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숄츠 “최저임금 내년 3% 인상”… 10개월새 22% 올린뒤 속도 조절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집권 약 10개월 만에 최저임금을 22%나 끌어올리며 총선 공약을 달성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내년과 내후년 최저임금은 3%씩 소폭 올리기로 했다.
독일에선 "물가를 못 따라잡는 최저임금을 더 올려야 한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는 한편 "임금이 더 오르면 물가 상승을 자극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아 진통이 이어지고 있다.
숄츠 총리는 취임 직후인 지난해 1월부터 시간당 9.82유로(약 1만4000원)로 적용되던 최저임금을 지난해 10월 12유로로 22% 인상하는 공약을 달성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고물가에 2년간 3%씩만 올리기로
노조 “인플레로 사실상 삭감” 반발
“더 올리면 물가 자극” 반론 많아
숄츠 “최저임금 12유로” 2021년 총선때 공약 포스터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2021년 총선 당시 ‘최저임금 12유로(약 1만6000원)’를 공약했던 포스터. 숄츠 정부는 취임 직후인 지난해 1월 시간당 9.82유로이던 최저임금을 12유로로 22% 인상해 공약을 지켰다. 하지만 최근 경기 침체와 고물가 등이 겹치자 임금 인상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보고 내년과 2025년 인상 폭을 3%로 크게 줄였다. 소셜미디어 캡처 |
● 지난해 22% 급등, 올해는 3% 인상
16일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DW) 등에 따르면 독일 최저임금위원회가 지난달 26일 현재 시간당 12유로(약 1만6000원)인 최저임금을 2024년, 2025년 각각 12.41유로(1만7700원)와 12.82유로(1만8200원)로 올리기로 합의한 뒤 논란이 커지고 있다.
당시 독일 정부가 이처럼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을 단행한 주요 원인 중 하나는 물가 폭등이었다. 독일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해 5월 7.9%로 1970년대 오일 쇼크 당시 이후 최고치를 찍어 임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비등했다.
하지만 최근 독일의 경기 침체가 심화되는 등 상황이 달라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독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로 낮추는 등 경기 둔화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고물가가 잡히지 않자 임금 인상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숄츠 총리는 ARD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총선 공약 이행을 위해 정치적으로 최저임금을 12유로로 인상하기로 합의한 것은 일회적이었고, 이제는 최저임금위원회의 결정에 따르기로 했다”고 말했다.
● “임금 인상→물가 상승 악순환” 지적도
지난해 최저임금 인상폭에 비해 내년과 내후년 최저임금 인상폭이 미미하자 독일 정계와 지방자치단체는 최저임금을 추가 인상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최저임금은 지난해 10월 시간당 12유로에서 내년 1월 12.41유로로 3% 오르는 데 비해 물가 상승 속도가 훨씬 가파르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8.8%에 달했던 물가 상승률은 점차 낮아지고 있지만 올 6월 6.4%로 여전히 높다.
독일노동조합연맹(DGB)은 최저임금 3% 인상에 그친 이번 결정을 날카롭게 비판했다고 DW가 보도했다.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인 슈테판 쾨르첼 이사는 “시간당 최저임금의 0.41유로 명목 인상은 높은 인플레이션을 고려할 때 약 600만 명의 최저임금 근로자에게 엄청난 임금 삭감 효과가 있다”고 지적했다.
독일 내에서 부자 지역으로 꼽히는 뮌헨시는 자체적으로 시가 고용한 직원들에게 최저임금 16유로(약 2만2800원)를 적용하기로 했다.이는 정부가 제시한 내년 최저임금보다 약 29%(5000원) 높은 수준이다.
반면 물가 상승률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최저임금을 올릴 경우 추가적인 물가 상승을 유발하는 악순환을 초래할 것이란 시각도 있다. 임금이 오르면 소비자의 구매력이 높아져 지출을 늘리기 쉬운데, 이는 물가를 더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임금 상승이 물가 상승을 견인하는 현상은 유럽 전역에서 나타나고 있다. 유럽연합(EU) 통계기구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유럽연합 회원국들의 시간당 임금은 전년 대비 5.0% 상승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가속화되는 임금 상승이 유로존 물가에 상승 압력을 가하고 있어 유럽중앙은행(ECB)에 큰 걱정거리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내 책임 아니다” 시청-도청-경찰 ‘오송참사 네탓’
- “몸만 빠져나와 막막할텐데”… 윗마을 밥짓는 아랫마을 예천사람들
- “35년만에 첫 가족여행 가는 날이었는데…”
- 경북 산사태 10곳중 1곳만 ‘취약지구’ 지정돼… 그나마 점검 부실
- “엄마는 못찾고 휴대전화만 돌아와… ” 매몰 70대부부 자녀 오열
- 尹 “위험지역 관리 안돼 사태 키웠다”… 사실상 인재 규정
- [단독]文정부, 美의 사드 환경평가 계획서 제출 다음날 中에 절차 설명
- [단독]“尹 외교 심판” 시국대회 참여 민간단체 66곳, 보조금 55억 받아
- 野혁신위장 “분열은 혁신대상”… 이낙연계 “마녀사냥 발언” 반발
- 조국 “아들딸 학위반납 존중”… 허위경력 제출엔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