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가을야구 못하고 MLB 가나…"후반기 대반격 해야죠"
침체된 타선이 문제…"나부터 반성, 노력할 것"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올해 말 메이저리그(MLB) 문을 두드릴 이정후(24·키움 히어로즈)가 가을야구도 못하고 KBO리그 팬들과 작별할 위기에 처했다. 후반기에 기적 같은 성과를 내야 하는 상황인데 이정후는 "할 수 있다"며 대반격을 다짐했다.
2017년 키움에 입단한 이정후는 프로 첫 시즌에 포스트시즌을 경험하지 못했지만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가을야구를 했다. 2019년과 2022년에는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6번의 시즌을 보내면서 KBO리그 최고의 선수로 등극한 이정후는 '개인'이 이룰 수 있는 모든 걸 이뤘다. 하지만 단 하나,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하지 못했고 이는 이정후에게 한으로 남아있다. 때문에 그는 이번 시즌 영웅군단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뒤 홀가분한 마음으로 메이저리그로 가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전반기를 마친 현재 이정후의 꿈은 실현 가능성이 작아졌다. 키움은 38승2무46패로 9위에 그치고 있다. 7월5일까지만 해도 3위 두산 베어스를 1경기 차로 따라붙었지만 6일 NC 다이노스전부터 내리 7경기를 패하며 곤두박질쳤다.
키움은 지난해 전반기를 2위로 마쳤고 그 기세를 후반기까지 이어가 정규리그 3위를 차지했다. 1년 전과 비교해 올스타 브레이크를 보내는 선수단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다.
이정후도 "지난해와 달리 전반기 성적이 좋지 않아 마음이 많이 무겁다"며 "전체적으로 생각대로 되지 않은 아쉬운 전반기였다. 역시 야구가 너무 어렵다"고 반환점을 돈 소감을 전했다.
올해 KBO리그는 중위권이 대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어 5위 롯데 자이언츠에 3.5경기 차 뒤진 키움도 후반기 성적에 따라 높이 도약할 여지가 있다. 그러나 키움은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85경기를 치렀기 때문에 승수를 쌓을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다.
또한 9월23일 개막해 10월8일 폐막하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기간에도 프로야구가 정상적으로 진행된다는 점도 키움에 악재다. 키움은 이정후와 김혜성, 두 핵심 선수와 루키 포수 김동헌이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차출될 예정이다. 이 때문에 홍원기 키움 감독은 아시안게임 이전에 최대한 많은 승수를 쌓아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계획에 차질을 빚었다.
그럼에도 이정후는 분명 다시 도약할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는 "많이 졌지만 한 시즌을 치르다 보면 어느 정도 패하는 경기 수가 있다. 올해는 전반기에 조금 더 많이 패한 것이라 생각할 것"이라며 "중위권에 크게 뒤처져 있는 것도 아니다. 후반기에 잘 해서 승수를 차곡차곡 쌓는다면 순위를 충분히 끌어올릴 수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아시안게임 차출에 따른 키움의 전력 약화 우려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이정후는 "(10월에 야구 종목 경기가 시작돼) 9월 말 야구대표팀에 소집될 것 같다. 그 시기에는 취소 경기가 편성되는데 서울 고척스카이돔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우리는 (우천 취소 경기가 적어) 매년 남은 경기 수가 별로 없을 때"라고 말했다.
이어 "야구대표팀에 소집되기 전까지 최대한 많이 이기도록 하겠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키움이 후반기에 대반격을 펼치기 위해선 이정후 포함 타자들의 분발이 필요하다. 키움은 7연패 기간 타율이 0.209에 그치며 겨우 13점만 뽑았다. 무득점이 2차례였고 2득점 이하가 5번이나 됐다. 잔루가 63개나 될 정도로 결정타가 터지지 않았으며 홈런도 1개에 그친다. 점수를 뽑지 못하면 이길 방도가 없다.
이정후는 "후반기 때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선 타선이 살아나야 한다. 투수들은 충분히 잘 해줬고 지금처럼만 해주면 된다. 타자들이 분발해서 점수를 더 많이 뽑아내야 승산이 있다. 나부터 반성하며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rok195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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