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금리 ‘반짝’ 상승에 반색했더니…대출금리는 더 오른다
은행 예금금리 올리면서 반영, 대출금리 인상 요인 작용
높은 시장금리 예대율 규제 정상화…수신 경쟁 지속될듯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은행권의 예금금리가 꾸준히 상승함에 따라 대출금리도 꿈틀대고 있다. 대출금리의 산정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올해 1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뛰어 올랐다. 이미 코픽스를 반영하는 은행들은 당장 다음날부터 대출금리를 인상할 예정이다. 최근 크게 오른 시장금리가 좀처럼 내려가지 않고 있어 당분간 대출금리 오름세도 지속될 전망이다.
17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6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70%로 전월대비 0.14%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올해 1월(3.82%)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지난해 12월 4.29%에서 4월 3.44%까지 내렸지만 이후 반등하며 2개월 연속 상승했다. 잔액 기준 코픽스는 3.80%로 전월대비 0.04%포인트 올라 상승세를 이어갔다. 신잔액 기준 코픽스도 같은 기간 0.04%포인트 오른 3.18%다.
코픽스가 오른 이유는 예금금리가 올랐기 때문이다. 코픽스는 농협·신한·우리·SC제일·하나·기업·국민·한국씨티은행 8개 은행이 예·적금 등을 통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금금리다.
신규 취급액과 잔액 기준 코픽스는 정기예금·정기적금·상호부금·주택부금·양도성예금증서(CD)·환매조건부채권매도·표지어음매출·금융채(후순위채·전환사채 제외)가 포함된다. 신잔액 기준 코픽스는 여기에 기타 예수금, 기타 차입금, 결제성 자금 등을 추가로 포함한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가 오르면 코픽스 역시 상승하는 구조다.
지난달에는 은행의 조달금리인 은행채 등 시장금리가 상승하면서 예금금리도 올랐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은행채(AAA·무보증) 3년물 금리는 14일 4.138%로 지난달 1일부터 4%대를 유지하고 있다. 시장금리 자체가 예금금리에 영향을 주는 데다 조달비용인 은행채 금리가 오르자 예·적금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예금금리를 올리는 양상이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을 기준으로 했을 때 지난달말 대표 정기예금 금리(12개월)는 연 3.7~3.8%대로 기준금리(3.50%)를 웃도는 수준까지 상승했다. 이달 들어서는 17일 현재 3.71~3.90%로 상한선이 더 올라갔다. 일부 지방은행들은 특판을 통해 연 4.0%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은행 대출금리 즉각 인상, 당분간 상승 기조
코픽스가 상승하면서 은행들도 대출금리를 인상할 예정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은 코픽스 공시 이후 18일 코픽스 기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6개월)를 낮게는 4bp(1bp=0.01%포인트)에서 코스피 상승폭과 같은 14bp 올리기로 결정했다.
17일 기준 5대 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4.21~6.15%다. 14bp 인상을 감안하면 18일부터 상한 기준으로 6.29%까지 오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5대 은행 주담대 변동금리가 이보다 높았던 적은 상한 기준 6.3%대까지 올랐던 3월 중순이 마지막이다.
4월 들어 시장금리가 내리고 금융당국의 직·간접 압박에 은행들이 상생 금융 명목으로 대출금리를 내리면서 대출금리는 빠르게 내렸다. 5~6월에는 하한 기준으로 대출금리가 3.9%대까지 내려갔으며 4~5월 한때 4~5%대 금리 수준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다시 꾸준히 오르고 있는 것이다.
대출금리가 오르면 이자 부담 또한 자연스럽게 늘어나게 된다. 올해 들어 주담대 변동금리 상한 기준으로 가장 낮았던 5.7%와 앞으로 예상되는 6.3%를 비교해봤다.
5억원을 30년 만기에 원리금 균등 방식으로 대출 받았다면 금리가 5.7%인 경우 총 대출이자는 5억4472만원, 1회차 상환금액은 290만원이다. 금리가 6.3%로 오르면 총 대출이자는 6억1415만원으로 7000만원 가까이 늘고 1회차 상환금액도 309만원이 된다.
시장금리 오름세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예대율(예수금대비 대출금비율) 규제가 105%에서 100%로 정상화되면서 당분간 예금금리 인상과 이에 따른 대출금리 상승은 계속될 전망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는 동결되고 있지만 예대율 정상화와 새마을금고발 수신 경쟁으로 예금금리가 오르는 추세”라며 “이는 코픽스, 은행채에도 반영돼 결국 대출금리를 올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명철 (twomc@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반지하·지하차도·지하주차장…장마 때마다 ‘지하포비아’
- "정말 10원 때문인가"…82세 할머니, 왜 사이다농약 건넸나[그해 오늘]
- “카톡 프로필 누가 봤는지 알려드려요”…알고보니
- 송혜교 측 "집 공사 중 주민 차량 파손…안전관리 미흡 사과" [공식]
- 실적 바닥에 고점 높이는 ‘7만 전자’…상승랠리 시작되나
- “오송지하차도 참사 전 112 통제요청 신고”…지자체·경찰·소방 감찰(종합)
- 군인 음식값 대신 내준 중년 男...“양꼬치값 30만원 조용히 계산”
- "'물 불어 위험' 진입로 막았는데 굳이 중랑천 산책해야 하나요?"
- 세계 랭킹 3위 리디아 고, 프리퍼드 라이 룰 착각해 ‘7벌타’
- 이력서에서 가장 중요한 '이것'.. 인사담당자 90%가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