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축장서 구조한 개 67마리…"일주일 뒤면 다시 안락사 위기"

음성군 삼성면 덕정리 개농장에서 개 67마리 구출
15일 동물보호관리시스템 등록…"입양 도와주세요"

18일 동물보호단체가 충북 음성군의 개 사육장에서 구조한 개 67마리가 입양하지 못하면 안락사를 당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사진은 동물구조119 동영상 캡처.2023.7.18/뉴스1

(음성=뉴스1) 윤원진 기자 = 개 도축장에서 동물보호단체에 의해 구조된 67마리의 개가 가족을 찾고 있다.

18일 ㈔동물구조119에 따르면 충북 음성군 삼성면 덕정리 개농장에서 구출한 개들이 지난 15일 동물보호관리시스템에 등록됐다.

㈔동물구조119 회원들은 지난 13일 음성의 개농장을 찾았다가 경악했다. 농장주로 보이는 사람이 방금 도축한 개를 씻고 있었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개는 가축에서 제외돼 있어 식용을 목적으로 도축해 유통하면 불법이다.

당시 농장에는 성견 44마리, 자견 23마리가 좁은 철창 안에 갇혀 있었다. 사육장은 쓰레기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더럽고, 성견 한 마리가 겨우 들어갈 정도로 좁았다.

㈔동물구조119 회원들은 즉시 경찰에 신고했고, 동영상을 촬영해 유튜브에 게시했다. 다음날에는 음성군청을 찾아가 대응책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음성군은 조사에 나섰고, 농장주는 소유권을 포기했다. 음성군은 자견 23마리를 금왕읍 동물보호센터로 이송한 상태다. 성견 44마리는 입양 때까지 머무를 장소를 찾고 있다.

음성군과 ㈔동물구조119는 도축장에서 기르던 개가 입양할 기간을 최대 한 달로 협의했다. 보통 동물보호관리시스템에 등록한 뒤 10일 뒤 안락사한다.

성견들은 입양할 때까지 살 수 있는 장소를 찾지 못하면 10일 뒤 안락사할 수밖에 없다. 지난 15일 등록했으니, 남은 기간은 일주일에 불과하다.

음성군은 일단 기존 사육장을 청소해 철창 발판을 깔고 사료를 제공하고 있다. 전날 어미와 새끼 2마리는 입양된 상태다. 18일에도 새끼 2마리가 입양될 예정이다.

㈔동물구조119 관계자는 "죽으라고 구조한 게 아니다"라며 "음성군의 협조로 한 달의 입양 기간이 있으니, 동물을 사랑하는 많은 분들의 관심을 바란다"고 말했다.

이 소식을 들은 누리꾼들은 "강아지들 너무 불쌍하다", "끔찍한 도살을 멈추게 해 줘 감사하다", "입양돼 행복하게 살기 바란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농장주는 경찰에 수사 의뢰된 상태다. 농장주는 왜 개들을 가둬 놨냐는 동물보호단체 회원의 질문에 "개 한 마리 먹고 싶어서 개들을 길렀다"고 답해 공분을 사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 때 개 식용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국회에서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개 식용을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되고 있다.

동물구조119 회원들이 촬영한 충북 음성군 삼성면 덕성리 개 사육장 도축 시설 모습.(동물구조119 동영상 캡처)2023.7.18/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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