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빙 시즌' 정유사 정제마진 개선…업황 반전은 아직 먼길

정제마진 5.3달러, 손익분기점 상회…휘발유, 등·경유 개선
나프타 마진 악화 지속…"하빈기 큰 폭 이익 개선 모멘텀은 부족"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드라이빙 시즌과 항공유 수요 증가 영향으로 정유업계의 정제마진이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하반기 업황이 반등할 거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유의미한 실적 개선이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7월 둘째 주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배럴(bbl)당 5.3달러로 전주(4.4달러) 대비 0.9달러 올랐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가격·수송비 등 비용을 뺀 것으로 업계에서는 손익분기점을 4달러 수준으로 본다.

국제유가가 상승하는 가운데 석유제품 수요도 증가하면서 정제마진이 개선되고 있다.

7월 둘째 주 기준 국제유가(두바이유)는 배럴당 79.5달러로 전주 대비 3.3달러 올랐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자발적 감산과 러시아의 수출 축소, 미국 인플레이션 둔화에 따른 긴축정책 우려 완화 등 영향으로 유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지난달 다섯째 주 기준 3.8달러까지 떨어졌던 정제마진은 휘발유와 등·경유 마진이 회복되면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드라이빙 시즌으로 제품 수요가 증가하면서 7월 둘째 주 기준 배럴당 휘발유 마진은 16.5달러로 전주 대비 9% 상승했다. 경유 마진 또한 전주 대비 10% 오른 18.9달러로 집계됐다.

등유 마진은 전주 대비 10% 오른 17.0달러다. 해외 여행 증가로 인한 항공유 수요 회복과 유럽의 생산 차질로 인한 재고 감소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석유화학의 원료인 나프타 마진은 마이너스(-) 18.0달러로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인한 시황 악화로 정유사들이 NCC(나프타 분해시설) 가동률을 낮추면서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정유업계의 생산제품 중 나프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 정도로 알려져 있다.

업계는 적자가 예상되는 2분기 업황이 바닥을 찍고 하반기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휘발유와 등·경유 마진이 상승하고 있어서다.

다만 글로벌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가 가시화할지 불투명해 하반기 뚜렷한 실적 개선을 단정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기대했던 중국의 경기회복도 지연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지난 17일 발표한 중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6.3%로 예상치를 하회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3분기 실적은 2분기보다는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하반기 세계 경제가 얼마나 회복될지 뚜렷한 시그널이 없어서 큰 폭의 이익 개선 모멘텀은 별로 없다"고 관측했다.

hanantwa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