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에 세상 떠난 사춘기 딸…"어른이 구체적 방법 알려줘"

자식을 먼저 하늘로 떠나보낸 여성이 청소년 유해매체 노출 문제에 대해 경고했다.

17일 KBS Joy 예능 '무엇이든 물어보살'에는 초등학생 두 자녀를 키우는 여성 A씨가 의뢰인으로 출연했다.

A씨는 "원래 아이가 셋이었는데 큰 애가 작년 크리스마스에 극단적 선택을 했다"며 "당시 그 아이의 나이는 불과 14세였다"고 밝혔다.

그는 "일이 바빠서 아이들과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내지 못했다"며 "내가 일을 제치고 아이들에게 갔다면 큰 애가 지금 내 옆에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토로했다.

A씨는 "이혼 후 아이들은 아빠와 함께 살았고, 저는 일주일에 한 번씩 애들을 보러 갔다"며 "아빠가 사정상 이사를 해야만 했고 사춘기였던 큰 애는 친구들과 떨어지는 게 무서웠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사 소식을 들은 아이가 자기 방에서 세상을 떠났다"며 "당시 아빠와 동생들은 잠들어 있었다. 큰 애가 생전에 쓰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계정을 보니 자해하는 사진을 올리는 무리가 있더라"고 했다.

이어 "그 SNS 모임에는 초등학생부터 어른들까지 포함돼 있었다"며 "우리 애가 팔로우한 목록 중 성인 여성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 여성이 극단적 선택하는 방법을 아이에게 구체적으로 알려줬다"고 밝혀 충격을 안겼다.

안타까운 사연을 들은 MC 서장훈은 "의뢰인이 용기를 내 방송에 출연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국내를 비롯한 SNS 운영 기업들에게 부탁드린다. 연령대에 맞는 정보를 얻도록, 강력한 청소년 보호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채태병 기자 ctb@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