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2분기도 역대급 실적 전망… 관전 포인트 ‘충당금·기업대출’

김보연 기자 2023. 7. 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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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이익 추정치 5조9907억원…전년比 5%↑
연체율 늘자 금융 당국 충당금 확대 요구
1분기엔 1조7338억원 신규 충당금 적립
‘이자장사’ 비판에 기업대출 각축전 예고
왼쪽부터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윤종규 KB금융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조선비즈DB

국내 4대 금융지주와 은행들이 오는 25일부터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역대급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손충당금은 돌려받지 못할 것으로 보이는 대출금을 회계상 비용으로 처리한 것으로 쌓을수록 이익이 줄어드는데, 최근 은행 연체율이 오른 데다 금융 당국도 위험 대비를 강조하고 있어 신규 충당금 적립 규모가 늘 전망이다.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는 은행 기업대출 실적도 관심사다. 최근 은행들은 기업대출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은행들이 ‘이자 장사’로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는 비판이 커지며 가계대출을 공격적으로 늘리기 어려워지자 기업대출로 눈을 돌린 것이다. 하나금융지주의 전폭적인 지원 하에 하나은행이 선두로 치고 나가고 있는 가운데 “기업금융 명가 부활”을 외치고 있는 우리금융지주가 1위 자리를 지킬지 주목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오는 25일, 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는 27일 각각 2분기 실적 발표한다. 금융정보분석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총 5조99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9% 오른 수준이다. KB금융(1조7982억원), 신한금융(1조7074억원), 하나금융(1조2988억원), 우리금융(1조1863억원) 순이다.

눈여겨볼 부분은 신규 대손충당금 규모다. 4대 금융지주는 올해 1분기 총 1조7338억원 규모의 신규 충당금을 쌓았다. 이는 전년 동기(7199억원) 대비 140.8%가 늘어난 수준이다. KB금융이 1분기에 6682억원을 신한·하나·우리금융이 각각 4610억원, 3432억원, 2614억원의 충당금을 쌓았다.

그래픽=정서희

2분기에도 이런 기조는 이어질 전망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과 경기 부진,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빚을 제때 갚지 못하는 이들이 급증하며 연체율이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 말 0.23%였던 국내 은행 연체율은 지난 4월 말 0.37%까지 올랐다.

금융 당국이 높아진 연체율에 대비해 충당금 확대를 요구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금융 당국이 구성한 ‘은행권 경영 영업 관행 제도개선 방안’ 태스크포스(TF)는 최근 경기 악화에 대비해 은행에 경기대응완충자본을 부과하고 충당금을 늘리도록 하는 내용의 방안을 발표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1분기에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 재무·리스크 담당 임원과 비공개 간담회에서 충당금 적립을 늘리라고 권고한 바 있다.

다만 충당금 규모가 커져도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이 출범하며 충당금으로 쌓은 금액의 상당 부분이 환입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재 한화오션에 돈을 빌려준 은행들이 쌓은 충당금은 KB금융 1500억원, 하나금융 1500억원, 우리금융 670억원, 신한금융 300억원씩이다.

은행의 기업대출 실적도 주목할 만하다. 기업금융 신흥 강자로 떠오르고 있는 곳은 하나은행이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과 이승열 하나은행장이 연초부터 지역 영업조직을 정비하고 기업금융전담역(RM)을 늘려 공격적으로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올해 상반기 하나은행 대기업 대출잔액이 31.8% 늘었다고 밝혔다. 앞서 1분기에도 하나은행이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하나은행의 1분기 대기업 대출잔액은 22조21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4% 늘었다. 대출잔액 규모로는 우리은행이 40조4890억원으로 가장 크다. 다만 증가율은 5.3%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25조4615억원으로 37.1%, KB국민은행은 31조2000억원으로 24.3% 늘었다.

우리금융은 기업대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 14일 하반기 그룹 경영전략워크숍에서 “기업금융 명가 부활을 기반으로 하반기 재무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며 “기업금융의 강자가 되기 위해 영업력 강화는 물론, 여신 심사 및 관리 방안도 철저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회장은 이날 회의에서 조병규 우리은행장과 자회사 임원들과 기업금융 경쟁력 강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한 시중은행 고위관계자는 “실적 목표는 정해져 있는데 가계대출 확대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 은행들이 기업대출을 확대해 활로를 모색하려고 한다”며 “하반기 기업대출 각축전은 더 심화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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