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 여사 명품 매장 방문, 대통령실 해명 모두 부적절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가 열린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명품 매장을 방문했다고 한다. 리투아니아 현지 매체는 지난 12일 ‘한국 퍼스트레이디는 스타일 아이콘, 빌뉴스에서 유명 상점을 방문’이라는 제목으로 김 여사가 명품을 취급하는 가게 등 매장 5곳을 방문했다고 소개했다.
대통령 부인이라도 해외 순방 중 공식 일정 외에 자유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법적, 외교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개인 돈으로 쇼핑하는 것을 문제 삼을 수는 없다. 하지만 나토 회의는 기본적으로 군사 동맹 회의다. 이번에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과 관련한 대응 전략이 주요 의제로 논의됐다. 이 상황에서 김 여사가 쇼핑에 나섰다면 부주의하고 한가롭게 보일 수 있다. 김 여사는 윤 대통령과 함께 전쟁의 참극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 방문도 예정돼 있었다.
대통령실은 이에 대해 공식적으로 아무 설명도 않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비공식으로 “김 여사가 가게에 들어가서 구경한 것은 맞고 안내를 받았지만 물건은 사지 않았다”며 “가게 쪽이 영부인이 지나가는 걸 봤고, 자기 가게를 방문하게 하기 위해 친절하게 초대했다”고 했다. 대통령 부인은 경호 때문에 사전 검증된 동선을, 철저히 짜인 일정에 따라 움직이게 돼 있다. 매장 방문 당일에도 경호원 등 16명이 김 여사를 수행했다고 한다. 그런데 김 여사가 길을 가다 호객 행위에 이끌려 갑자기 매장을 방문했다는 것을 누가 납득하겠나.
민주당은 “한국은 물난리가 났는데 영부인은 명품 쇼핑을 했다”는 식으로 비판했다. 하지만 김 여사의 매장 방문은 중부 내륙과 경북 지방에 본격적으로 수해가 닥치기 2~3일 전이었다. 문재인 정부에서 외교부 차관을 지낸 사람은 MBC 라디오에서 마치 정부가 김 여사 논란을 덮기 위해 우크라이나 방문을 급조한 것처럼 의혹을 제기했다. 외교 차관까지 지낸 사람이라면 우크라이나 방문이 사전에 면밀하게 계획된 일이란 걸 뻔히 알 텐데도 괴담성 이야기를 하고 있다. 부주의한 김 여사나, 이상한 해명을 하는 대통령실이나, 김 여사 비난이라면 무슨 괴담도 서슴지 않는 민주당이나 모두 혀를 차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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