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 "美경기침체 가능성 20%"…월가는 연착륙 단꿈 [뉴욕마감]

뉴욕=박준식 특파원 2023. 7. 18. 05:3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사상 초유의 4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한 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갖고 "美경제 연착륙 여전히 가능하나 지난 1년간 길 더 좁아졌다"고 밝히고 있다.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다. 월스트리트가 빅테크와 대형 금융사의 실적장세로 테마를 바꿔 다시 랠리를 시작했다. 지나친 과열이라는 지적도 나오지만 올해 전망이 워낙 어두웠기 때문에 예상 밖 호실적에 대한 응분의 주가흐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17일(현지시간) 다우존스 지수는 전일보다 76.32포인트(0.22%) 상승한 34,585.35를 기록했다. S&P 500 지수도 17.37포인트(0.39%) 오른 4,522.79에 마감했다. 나스닥은 131.24포인트(0.93%) 상승해 지수는 14,244.95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주 예상을 상회하는 실적을 내놓은 JP모건이 2.5% 이상 상승했다. 애플이 2% 가까이 올랐고, 테슬라는 3%나 상승했다. 이번 주에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유나이티드에어라인이 실적을 발표한다. 테슬라와 넷플릭스가 얼마나 수익성을 올렸을 지도 관심이다.

당초 월가에선 애널리스트들이 S&P 500 기업들의 평균 수익에 대해 연간 7% 이상 감소할 거란 예상을 내놓았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지나친 비관이었고, 대형은행들은 고금리 풍파에 넘어진 중소형사를 잡아먹고 더 살이 올랐다. 빅테크들 역시 새로운 테마인 인공지능(AI)이라는 과제에 몰두하면서 시장과 수익을 동시에 얻어내고 있다. 물론 이 과정에서 경쟁력이 없는 산업과 기존 레거시 기업들은 유명을 달리하고 있지만 어차피 역사는 이긴 자가 쓰는 것이다.

야데니리서치의 애드 야데니는 "시장이 디스인플레이션과 연착륙 시나리오에 너무 기뻐하고 있다"며 "침체기에 있다고 꽤 오랫동안 여겨 왔지만 이제는 점진적인 회복세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연방준비제도(Fed)가 경제를 침체에 빠뜨리지 않고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이 고조되고 있다.
강세론자 콜라노빅 "단기침체는 없지만…"
골드만삭스
월가의 강세론자로 꼽히는 JP모건 마르코 콜라노빅은 오히려 이 상황에서 이전만큼 낙관적이진 않은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서비스 수요와 원자재 가격 정상화로 인한 성장세는 곧 사라질 것"이라면서도 "미국과 글로벌 경기확장의 회복력은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단 단기적으로 경기침체 위험은 낮다고 본 것이다.

콜라노빅은 그러나 "우리는 지금 경기침체 위험을 경시하고 있다"며 "하반기 이후에 인플레이션이 잡힌 이후에도 중앙은행이 말하는 연착륙이 달성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경기침체 위험은 회사채를 부정적으로 내몰고, 국채를 선호하게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골드만삭스도 이날 단기적인 경기침체 확률을 낮추면서 연착륙 가능성을 시사했다. 잔 헤지우스는 "경기침체 전망을 25%에서 20%로 낮춘다"며 "미국 경제 활동은 2분기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2.3%를 기록하며 회복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주로 실질 가처분 소득 증가율이 순차적으로 둔화되기 때문에 향후 몇 분기 동안 약간의 경기 감속만 예상된다"며 "금융 상황의 완화나 주택시장의 반등, 공장 건설의 지속적인 붐은 모두 미국 경제가 점진적으로 성장할 것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특징주 - 엔비디아 포드 테슬라
FILE PHOTO: A Tesla super charger is shown at one of the company's charging stations in San Juan Capistrano, California, U.S., May 30, 2018. REUTERS/Mike Blake/File Photo
투자은행 씨티그룹은 AI 대장주 엔비디아 목표주가를 이날 100달러에서 520달러로 5배 넘게 올렸다. 애널리스트 아티프 말릭은 엔비디아 매수 등급을 유지하면서 내년까지 주가가 지금보다 14.4% 상승할 거라 분석했다. 하지만 올해 랠리는 내년에는 힘을 잃을 수도 있다고 경계했다. 그만큼 엔비디아에 대한 기대감이 지나치다는 분석이다. 엔비디아는 이날도 2.18% 올라 주당 464.61달러에 마감했다.

포드는 이날 전기차 히트모델 F-150 라이트닝 픽업트럭의 가격을 대당 1만 달러나 인하했다. 주가는 이 때문에 6% 가까이 급락했다. 2월 이후 최악의 날이다. 바이탈날리지의 애덤 크리스풀리는 "크게 보면 긍정적"이라며 "가격인하는 공급망 조건의 개선과 투입 비용 감소, 생산량 증가 및 소비자 가격 감소를 의미한다"며 "주가는 단기적으로 밀렸지만 투자자들이 직면한 딜레마는 장기적으로 (주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투자은행 웰스파고는 테슬라 목표주가를 주당 170달러에서 265달러로 상향했다. 현 주가가 290.38달러인 것을 감안하면 뒤늦은 상향이다. 콜린 랭건은 "가격 인하를 감안하면 총 마진은 17.5% 수준으로 하락할 것"이라며 "2분기 단위당 평균판매가격 하락에 대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분기 실적이 아무래도 예상보다는 좋지 못해 주가가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애널리스트들의 혹평에도 불구하고 테슬라는 이날 오스틴 공장에서 첫 사이버트럭을 제작했고 발표해 주가를 3% 이상 더 올려놨다.

뉴욕=박준식 특파원 win0479@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