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 정말 만들었네?…외관보다 놀라운 테슬라 '사이버트럭' 실체

이형진 기자 2023. 7. 18. 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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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차량에 안쓰는 '스테인리스 스틸'로 생산 나서…높은 강성에 부식에도 강해 도장 불필요
생산 최적화 어려움 등 난제도 많아…머스크 "연 수십만대 생산" 호언하지만 월가는 "2000대"
15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LA의 테슬라 전시장에서 고객들이 테슬라가 최근 출시한 '사이버트럭'을 구경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박형기 기자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미국 전기자동차 회사 테슬라의 전기 픽업트럭 '사이버트럭'이 시제품 공개 후 4년 만에 드디어 생산에 돌입했다. 미래적인 형태의 외관이 소비자들의 가장 큰 관심을 관심을 끌지만, 경쟁력의 핵심은 차체의 기반이 되는 스테인리스 스틸이라는 게 중론이다.

위험요인이 없는 건 아지만 세계 최대 픽업트럭 시장인 미국을 배경으로 과감한 도전을 시작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테슬라는 공식 트위터 계정에 "텍사스 소재 기가팩토리에서 첫 번째 사이버트럭이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사이버트럭 1대를 사이에 두고 테슬라 직원들이 기념 촬영을 한 사진을 함께 올렸다.

사이버트럭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이유는 '사이버펑크'한 외관 때문이다. 모터쇼에 전시되는 콘셉트카를 그대로 가져온 듯한 직선적인 외형은 이전의 자동차 디자인의 문법을 완전히 탈피했다.

(테슬라 트위터 갈무리). ⓒ 뉴스1

그러나 테슬라가 사이버트럭의 외형을 이같은 직선 형태로 택한 것은 비단 디자인 때문만은 아니다. 사이버트럭은 지금까지 자동차를 만들 때 거의 사용하지 않았던 '스테인리스 스틸'을 사용했다.

스테인리스 스틸은 부식이 잘 되지 않고 강한 강성의 장점을 갖고 있지만, 오히려 강한 강성으로 프레스 성형이 어렵다. 1980년대 영화 '백 투더 퓨처'에 나오는 차량 '드로리안 DMC-12' 모델이 스테인리스 스틸로 만들어졌지만, 이후에는 찾아보기 힘들다. 테슬라는 성형 소요를 줄인 직선형 디자인으로 대안을 찾았다.

사이버트럭은 높은 생산 효율도 기대된다. 테슬라는 이미 기존 차량 생산에서 차체를 한번에 찍어내는 기가프레스 기술로 생산 시간과 비용을 모두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테슬라는 지난해 사이버트럭 생산을 위해 9000톤급 기가프레스를 도입했다.

별도의 도장 작업이 필요 없다는 점도 생산 비용을 줄인다. 기존 자동차 차체에 들어가는 하이스틸(고장력 강판)은 성형이 쉽지만, 부식이 쉬워 페인트 작업이 필수다. 그러나 스테인리스 스틸은 부식 우려가 없어 사이버트럭은 도장 작업을 생략했다.

낮아진 생산비용만큼 마진율은 더 커질 전망이다. 이전 모델에서도 높은 생산 효율로 마진율을 완성차 업체 최고 수준인 20% 안팎으로 유지해온 테슬라다. 차량이 크면 클수록 마진율은 더 높아지는데, 풀사이즈 픽업트럭인 사이버트럭은 더 높은 마진율을 보일 것이란 관측이다.

아직 가격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공개 초기에는 3만9900만달러(약 5200만원)를 내걸었다. 경쟁 모델로 꼽히는 F-150 라이트닝의 시작 가격인 5만9974달러(약 7600만원)보다 합리적인 가격이 예상된다.

테슬라의 고향인 미국 자동차 시장은 가장 큰 픽업트럭 시장이기도 하다. 지난해 미국 신차 시장의 베스트셀링 모델 톱3는 포드의 F시리즈, 쉐보레 실보라도, 램 픽업이 이름을 올리며 픽업트럭이 독차지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미국은 픽업트럭만 300만대 시장이기 때문에 사이버트럭에는 커다란 기반이 될 것"이라며 "사이버트럭의 높은 마진율은 테슬라가 차후 반값 전기차 등 볼륨 모델을 내놓을 때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 경영자가 2019년 11월 테슬라 디자인 센터에서 사이버트럭 '프로토타입'을 공개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박형기 기자

다만 장밋빛 전망만 있는 건 아니다. 다른 완성차 업체들이 스테인리스 스틸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그만큼 생산공정의 최적화가 어려워서이기도 하다. 테슬라도 사이버트럭을 공개하고 생산까지 4년이 걸렸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사이버트럭의 연간 생산량을 25만~50만대로 제시했지만, 월가에서는 2000대 수준으로 보고 있다.

스테인리스 스틸의 강한 성질은 오히려 금속 피로에 약하다. 지속적인 충격을 받으면 피로 파괴가 발생할 수 있다. 2019년 사이버트럭 공개 당시 테슬라는 차체의 강성을 보여주기 위해 차량을 해머로 치고 유리창에 금속구를 던졌는데, 차체는 멀쩡했지만 단단하다고 설명한 유리창은 그대로 깨져 논란을 낳았다.

충격을 차체가 흡수하지 못하는 점도 단점이다. 사고가 나면 차량이 구부러지면서 탑승자를 보호하지만, 스테인리스 스틸은 외부 충격을 탑승자에 그대로 전달할 수 있다. 강한 강성만큼 수리 비용도 더 많이 든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가 다양한 방법으로 자동차 산업에서 혁신을 시도하고는 있지만 다른 업체들이 시도하지 않는 방식에는 이유가 있다"며 "실제로 시장에서 어느 정도로 먹힐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h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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