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코비치 꺾고… 스무살 초신성이 떴다
‘빅4 시대’ 종식… 세대교체 서막
대회 세 번째 출전 만에 트로피
테니스 주간 세계랭킹 4주째 1위
2023년 프랑스오픈 완패 후 절치부심
심리학자와 면담 멘털 관리 효과
조코비치 “그는 매우 완벽한 선수”
지난해를 끝으로 현역에서 물러난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42·스위스)가 윔블던 첫 우승을 차지한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팬데믹으로 대회가 열리지 않은 2020년을 제외한 19번의 윔블던 남자 단식 우승은 단 4명이 나눠 가졌다.
꿈 같은 순간 카를로스 알카라스가 17일 영국 런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끝난 2023 윔블던 남자 단식 결승에서 노바크 조코비치를 꺾고 우승을 확정짓는 순간 코트에 드러누워 포효하고 있다. 런던=신화연합뉴스 |
은퇴한 페더러, 부상 속 내년 은퇴를 예고한 나달, 허리 부상 이후 평범한 선수로 전락한 머리로 인해 ‘빅4’ 중 홀로 최상의 기량을 유지하며 독주하던 조코비치를 상대로 일궈낸 우승이기에 그 의미는 더욱 깊다. 알카라스의 이번 윔블던 우승은 오랜 기간 이어져온 ‘빅4’시대가 끝나가고 있음을 알리는 서막으로 보인다.
경기 뒤 알카라스는 “조코비치를 이기고 윔블던에서 우승하는 것은 테니스를 시작했을 때부터 꿈꿔온 일”이라면서 “지금은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스무 살이고 이런 상황을 많이 느껴보지 못했기 때문에 아마 한 5년 뒤에는 인생 최고의 순간이 바뀔 수 있을 것도 같다. 지금은 이 순간을 즐기겠다”고 덧붙였다.
2018년 프로에 데뷔한 알카라스는 지난해 US오픈에서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일궈내며 빅4의 뒤를 이을 차세대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 연말엔 역대 가장 어린 나이(19년5개월)로 연말 세계랭킹 1위를 차지한 기록도 썼다.
올해 첫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에는 부상으로 불참했던 알카라스는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 프랑스오픈에서는 준결승에서 조코비치에게 1-3으로 완패했다. 당시 알카라스는 3세트 초반 근육 경련을 일으킨 뒤 제대로 힘을 써보지 못했다. 절치부심한 알카라스는 윔블던을 앞두고 2020년부터 함께 해온 심리학자와 자주 면담하며 정신적인 부분을 바로잡았다. 과도한 긴장감이 몸에 문제를 일으켰다고 봤기 때문이다.
알카라스의 플레이 스타일은 종합선물세트다. ‘빅3’인 페더러와 나달, 조코비치의 장점을 모두 합쳐 놓았기 때문. 페더러의 포핸드와 발리, 나달의 스피드와 체력, 전방위적인 코트커버력을 갖추고 있고, 조코비치의 백핸드와 유연한 수비동작까지도 보여준다. 경기 뒤 조코비치는 “페더러와 나달은 각자의 강점과 약점이 분명한 선수였다”라면서 “솔직히 말해서 알카라스 같은 선수와 경기를 해본 적이 없다. 알카라스는 매우 완벽한 선수”라고 경외심을 드러냈다.
한편 윔블던 5연패와 더불어 페더러가 보유한 윔블던 최다 우승 기록과의 타이를 노렸던 조코비치는 이번 패배로 많은 기록을 잃었다. 호주오픈과 프랑스오픈 우승을 통해 노렸던 캘린더 그랜드슬램(한해 4대 메이저대회를 석권하는 것)도 물거품이 됐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3개월 시한부' 암투병 고백한 오은영의 대장암...원인과 예방법은? [건강+]
- “내 성별은 이제 여자” 女 탈의실도 맘대로 이용… 괜찮을까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속도위반 1만9651번+신호위반 1236번… ‘과태료 전국 1위’는 얼마 낼까 [수민이가 궁금해요]
- '발열·오한·근육통' 감기 아니었네… 일주일만에 459명 당한 '이 병' 확산
- “그만하십시오, 딸과 3살 차이밖에 안납니다”…공군서 또 성폭력 의혹
- “효림아, 집 줄테니까 힘들면 이혼해”…김수미 며느리 사랑 ‘먹먹’
- ‘女스태프 성폭행’ 강지환, 항소심 판결 뒤집혔다…“前소속사에 35억 지급하라”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
- 예비신랑과 성관계 2번 만에 성병 감염…“지금도 손이 떨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