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 "美경기침체 가능성 20%"…월가는 연착륙 단꿈 [뉴욕마감]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다. 월스트리트가 빅테크와 대형 금융사의 실적장세로 테마를 바꿔 다시 랠리를 시작했다. 지나친 과열이라는 지적도 나오지만 올해 전망이 워낙 어두웠기 때문에 예상 밖 호실적에 대한 응분의 주가흐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17일(현지시간) 다우존스 지수는 전일보다 76.32포인트(0.22%) 상승한 34,585.35를 기록했다. S&P 500 지수도 17.37포인트(0.39%) 오른 4,522.79에 마감했다. 나스닥은 131.24포인트(0.93%) 상승해 지수는 14,244.95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주 예상을 상회하는 실적을 내놓은 JP모건이 2.5% 이상 상승했다. 애플이 2% 가까이 올랐고, 테슬라는 3%나 상승했다. 이번 주에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유나이티드에어라인이 실적을 발표한다. 테슬라와 넷플릭스가 얼마나 수익성을 올렸을 지도 관심이다.
당초 월가에선 애널리스트들이 S&P 500 기업들의 평균 수익에 대해 연간 7% 이상 감소할 거란 예상을 내놓았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지나친 비관이었고, 대형은행들은 고금리 풍파에 넘어진 중소형사를 잡아먹고 더 살이 올랐다. 빅테크들 역시 새로운 테마인 인공지능(AI)이라는 과제에 몰두하면서 시장과 수익을 동시에 얻어내고 있다. 물론 이 과정에서 경쟁력이 없는 산업과 기존 레거시 기업들은 유명을 달리하고 있지만 어차피 역사는 이긴 자가 쓰는 것이다.
콜라노빅은 그러나 "우리는 지금 경기침체 위험을 경시하고 있다"며 "하반기 이후에 인플레이션이 잡힌 이후에도 중앙은행이 말하는 연착륙이 달성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경기침체 위험은 회사채를 부정적으로 내몰고, 국채를 선호하게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포드는 이날 전기차 히트모델 F-150 라이트닝 픽업트럭의 가격을 대당 1만 달러나 인하했다. 주가는 이 때문에 6% 가까이 급락했다. 2월 이후 최악의 날이다. 바이탈날리지의 애덤 크리스풀리는 "크게 보면 긍정적"이라며 "가격인하는 공급망 조건의 개선과 투입 비용 감소, 생산량 증가 및 소비자 가격 감소를 의미한다"며 "주가는 단기적으로 밀렸지만 투자자들이 직면한 딜레마는 장기적으로 (주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투자은행 웰스파고는 테슬라 목표주가를 주당 170달러에서 265달러로 상향했다. 현 주가가 290.38달러인 것을 감안하면 뒤늦은 상향이다. 콜린 랭건은 "가격 인하를 감안하면 총 마진은 17.5% 수준으로 하락할 것"이라며 "2분기 단위당 평균판매가격 하락에 대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분기 실적이 아무래도 예상보다는 좋지 못해 주가가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애널리스트들의 혹평에도 불구하고 테슬라는 이날 오스틴 공장에서 첫 사이버트럭을 제작했고 발표해 주가를 3% 이상 더 올려놨다.
뉴욕=박준식 특파원 win047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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