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간 방글라데시서 생명 살린 의사 부부
“낙후된 현실 보고 나서야겠다 결심”
의사 김동연(49)씨와 아내 안미홍(49)씨는 20대 젊은 시절부터 방글라데시의 한 시골 병원에서 환자들을 돌봤다. 처음에는 경험을 넓히고자 갔지만 환자를 돌보다 보니 어느덧 15년 세월이 흘렀다. 그 시간 동안 부부는 열악한 환경에 죽어가던 수많은 생명을 살렸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부부는 17일 제11회 JW성천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JW성천상은 고(故) 이종호 JW그룹 명예회장이 JW중외제약의 창업자인 성천 이기석 선생의 ‘생명존중’ 정신과 철학을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2012년 제정한 상이다. 김씨는 본지 인터뷰에서 “저는 평범한 의사다”라며 “의사가 필요할 것이란 생각에 가난하고 의료 환경이 낙후된 나라에 찾아갔고, 그곳에서 한 생명이라도 더 살려보기 위해 노력한 것뿐”이라고 말했다.
김씨와 안씨는 각각 연세대 원주의대와 연세대 의대를 졸업했다. 어릴 적부터 의료 선교의 꿈을 키우던 동갑내기 친구는 1999년 결혼했다. 남편은 내과, 아내는 가정의학과 전문의가 된 뒤 2003년 한국국제협력단(KOICA) 파견의사로 방글라데시로 함께 떠났다. 김씨는 “다른 문화를 경험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는데 사람들이 제대로 치료받을 병원이 없는 현실을 보고 내가 필요한 곳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2년 반의 파견 후 한국에 돌아왔지만 부부는 2007년 다시 방글라데시로 향했다.
부부가 일한 병원은 수도 다카에서 300㎞ 떨어진 램(LAMB) 병원. 병원 밖 1㎞만 나가도 전기가 들어오지 않고 응급차도 없어 환자를 ‘릭샤(인력거)’로 옮겨야 할 만큼 의료 환경이 열악했다. 부부는 이곳에서 응급·중환자 치료에 집중했다. 응급실에서 응급 혈전 용해술 등을 최초로 시행했고 현지 의료인 대상 교육과정과 중환자 전문 치료 가이드라인을 새롭게 만들었다.
부부는 2018년 15년의 현지 의료 활동을 마치고 가족 사정으로 한국에 귀국했다. 또다른 해외 의료 활동 기회에 대비해 김씨는 심장내과 분과전문의 자격을 취득했고, 안씨는 인문사회의학 석사과정을 마쳤다. 김씨는 “마음속으로 늘 계획하고 있다”며 “꼭 다시 가고 싶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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