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도 체험·놀이학습 합니다"…AI 가르치는 선생님[미래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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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랗게 익은 벼 사이에 허수아비가 서 있다.
'데이터 라벨링'은 AI가 스스로 학습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가공하는 작업을 의미한다.
AI를 위한 데이터를 만들어 주지 않으면 AI는 애초에 학습을 할 수 없다.
사진, 동영상 등에 등장하는 동물, 사물 등 모든 것에 라벨을 달아 AI에 알려주면 AI가 이를 학습하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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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바운딩·텍스트 태킹 등으로 AI 고도화 작업…알리바바는 20만명 고용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노랗게 익은 벼 사이에 허수아비가 서 있다. 우리는 그게 사람이 아니라 허수아비라는 걸 안다. 하지만 새는 그걸 사람이라고 착각한다.
허수아비가 움직이기까지 한다면 우리는 '움직이는 허수아비'라고 인식하지만, 새는 무서워서 달아난다.
현재 인공지능(AI) 기술의 인지 역량은 인간과 새 사이에 걸쳐 있다. 산술 등 여러 능력에서 사람을 웃돌지만 더욱 정교한 지능 구현을 위해서는 인지 역량 개선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AI를 공부시키는 '데이터 라벨러'라는 직업이 미래에 새로운 일자리로 떠오르고 있다. AI의 부모님과 같은 역할이다.
'데이터 라벨링'은 AI가 스스로 학습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가공하는 작업을 의미한다. AI를 위한 데이터를 만들어 주지 않으면 AI는 애초에 학습을 할 수 없다.
사진, 동영상 등에 등장하는 동물, 사물 등 모든 것에 라벨을 달아 AI에 알려주면 AI가 이를 학습하는 식이다.
부모가 어린아이에게 "이건 강아지라고 불러"라고 알려주는 것과 같다. 더 나아가 "강아지는 갑자기 만지면 무니까 조심해야 해"라는 것도 알려줘야 한다.
이런 작업을 하는 사람이 '데이터 라벨러'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에는 20만명이 넘는 데이터 라벨러가 일하고 있다. 베트남, 인도 등에서는 과거 운동화 공장이 즐비했듯이 데이터를 라벨링하는 인력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우리나라에서도 데이터 라벨러 채용이 한창이다. 인천시는 크라우드 웍스, 한국노인인력개발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데이터 라벨러 노인일자리 사업 참여자를 모집했다. 라벨링 기술 관련 전문 솔루션을 가진 AI 데이터 기업 '테스트웍스'는 경력보유여성,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적극 고용해 AI 학습용 데이터 구축에 나서고 있다.
교육을 받으면 누구나 데이터 라벨러가 될 수 있다. 사진 속에서 자동차, 고양이와 같은 특정 사물 외곽선을 따서 다음부터 비슷한 이미지를 동일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그래픽 바운딩', 문장을 읽고 물음에 맞는 적절한 문장이나 단어를 추출하는 '텍스트 태킹'이 주요 업무다.
AI 고도화 작업은 굉장히 중요하다. 최근 미국 플로리다의 고속도로에서 오토파일럿 모드의 테슬라 차량이 밝은 햇빛에서 흰색 트럭을 인식하지 못해 추돌한 사고가 발행했다. '햇빛에 비친 흰색 트럭'을 공부시켰다면 이런 일은 생기지 않았다.
데이터 라벨러가 늘어나고 학습하는 양이 많아지면 AI 역시 더욱 똑똑해진다.
바다에 비치는 햇빛까지 명확하게 인식할 정도로 AI가 고도화된다면 도선사와 같은 고연봉 직업도 대체할 수 있을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래서 더 섬세한 데이터 라벨링 작업을 하는 고급인력도 필요하다. 자율주행 차량에 들어가는 AI 기술이 사람의 어느 부분까지 사람으로 인식해야 하는지를 결정해야 한다. 사람의 손 모양만 보고도 사람으로 인식해야하는지 등의 많은 고도화된 작업이 남아있다. 그리고 윤리 문제 역시 학습해야 한다.
훌륭한 부모가 훌륭한 아이를 키워낼 수 있다. 데이터 라벨러는 AI라는 '금쪽이'를 키워내고 있는 새로운 미래 일자리다. AI 기술이 주는 두려움도 있지만, 인류의 삶을 더 풍족하게 만들어 줄 것이란 기대도 크다. 좋은 학습교재로 좋은 교육을 받은 AI가 필요한 시대, 데이터 라벨러의 어깨가 무겁다.
e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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