고수해 온 삼성과 LG그룹에서는 동일인의 지분이 높았다. 삼성은 2018년 이재용 회장이 동일인 지정될 때 내부 지분율이 0.3%였지만, 상속과 함께 올해 0.55%로 0.25%p 상승했다. 반면 친족들의 내부 지분율은 상속이 이후 지분 매각 등으로 0.65%에서 0.47%로 0.18%p 하락했다.
LG그룹도 2019년 구광모 회장의 동일인 지정 이후 지분율이 1.30%에서 1.53%로 0.23%p 상승하는 동안 친족들의 내부 지분율은 2.55%에서 1.13%로 1.42%p 낮아졌다.
현대차그룹은 2021년 정의선 회장으로 동일인이 변경됐으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지분율이 없어 자본금 대비 동일인 내부 지분율이 2020년 1.76%에서 올해 0.93%로 0.83%p 내려갔다. 친족들의 내부 지분율은 1.66%에서 2.47%로 0.81%p 높아졌다.
2019년 동일인 지정이 신동빈 회장으로 바뀐 롯데그룹도 동일인 지정이 변경되기 전인 2018년 내부 지분율이 0.86%에서 올해 0.95%로 0.9%p 상승했지만, 여전히 친족일가의 내부 지분율(1.27%)이 0.32%p 높았다.
같은 해 동일인 지정이 박정원 회장으로 변경된 두산그룹 역시 2018년 동일인 내부 지분율이 0.07%에서 올해 0.24%로 0.17%p 높아졌지만, 친족들의 내부 지분율(0.96%)보다 0.71%p 낮았다.
한진그룹은 2019년 조원태 회장으로 동일인 지정이 변경됐다. 동일인의 내부 지분율은 2018년 2.41%에서 올해 0.36%로 1.05%p 낮아졌다. 친족일가의 내부 지분율도 0.90%에서 0.78%로 내려갔지만, 조 회장의 내부 지분율보다 0.41%p 높았다.
한편 동일인이 창업 2세 이상인 35개 대기업 집단 중 내부 자본금 대비 동일인의 내부 지분율 대비 친족일가의 지분율 차이가 큰 기업집단 순위는 한국타이어가 43.02%p(동일인 조양래 회장 0.11%-친족 43.13%)로 가장 높았다.
이어 KCC(정몽진 회장, 24.49%p 차이), 농심(신동원 회장, 17.51%p), 애경(장영신 회장, 8.76%p), 삼양(김윤 회장, 7.38%p), GS(허창수 회장, 6.82%p), 세아(이순형 회장, 6.56%p), LS(구자은 회장, 3.21%p), 영풍(장형진 회장, 3.02%p) 순이다.
k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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