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에 서울도 주민 대피…자치구, 피해복구·예방 총력

권혜정 기자 박우영 기자 2023. 7. 18.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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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서대문구 도로축대 붕괴…복구 완료에도 일부 주민 미귀가
자치구 축제·행사 미루고 취약지역 점검…서울시도 250억 지원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서 구청 관계자들이 지난 14일 폭우로 무너진 축대를 복구하고 있다. /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권혜정 박우영 기자 = 전국적인 집중호우로 4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전국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서울도 예외는 아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연일 내린 비로 지반이 약해지면서 서대문과 성북구에서는 도로 축대가 붕괴됐고, 이밖에 곳곳에서 정전과 침수 피해가 잇따랐다.

자치구들은 이번 폭우로 인한 피해 복구에 총력을 다하는 한편 추가적인 비 예보 소식에 대비하기 위해 피해 예방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다.

18일 서울시와 각 자치구 등에 따르면 전날까지 이번 폭우로 인해 서울에서 발생한 시설물 피해는 21건이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연일 이어진 폭우로 인해 곳곳에서 도로 축대 유실과 정전, 침수 등의 피해가 잇따랐다.

지난 14일 오후 4시쯤에는 서울 성북구 정릉동의 한 주택가에서 집을 둘러싸던 축대가 무너져 내리면서 인근 10가구 주민 23명이 대피했다.

성북구는 지난 15일 축대 복구를 완료했지만 전날까지도 4가구 12명은 인근 호텔에 임시 대피한 상태다. 성북구 관계자는 "21일까지 이들에 대한 숙소 지원을 마쳤다"며 "불편사항을 수시로 확인하며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북구에 앞서 서대문구에서도 도로 축대 붕괴로 인근 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서대문구는 굴착기 2대와 100여명의 인력을 동원, 복구 및 보강작업을 마쳤다. 서대문구는 폭우 취약지역에 대한 순찰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밖에도 강동구 암사동 등에서 주택옹벽이 파손됐고, 동봉구 쌍문동 등에서는 수목이 전도되는 사건사고가 잇따랐다. 도봉구 쌍문동과 금천구 시흥동, 서대문 홍제동 등에서는 정전 피해가 발생했고, 관악구 사당역과 동작구 여의대방로는 이번 폭우로 인해 도로가 일시 침수되기도 했다. 잠수교는 전날까지 나흘째 전면 통제 중이다.

크고 작은 피해를 입은 서울의 자치구들은 앞으로 서울에 추가적으로 비가 더 올 것이란 예보에 따라 혹시 모를 피해를 막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이번 집중호우 기간 동안 서울에서 가장 많은 비가 내린 노원구는 최근 오승록 구청장 주재로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지역 피해 상황과 대응체계를 점검했다. 오 구청장은 순찰 강화를 당부하는 한편 이용자의 안전을 고려해 15일로 예정됐던 노원 워터파크, 에어바운스형 물놀이장 등의 운영을 20일로 연기했다.

종로구도 지난 16일 개최 예정이던 '대학로 차 없는 거리 행사'를 다음달로 미뤘다. 종로구 관계자는 "대국민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축제성 행사를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돼 행사를 취소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대학로 차 없는 거리 행사'는 다음달19일 열린다.

서초구는 이번 폭우 기간 동안 양재천·반포천 등 주요 하천을 통제하는 한편 빗물받이 전담관리자 11명이 저지대 주거지 및 상가밀집지역 빗물받이 집중 점검을 강화했다. 또 24시간 수방 상황근무 체계를 유지하고 기상특보·상황을 모니터링해 '서초구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했다.

성동구는 관내 공원 59곳과 산사태 취약지역 및 절개지 8곳, 축대, 공사장 등 취약시설 점검에 나섰다. 매봉산, 응봉산, 대현산 등을 살피고 산지 내 위험 사면을 대상으로 배수로 정비 상태와 경사면 균열 및 침하, 수목전도, 침식 여부를 확인했다. 성동구는 호우가 이어지는 만큼 상황반을 꾸려 장마 종료까지 점검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광진구는 중곡 4동에 옹벽이 파손돼 토사가 유출된다는 신고가 접수되자 외부 전문가와 함께 현장을 긴급점검했다. 현장에는 김경호 구청장과 함께 구청 직원과 소방관 등 20여 명이 출동했다. 구는 즉시 기동반을 투입해 방수포, 토류판과 목재 자재 지원을 요청하고 임시 보강공사를 완료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3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지하 재난안전상황실을 찾아 수도권 집중호우에 따른 수해 대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오세훈 서울시장도 이번 폭우와 관련해 연일 강도 높은 대비 태세를 주문했다. 지난 13일에는 서울시청 재난안전상황실을 찾아 수도권 집중호우에 따른 서울시 상황을 보고 받고 수해 대비상황을 점검한 것에 이어 지난 16일에는 침수가 발생한 뚝섬한강공원 수변예술무대 일대와 뚝섬안내센터를 찾아 한강공원 침수피해 상황을 확인했다.

이어 전날에는 페이스북을 통해 "기후 위기로 인해 기상 이변은 언제 어디서든 더 자주 발생하게 될 것"이라며 "오송 지하차도의 경우를 보면 범람이 예고된 상황에서 매뉴얼을 소극적으로 적용했거나 매뉴얼 자체가 미비했던 정황도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위기 징후 시 위험 지역 주민의 신속한 대피, 도로 통제, 공사장 관리 등을 포함해 매뉴얼도 차제에 업그레이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시는 지난 13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장마로부터 예상되는 피해를 선제적으로 예방하기 위해 자치구에 특별조정교부금 250억원을 지원한다. 시는 장마철 기간 시작 이후 누적된 비로 지반이 약화돼 추가 강수 시 안전사고 및 수해 피해 발생이 우려되므로 철저한 사전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자치구별 지원 금액은 침수취약지역 및 전년도 재해 상황 등을 고려해 차등 지원된다.

jung907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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