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곡물가 상승… ‘밥상 물가’ 덮쳤다

김성모 기자 2023. 7. 18. 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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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식품 물가 1분기 9.9% 뛰어
청상추 가격 한달새 91% 껑충
지난달 극심한 폭염과 가뭄이 덮친 프랑스 북부 캉브레 인근 옥수수밭이 쩍 갈라져 있는 모습. 프랑스 기후고등위원회는 최근 보고서에서 “기록적 폭염과 이례적인 가뭄이 프랑스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현재 위기 관리 시스템으론 대처할 수 없는 그 이상의 재난”이라고 밝혔다./로이터 뉴스1

세계적인 기후변화는 우리나라 밥상 물가에도 영향을 준다. 브라질과 인도에 가뭄이 덮치면서 설탕(원당) 가격이 오르자, 우리나라 소비자가 구입하는 설탕 가격도 치솟았다. 17일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CJ제일제당 백설 하얀설탕의 이달 가격은 ㎏당 2243원으로 1년 전(2023원)보다 11% 올랐다.

국내 자급률이 2.2%에 불과한 밀도 우리나라 먹거리 가격을 출렁이게 한다. 올해 1분기 가공식품과 외식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각각 9.9%, 7.5%에 달했다. 이는 작년 3월 밀 수입 가격이 2008년 이후 처음으로 t당 400달러를 넘어선 데 따른 여파였다. 최근 밀 가격이 t당 220달러대로 떨어지자, 정부가 밀가루 업체 등에 가격을 내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곡물 수입뿐만 아니라 기후변화에 따른 국내 작황 문제도 피할 수 없다. 올해는 4년 만에 엘니뇨가 덮치며 채소류 생산에 비상이 걸렸다. 통상 엘니뇨가 발생하면 우리나라는 여름철 더 많은 비가 내린다. 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2016년엔 엘니뇨로 8월 말 배추 가격이 1년 전보다 221.8% 증가한 적도 있다. 김원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 원예실장은 “엘니뇨 같은 이상기후가 덮치면 노지에서 키우는 배추와 무, 건고추 생산이 줄어들고, 비닐하우스 등 시설 채소들 역시 일조량이 부족해 생장에 차질을 빚게 된다”고 했다.

당장 이달 들어 쏟아지는 폭우 영향도 곧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 가격 동향에 따르면, 14일 도매 기준 청상추(4㎏) 가격은 3만6920원으로 한 달 전(1만9288원)보다 91.4%나 올랐다. 열무(1㎏) 소매 가격도 3417원으로 한 달 전(2369원)보다 44% 상승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특히 충남 논산이 주 생산지인 상추의 경우 올해 수급에 지장이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했다.

다만 주식인 쌀 수급 상황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 농식품부는 “이번에 전체 쌀 경작 면적 70만ha 가운데 1만9500ha 정도가 침수됐지만, 쌀은 침수에 강해 24시간 안에 물을 빼주면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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