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무대서 영토 확장하는 K-웹툰… 美·日 기업 참전에 경쟁 불 붙는다

변지희 기자 2023. 7. 18.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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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웹툰 쌓아올린 ‘아성’, 빅테크들 도전장
애플·아마존 웹툰 서비스 선보여
드래곤볼, 원피스 출판한 日슈에이샤, 내년 웹툰 플랫폼 론칭
네이버웹툰은 이달 13~16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어메이징 페스티벌'에 참가했다./네이버웹툰 제공

네이버·카카오 웹툰이 북미, 유럽 등 세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구글·아마존 같은 빅테크 기업과 일본 업체들도 웹툰 플랫폼 출시를 예고하며 경쟁이 불붙고 있다. ‘K-웹툰’이 이미 세계 시장을 선점한 상황에서 글로벌 업체들이 도전장을 낸 것이다.

◇ 네이버·카카오 웹툰, 북미·유럽 공략 ‘박차’

18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웹툰은 이달 초 프랑스 출판사 미셸 라퐁(Michel Lafon)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이 파트너십으로 미셸 라퐁은 네이버웹툰의 주요 작품을 인쇄·출판할 수 있는 우선권을 가지게 됐다. 이에 올 가을부터 네이버웹툰 ‘내 남편과 결혼해줘(Marry My Husband)’ ‘입학용병(High School Mercenary)’이 각각 8만부, 6만부씩 판매될 예정이다.

미셸 라퐁은 지난해 웹툰 ‘화이트블러드’의 단행본을 출간해 10만부 이상 판매고를 기록한 바 있다. 엘사 라퐁(Elsa Lafon) 미셸 라퐁 대표는 “우리의 우선순위 중 하나는 출판 웹툰을 더욱 매력적인 가격으로 제공하는 것”이라며 “웹툰 시장은 유망 시장이며 앞으로 더 많은 투자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미국 만화 출판사인 DC도 네이버웹툰과 협업해 ‘배트맨: 웨인 패밀리 어드벤처’ ‘빅슨: NYC’, ‘자타나앤더리퍼’ 등을 오는 10월 단행본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네이버웹툰은 지난해까지 전 세계에서 60건 이상의 웹툰 출판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 유명출판사 펭귄-랜덤하우스(PRH)는 지난 2021년 독립 브랜드(imprint)인 ‘델 레이 북스’를 통해 네이버웹툰의 ‘로어 올림푸스’를 북미 시장에서 단행본으로 출간했는데, 로어 올림푸스는 그해 12월 뉴욕타임스(NYT) 월간베스트셀러 순위 ‘그래픽 북과 만화’(Graphic Books and Manga) 부문 1위에 등극하기도 했다.

카카오의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 픽코마는 지난 13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대형 서브컬처 박람회 ‘재팬 엑스포’에서 처음으로 단독 부스를 차렸다. 지난해에는 재팬 엑스포의 첫 공식 파트너로 이름을 올렸다. 재팬 엑스포는 1999년 망가, 애니메이션, 게임, 음악 등 일본의 문화를 접할 수 있는 박람회로 시작돼 현재 매년 20만명 이상이 방문하는 대형 박람회로 성장했다. 여기서 한국 웹툰이 최근 들어 비중을 키우는 것이다. 올해 픽코마는 재팬 엑스포 부스에서 ‘다시 한번, 빛 속으로’ ‘검술명가 막내아들’ ‘토끼와 흑표범의 공생관계’ ‘계모인데 딸이 너무 귀여워’ 등의 한국 웹툰을 소개했다.

이처럼 국내 콘텐츠 업체들은 북미와 유럽 등 해외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세로로 스크롤을 내리는 방식을 적용해 스마트폰에 익숙한 세대를 공략했고, 유료 작품을 일정 주기로 무료로 볼 수 있게 하는 방법들도 해외에서 활용했다. 국내 유니콘 기업 리디는 2020년 11월 북미 시장에 웹툰 플랫폼인 만타 코믹스를 선보이면서 웹툰 업계 최초 월정액 구독 모델을 적용하기도 했다. 국내에서 성공한 상업적 요소들을 해외에서도 적극 활용한 것이다.

카카오 픽코마 일본서비스 화면./카카오 제공

◇ 글로벌 웹툰 시장, 연 평균 36.8% 성장

네이버웹툰은 지난해 북미 웹툰 플랫폼 시장에서 70.5%의 시장점유율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만타코믹스는 점유율 9.7%로 2위에 그쳤다. 카카오 픽코마는 일본 만화 앱 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우수 만화, 웹툰, 스토리의 유럽권역 진출 확대를 위해 지난 4∼6일 파리에서 열린 ‘K-스토리&코믹스 인 유럽’에서는 527만 달러(68억8500만원)의 계약이 달성돼 역대 최고 성과를 냈다.

K-웹툰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미국, 일본 등 해외 기업들도 웹툰 시장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만화 ‘드래곤볼’ ‘원피스’ ‘나루토’ 등으로 유명한 일본의 대형 출판사 슈에이샤는 내년부터 웹툰 플랫폼 ‘점프툰’을 출시하고 본격적으로 웹툰 사업에 뛰어든다. 슈에이샤는 지식재산권(IP) 확보를 위해 오는 10월까지 웹툰 공모전을 진행할 예정이다. 아마존은 지난 4월 일본에서 ‘아마존 플립툰’ 서비스를 시작했다. 애플의 전자책 플랫폼인 애플북스도 일본 이용자를 대상으로 ‘세로 읽는 만화’ 페이지를 신설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얼라이 마켓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웹툰 시장 규모는 2021년 37억달러(4조6900억원)에서 연평균 36.8% 성장해 2030년에는 561억달러(71조800억 원)로 커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웹툰 히트작이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들에 의해 드라마, 영화 등 2차 콘텐츠로도 가공되면서 뛰어난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면서도 “경쟁력 있는 IP를 꾸준히 발굴하고 수익모델을 확보해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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