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뉴웨이브 감독 “아시아 국가 연대해 아시아 영화 지원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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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는 제가 20대 초반 때 가장 인상적으로 보았고, 많은 영향을 줬습니다. 그런 한국에서 개봉을 하고 한국을 찾게 돼 남다른 기분입니다."
일본의 후카다 고지(43) 감독이 신작 '러브 라이프' 개봉(19일)을 앞두고 한국을 찾았다.
그는 "한국은 영화진흥위원회가 다양한 지원제도를 실시하나 일본은 그런 기구가 없다"며 "일본에 저보다 젊고 재능 있는 감독이 많으나 영화 만들기가 쉽지 않다"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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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감 표현 위해 주요 등장인물로 한국인
농인 배우가 농인 연기... 장애인 기회 많아져야"
“한국 영화는 제가 20대 초반 때 가장 인상적으로 보았고, 많은 영향을 줬습니다. 그런 한국에서 개봉을 하고 한국을 찾게 돼 남다른 기분입니다.”
일본의 후카다 고지(43) 감독이 신작 ‘러브 라이프’ 개봉(19일)을 앞두고 한국을 찾았다. 그는 하마구치 류스케ㆍ미야케 쇼 감독과 함께 일본 영화의 신진 그룹을 이끌고 있다. 후카다 감독의 영화가 한국에서 개봉하는 것은 ‘러브 라이프’가 처음이다. 그는 ‘의자’(2002)로 데뷔했고, ‘하모니움’(2016)으로 칸국제영화제의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심사위원상을 받았다. ‘러브 라이프’는 지난해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작이다.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후카다 감독을 만났다.
‘러브 라이프’는 여성 다에코(기무라 후미노)를 중심으로 남녀의 묘한 삼각관계를 그린다. 다에코는 1년 전 재혼했다. 전남편 사이에서 낳은 아들, 새 남편과 가족을 이루어 함께 산다. 아들이 사고로 숨진 후 실종됐던 전남편이 불쑥 장례식장에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일이 이야기의 줄기를 이룬다.
후카다 감독은 “1991년 출시된 노래를 스무 살 때 듣고 빠져들었다”며 “멀리 떨어져 있어도 사랑할 수 있다는 가사에 공감하며 산 자와 죽은 자의 거리감, 가족에 대한 사랑 이야기를 떠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아들과는 1년밖에 살지 않은 현재 남편과 다에코의 슬픔은 같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며 “만일 다에코와 슬픔을 공유할 수 있는 전남편이 나타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전제하며 이야기를 구성했다”고 덧붙였다.
다에코의 전남편은 한국인 박신지(스나다 아톰)로 농인이다. 아버지는 한국인, 어머니는 일본인이다. 후카다 감독이 전남편을 한국인으로 설정한 건 “영화의 주요 정서인 거리감” 때문이다. 그는 “다에코가 다른 문화권으로 배를 타고 가야 하는 설정이 필요했는데 그렇게 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나라는 한국”이라고 설명했다. 스나다 아톰은 실제 농인으로 한국 수어를 배워 연기했다. 후카다 감독은 “수어는 손짓과 표정이 결합된, 공간을 활용한 언어”라며 “농인 출연을 당연하게 여기고 장애인들 출연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후카다 감독은 일본 영화계 체질 개선에 앞장서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소규모 영화관들이 고사 위기에 놓이자 하마구치 감독과 함께 ‘미니 시어터 에이드(Mini Theater Aid)’ 운동을 펼쳐 3억 엔 넘는 기금을 모았다. 그는 “2019년 기준 일본 전체 영화관 중 소규모 영화관이 6%로 이곳에서 일본 영화 42%가 상영된다”며 “소규모 영화관이 폐업하면 다양한 영화를 즐길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영화진흥위원회가 다양한 지원제도를 실시하나 일본은 그런 기구가 없다”며 “일본에 저보다 젊고 재능 있는 감독이 많으나 영화 만들기가 쉽지 않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유럽처럼 아시아 국가들이 연대해 아시아 영화를 지원해주는 제도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라기도 했다.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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