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준의 마음PT] 정보화시대에 꼭 필요한 마음훈련법

함영준·마음건강 길(mindgil.com) 대표 2023. 7. 18.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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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나 자기 인생을 이끄는 삶의 동인(動因)이 있다. 강원도 두메산골서 자란 정주영에겐 돈이었고, 구한말 하급군관 막내아들로 태어난 박정희에겐 권력이었다. 타고난 ‘끼’를 주체못한 이상(李箱)이나 이중섭은 당시로선 엄혹한 예술가의 길을 걸어갔다.

젊은 시절 안나 프로이트와 아버지 지그문트 프로이트 /프로이트 뮤지엄, 런던

60평생을 살아오면서 내 삶의 동인은 무엇이었을까 생각해본다. 출세한 사람이건, 그렇지 못한 사람이건 나이 60이 넘어 현역에서 은퇴하면 왠지 후회되고 허무해지는 생각이나 감정이 많아지는 것 같다.

바르게 살고 최선을 다했는가라는 당위론적 차원을 넘어서, 과연 내가 원하는 길을 걸어왔는지,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했는지, 아직도 내면세계에서 부글부글 끓고 있는 것의 정체는 무엇인지 등등을 자주 반추하게 된다.

이런 맥락에서 정신분석학의 창시자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딸이자 20세기 아동정신의학의 선구자 안나 프로이트(1895~1982・사진)가 남긴 말이 새삼 눈길을 끈다. 그녀도 아버지처럼 겉으로 드러난 인간의 의식세계보다 속으로 감춰진 무의식 세계를 평생 연구해왔다.

‘나는 힘과 자신감을 찾아 항상 바깥으로 눈을 돌렸다.

그러나 자신감은 내면에서 나온다.

항상 그곳에 있다.’

삶의 목표를 외양적인 성공이나 성취에 두지 말고 자기 안에서 찾으라는 얘기인데, ‘모든 것은 오로지 마음이 지어내는 것’이라는 불교의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나, 무위자연과 인간내면의 인식을 중시한 노장(老莊)사상과도 일맥상통하는 것 같다.

세상은 바깥세계에서의 분투 이전에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고, 진정한 승자는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의 승리한 자라는 평범한 진리를 안나 프로이트가 다시 느끼게 해준다.

말년의 안나 프로이트. 20세기 아동정신의학의 선구자적 역할을 했다. /프로이트 뮤지엄, 런던

# 영성학자인 웨인 다이어(1940~2015・사진)는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심리학자요 영적 멘토이자 베스트셀러 작가다. 이른바 SBNR(Spiritual But Not Religious: 영적이지만 종교적이지는 않은) ‘탈종교 운동’을 대표하는 한사람이다.

그는 예수와 붓다, 파탄잘리, 노자, 성 프란치스코 등을 대상으로 종교나 교파를 초월해 연구했으며 삶의 근원적 해결법을 영성과의 연결에서 찾았다.

살아가면서 잘 안되거나 힘든 일에 부딪치면 외부에서 해결책을 구하려 들지 말고 자기 내면의 힘으로 해결해보라고 권유한다. 그에게 내면의 힘은 영적인 힘이기도 하다. 그는 쉬운 말로 이렇게 표현했다.

첫째, 힘든 일과 마주치면 먼저 심호흡부터 해라.

동서고금을 통해 모든 마음훈련법은 호흡을 기초로 하고 있다. 호흡은 2대 에너지원 중 하나이자 유일하게 자율신경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괴로울 때, 무서울 때, 힘들 때 심호흡을 통해 마음의 안정을 추구한다. 신체적으로 심박수와 혈압을 낮추고 신경생리학적으로 교감신경계와 편도체를 안정시켜준다.

둘째, ‘나는 괜찮다’라고 선언하라.

일종의 긍정훈련이자. 자기긍정(self-affirmation)이다. 문제가 안풀린다고 투덜되거나 의심하지 말고 스스로 ‘잘 될 거야’ ‘그게 더 좋은 것인지 몰라’, ‘신이 도와주실거야’ 등의 긍정확언을 글로 적고 소리내어 말하라.

셋째, 기도하거나 간절히 원하라.

종교가 있다면 신에게 간구하고, 무신론자라면 스스로 원하는 상황을 마음 속에 그리는 것이다. 일종의 심리적 시현(mental rehearsal)으로 잭 니콜라우스나 타이거 우즈 같은 스포츠 선수들의 단골훈련법이다.

넷째, 믿고 맡겨라.

신께 간구한 이상 여러 복잡한 마음 내려놓고 결과를 맡기는 것이다. 말처럼 쉽지 않지만 자꾸 내려놓는 연습을 하라. 무신론자라면 플라시보 효과(placebo:가짜약을 진짜약으로 믿어 효과가 나타남)를 기대하는 것과 같다. 플라시보는 의심을 떨쳐버리고 믿음이 실제로 작동하는 좋은 사례다.

다섯째, 감사하라.

일이 어떻게 됐든 감사할 줄 아는 자세다. 감사하는 마음이 반복되면 심리적 여유와 함께 자연히 긍정과 기쁨의 감정이 솟아오른다. 당혹감과 불안은 사라져 버린다. 아직 세상에는 밝혀지지 않은 초자연적 힘이 너무 많다.

문제는 이 모든 것을 ‘진심’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효력을 발휘한다. 의구심이나 ' 내가 지금 뭐하는 짓이야’식의 자의식이 발동하면 도로아미타불이 될 수 있다. 그래서 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보화시대에 접어들수록 사람들은 더욱 불안해하고, 잠시도 쉬지 않고 바깥을 바라보며,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습관에 젖어있다. 그런 이들에게 삶의 동력을 안에서 찾게 하는 훈련은 더욱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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