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큐텐', 국내 이커머스 싹쓸이 나서나
공정위, 최근 큐텐의 인터파크커머스·위메프 기업결합 승인
큐텐, 3개 회사 인수 후 점유율 3위 전망과 달리 6~7위 수준 그쳐
11번가 인수해 상위권에 올라선 후 나스닥 시장 진출 유력
[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싱가포르 기반 이커머스 기업 큐텐이 티몬과 인터파크커머스, 위메프를 차례로 인수한데 이어 11번가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국내 이커머스 세 곳을 인수했지만 시장에서의 지위가 기대에 못 미치자 추가 인수를 통해 몸집을 키우고, 이를 바탕으로 미국 나스닥 상장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큐텐은 11번가에 인수 의사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1번가는 현재 큐텐의 인수설과 관련해 진행되고 있는 사항이 없다고 밝혔지만 업계는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큐텐이 한국 시장을 글로벌 경쟁력 확장을 위한 중요한 무대로 보고 있는데 최근 인수한 세 곳으로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에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큐텐은 앞서 지난해 9월 티몬을 인수했고, 올해 4월과 5월 인터파크커머스 주식 100%와 위메프 주식 86%를 각각 취득한 뒤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이들 회사는 자산총액 및 매출액이 2조원 미만이라 사후에 공정위에 기업결합을 신고해 승인받으면 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9일 기업결합(M&A)을 승인했다. 이번 M&A로 오픈마켓·해외직구 시장의 경쟁이 제한될 우려가 미미하고, 오히려 중소 사업자가 통합되면 네이버·쿠팡 등을 견제할 유효한 경쟁자로 성장해 경쟁이 촉진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큐텐은 지마켓 창업자인 구영배 대표가 세운 회사로 2010년 싱가포르에서 한국 제품을 판매하며 빠르게 몸집을 키웠다.
앞서 큐텐이 세 회사의 인수 계획을 밝혔을 때 업계는 계획대로 인수가 마무리될 경우 큐텐이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단숨에 10%의 점유율을 차지해 11번가를 뛰어넘어 3위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최근 공정위가 공개한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 현황(2022년)'자료에 따르면 티몬(2.53%), 위메프(1.60%), 인터파크커머스(0.47%)의 점유율을 다 합쳐도 4.6%로 11번가 점유율 7%에 한참 못 미친다.
오픈마켓 시장으로 한정해서 봐도 11번가는 네이버쇼핑(42.41%), 쿠팡(15.91%)에 이어 점유율 3위(12.74%)인데, 큐텐의 3개 회사 티몬(4.60%), 위메프(2.90%), 인터파크커머스(0.85%)를 합친 점유율은 8.35%에 불과하다.
그동안 온라인 쇼핑 시장은 정부 등 공식 기관에서 상세한 기준을 바탕으로 한 동등 비교한 자료가 없어서 업계 추정식으로 수치를 가늠해왔는데 이번 공정위의 발표로 일종의 공신력 있는 자료가 생긴 것이다.
이 때문에 큐텐이 11번가 인수를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큐텐이 11번가까지 인수하게 될 경우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확실한 3위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 오픈마켓 시장에서는 쿠팡을 뛰어넘어 2위에 등극하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큐텐이 나스닥 상장을 준비하면서 긍정적인 모멘텀(상승 동력)을 원하는 시기인데, 이커머스 시장이 활발하게 성장한 한국에서 업력이 오래된 플랫폼 세 곳을 품으면서 투자자들로부터 업계 3위로 올라설 것이라는 어느 정도의 기대감을 얻은 상황이었다"며 "하지만 최근 공정위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7위 수준인 것으로 밝혀졌기에 아예 11번가까지 인수해 진정한 3위로 올라서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큐텐은 티몬, 위메프, 인터파크커머스를 인수한 이후 큐텐의 강점인 해외직구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티몬의 경우 지난해 4분기 이후 직구 사업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지난 6월 기준 티몬 직구 상품 수는 총 350만여 개로 늘어났으며, 큐텐 직구 상품을 본격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한 지난해 9월과 비교해 구매 고객 26%, 구매액은 132% 증가했다.
하지만 직구 서비스 확대를 제외한 향후 시너지 전략과 11번가 인수 계획 등에 대한 내용은 베일에 가려져 있는 상태다. 큐텐은 현재 국내에서 홍보를 비롯한 외부 대응 인력을 운영하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큐텐이 해외에 기반을 두고 있는 사업자인 데다가 세 회사의 인수가 최근 마무리되다 보니 국내에서 인력을 어떻게 운영할지를 두고 고민을 하고 있는 상황인 것 같다"고 밝혔다.
/구서윤 기자(yuni2514@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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