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00만t 규모 우크라 곡물 수출, 푸틴이 또 막았다
서방이 러 수출 제재 풀면 연장”
러시아가 전쟁 중에도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을 가능케 했던 ‘흑해 곡물 수출 협정’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17일(현지 시각) 발표했다. 급격한 기후 변화 여파로 세계 농업 생산에 타격이 예상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이 다시 중단될 위기에 처하며 식량난의 우려를 더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작년 기준 세계 옥수수 수출량의 12%, 밀 수출량의 9%를 차지하는 농업 대국이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지난 5월 18일 60일간 연장된 협정이 오늘 만료됨에 따라 흑해 곡물 협정은 사실상 효력이 없어졌다”며 “러시아가 관련된 부분(러시아산 곡물과 비료 수출 허용)이 실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다만 페스코프 대변인은 “러시아가 요구한 내용이 실행되면, 협정 연장과 그 이행에 즉각 복귀할 것”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러시아는 작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흑해를 봉쇄했다. 이후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출이 막히면서 국제 밀 가격이 폭등하고, 중동·아프리카 저개발국에선 식량난이 초래됐다. 국제사회의 비난과 압박이 커지자, 러시아는 같은 해 7월 튀르키예와 유엔의 중재로 이 협정을 맺고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출을 허용하기로 했다. 더불어 러시아산 곡물과 비료도 함께 수출키로 했다.
러시아는 이후 4차례에 걸쳐 2~4개월씩 이 협정을 연장해 왔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러시아산 곡물과 비료 수출 재개가 서방의 비협조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협정 탈퇴를 계속 위협해 왔다. 미국 등 서방의 대러 제재로 러시아 은행의 국제 자금 거래가 막혔기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은 현재 러시아 농업 은행 자회사를 통해 곡물·비료 수출 대금 결제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 1년간 흑해를 통해 수출된 우크라이나산 밀과 옥수수, 보리 등의 물량은 총 3280만t, 하루 약 9만4000t에 달한다. 러시아가 협정 이행 중단을 넘어서 아예 파기를 선언할 경우, 국제 곡물가 상승세가 가팔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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