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순용의 골프칼럼] 골프클럽에 대한 고정관념 깨기(1)
[골프한국] 클럽의 선택은 골퍼가 경기력을 발휘하는데 있어 가장 기본이 되는 요건이다.
특히 다른 스포츠에 비해 선수마다 제각기 다른 장비를 선택해서 경기를 하기 때문에 장비의 세팅은 선수의 경기력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자신에게 적합하도록 클럽을 세팅하고 클럽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라운드에 사용하는 14개의 클럽은 '사용 목적'별로 드라이버, 유틸리티를 포함한 우드, 아이언, 웨지, 퍼터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 가운데 드라이버는 공을 멀리 보내기 위해 필요한 클럽이라면 아이언은 핀까지 정확한 거리를 맞추기 위한 클럽일 것이다.
우리가 주로 사용하는 6~8개의 클럽으로 구성되는 아이언 세트는 골퍼들의 체형이나 체격 통계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표준 클럽들로, 자신이 원하는 클럽별 거리 세팅이 어렵다. 또한 피팅을 하더라도 각각의 샤프트 특성을 바꾸지 않는 한 통계의 표준이 나에게 잘 맞을 확률은 그다지 높지 않다.
PGA 투어에서 활약했던(현재는 LIV 골프 소속) 브라이슨 디섐보 선수는 골프용품 기업들과 클럽 사용계약을 하는데 있어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아마도 그가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드라이버의 페이스를 본인이 원하는 형태로 유니크한 제작을 요구하기도 하지만, 아이언 세트의 클럽 샤프트 길이를 모두 동일하도록 세팅하여 사용한다.
디섐보는 클럽의 세팅과 구성에 있어서 자신이 원하는 생각에 따라 고정관념을 넘어 목적지향적 선택을 하는 가장 창의적인 선수라는 생각이 든다.
그럼, 디샘보의 선택 가운데 모두 동일한 샤프트 길이의 아이언을 사용하는 이유는 왜일까?
먼저 신장 185cm의 거구인 디샘보는 숏 아이언보다 적당한 길이를 갖는 아이언이 어드레스와 볼 스트라이크에 보다 안정적이라고 느꼈을 것이다. 또한, 동일한 샤프트 길이로 연습과 시합을 하는 것이 모든 아이언 샷의 일관성 확보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그의 선택은 PGA 정상권에 랭크되면서 경기력에 도움이 되었음을 입증했다.
각 아이언의 샤프트 길이를 동일하게 하고 클럽헤드의 로프트 각도를 바꾸면 볼에 전달되는 역학적 힘의 벡터가 달라져서 탄도와 비거리가 변하게 된다. 이때 공에 작용하는 힘의 벡터는 비선형적으로 변하기 때문에 샤프트 길이를 고정하고 헤드의 로프트 각도를 바꾸어 클럽별로 규칙적인 거리 차이를 만드는 것은 많은 시행착오가 동반되었을 것이다.
물리적 관점에서 보면, 이와 반대로 헤드의 로프트 각도를 일정하게 두고 샤프트 길이와 특성만을 바꾸어도 클럽별 거리 세팅이 가능하다. 이렇게 하면 기존의 보편적인 아이언 세트에 비해 클럽별 공의 탄도 변화에 대한 편차가 다소간 줄어드는 장점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클럽 샤프트 길이를 조절해서 아이언 거리를 세팅하는 것은 클럽헤드 로프트 각도를 변화시켜 세팅하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 샤프트 길이 변화로 생기는 비거리 변화 폭은 생각보다 크지 않기 때문에 클럽헤드가 가속될 수 있는 적절한 샤프트 강도와 무게를 찾는 노력을 해야한다.
만일 이러한 세팅이 가능하다면, 동일한 로프트 각도를 가진 아이언 세트로 라운드 하면 어떤 장점이 있을까?
예를 들어, 7번 헤드를 이용해서 기존 8·7·6·5번 아이언을 대체 가능하도록 세팅했다면, 보편적인 클럽을 사용할 때보다 비, 바람과 같은 기후 환경 영향으로 생기는 비거리 변화를 보다 안정적으로 예측하는 것이 용이할 것이다. 클럽간의 탄도 특성 변화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더불어, 어드레스시에 로프트 각도의 변화가 있는 기존 클럽들의 헤드를 바라보는 것보다 대부분의 샷에서 시각적으로 동일한 느낌을 받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보다 편한 스윙이 가능하다. (칼럼 마지막의 AI ChatGPT 생각 참조)
그러나 실제에서는 동일한 7번 헤드를 이용한 샤프트 변경으로 기존 9번에서 3번 아이언까지의 비거리 변화를 만드는 것은 현실성이 없을지 모른다.
(이론적인 것과 달리 샤프트 길이가 길어지는 것에 비례하여 비거리가 증가하지 않기 때문이다. 샤프트 길이가 길어지는 만큼 신체 물리적인 스윙 스피드가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아이언으로 공략하는 전체의 거리를 7번 헤드로 세팅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헤드 로프각을 동일하게 하고 샤프트 특성과 길이를 변경하여 비거리를 세팅한 클럽 구성은 어떻게 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먼저, 그린을 공략하는 샷의 평균 빈도가 가장 높은 거리를 중심으로 전후 10야드, 즉 20야드 정도의 영역을 말하는 F존(Focus zone)에 대한 개념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만일, 특정 골퍼가 135~155야드 사이에서 핀을 공략하는 빈도가 가장 높다고 가정하면, F존의 중심점은 145야드가 될 것이다. 이 F존에서 핀 공략을 보다 정교하게 하기 위해 활용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즉, 상대적으로 샷의 빈도가 높은 145야드를 전후한 F존 영역의 샷 정확도가 경기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이 영역에서 클럽간 거리 편차를 줄여 섬세한 핀 공략이 가능하도록 세팅하는 것은 경기력에 긍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F존은 골퍼의 드라이버 비거리와 골프장의 전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자신의 F존을 인지했다면, 이 구간에서의 클럽별 비거리 차이를 10야드에서 5야드 간격으로 보다 섬세하게 세팅하는 것은 홀 공략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는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
170야드 이상을 공략하기 위한 클럽의 수를 줄이고, F존에서 2개의 8번 혹은 7번 헤드를 장착한 클럽 세팅은 상대적으로 더 좋은 경기력을 만들 수 있다고 본다.
다음은 인공지능 ChatGPT가 "동일한 로프트 각도를 갖는 아이언 세트 세팅의 장점"을 묻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다.
*칼럼니스트 전순용: 골프경기력 평가분석가. 전순용 박사는 제어공학을 전공하고 동양대학교 전자전기공학과의 교수로서 재임하는 동안, 한국국방기술학회 초대회장을 역임했다. 시스템의 평가와 분석 분야에서 오랫동안 활동했으며, 집중력과 창의적인 뇌사고능력에 관한 뇌반응 계측과 분석 분야에서 연구활동을 지속해왔다. 유튜브 '영상골프에세이' 운영.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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