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라이릴리 도나네맙, 알츠하이머 악화 늦춰..."치료 분수령"

항우울제 프로작으로 유명한 미국 제약 메이저 일라이릴리의 알츠하이머 치료제가 임상시험 마지막 단계에서 증상을 늦추는 효과를 나타냈다.
치매 전문가들은 치매 치료가 분수령에 도달했다며 환호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CNBC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일라이릴리는 17일(이하 현지시간) 자사의 알츠하이머 치료제 도나네맙이 임상시험 3 단계에서 기억손상과 인지능력 감퇴를 큰 폭으로 둔화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릴리는 이날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국제알츠하이머학회(AAIC)에 제출한 도나네맙 임상3상 시험 연구 결과에서 도나네맙을 투여한 초기 알츠하이머 환자들의 경우 치매 진행을 약 35% 늦추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동료과학자 검증, 이른바 피어리뷰를 거친 것이다.
지난해 11월 미 바이오텍업체 바이오젠과 일본 제약사 에자이가 공동 개발한 레카네맙의 임상3상 시험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은 좋은 성과다. 에자이와 바이오젠의 레카네맙은 '레켐비'라는 상표명으로 이달 미 식품의약청(FDA) 승인을 받았다.
릴리는 도나네맙 승인을 위해 FDA에 신청서를 제출했다면서 올해 안에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릴리는 아울러 다른 나라 규제당국에도 신약승인을 신청했다고 덧붙였다.
미의학학회지(JAMA)에 따르면 치매 전문가들은 릴리의 도나네맙에 특히 열광하고 있다. 치매 질병 치료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것이다.
레카네맙이 초기에 치매 원인 물질로 의심되는 아밀로이드 형성을 방해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반면 도나네맙은 이미 형성된 아밀로이드를 타깃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알츠하이머재단 연구 부책임자인 리처드 오클리는 "지난 8개월은 (치매 치료에) 진정한 분수령 같은 시기였다"면서 "(에자이와 릴리의) 두 약품이 알츠하이머 진행을 늦추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오클리는 치매 증상을 늦추는 약품 개발이 지난 수십년간 아무런 진척이 없다가 갑자기 성과를 내고 있다고 흥분했다.
도나네맙 임상시험은 평균연령 73세의 노인 1726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시험 참가자들은 경미하거나 완만한 정도의 알츠하이머 증상을 나타내는 이들이었다. 이 가운데 절반은 18개월 동안 4주 간격으로 도나네맙 정맥주사를 맞았고, 나머지 절반은 위약(플라세보)을 투약했다.
임상시험 결과 초기 단계 알츠하이머 환자들은 도나네맙을 투약한 경우 치매 진행이 늦춰졌다.
레카네맙과 도나네맙 모두 알츠하이머가 진행하면서 뇌에 쌓이는 해로운 단백질 가운데 하나인 아밀로이드를 타깃으로 하는 항체 기반 치료제다.
오클리는 그러나 그 과정은 서로 다르다고 지적했다.
레카네맙은 뇌에서 섬유형태로 아밀로이드가 자리잡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반면 도나네맙은 아밀로이드가 섬유화해 플라크로 축적된 뒤에 작용한다.
초기에는 레카네맙을 쓰고, 치매 증상이 어느 정도 나타난 뒤에는 도나네맙으로 치매 진행을 늦출 수 있다는 뜻이다.
부작용이 없는 것은 아니다.
소수의 환자에게서 뇌가 붓거나 출혈이 나타나기도 했다.
한편 도나네맙 가격은 아직 책정되지 않았다.
바이오젠과 에자이의 레켐비는 미국에서 1년 치료 비용이 2만6500달러(약 3360만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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