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물류에 디지털 입힌 플랫폼 구축… 마니아 놀이터 되면 좋겠다”

변종국 기자 2023. 7. 18.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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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물류는 소비자들의 이야기를 즉각 반영하지 못하면 안 됩니다. 그러려면 물류에 디지털을 더한 물류 플랫폼을 갖춰야 했고요."

6일 서울 중구 한진빌딩 내 집무실에서 만난 조현민 ㈜한진 사장은 '물류사업'에 대한 견해를 이같이 밝혔다.

조 사장은 "소비자로서 택배 등 물류 경험을 하다 보니 물류와 디지털 사이에 사각지대가 많았다"면서 "이를 메워줄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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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훗타운’ 선보인 조현민 ㈜한진 사장
조현민 ㈜한진 사장은 6일 서울 중구 한진빌딩에서 가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전통적인 택배회사, 물류회사라는 이미지를 깨고 사업 영역을 적극적으로 넓혀 나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오늘날 물류는 소비자들의 이야기를 즉각 반영하지 못하면 안 됩니다. 그러려면 물류에 디지털을 더한 물류 플랫폼을 갖춰야 했고요.”

6일 서울 중구 한진빌딩 내 집무실에서 만난 조현민 ㈜한진 사장은 ‘물류사업’에 대한 견해를 이같이 밝혔다. 2020년 ㈜한진에 합류한 조 사장은 지난해 사장으로 승진한 데 이어 올해 3월 사내이사가 됐다. 조 사장이 건넨 명함엔 ‘마케팅 총괄 겸 디지털플랫폼 사업총괄 사장’이라고 적혀 있었다.

최근 그가 가장 집중하고 있는 일도 물류에 ‘디지털’을 입히는 일이다. 조 사장은 4월 ‘디지털플랫폼사업본부’를 출범시켰다. 조 사장은 “소비자로서 택배 등 물류 경험을 하다 보니 물류와 디지털 사이에 사각지대가 많았다”면서 “이를 메워줄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로 탄생한 게 ‘훗타운(HOOT TOWN)’이다. 훗타운은 소비자와 소비자들이 서로 연결된 업계 첫 해외 직구 거래 플랫폼이다. 훗타운 사용자(일명 ‘타우너’)들이 ‘사줘요’를 통해 국내에 없는 제품의 구매를 요청하면, 글로벌 각지에 있는 타우너들이 상품을 구해준다. ‘팔아요’에 내 물건을 등록하면 타우너들이 이를 살 수도 있다. ㈜한진은 배송 대행 서비스를 제공한다.

조 사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에 너무 사고 싶은 물건이 있었다. 해외를 못 나가 답답해하던 중 ‘이걸 사달라고 하면 배송해 주는 플랫폼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훗타운이 탄생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훗타운이 특정 분야의 마니아들이 노는 플랫폼이 되면 좋겠다”면서 “레어템(‘희귀한 물품’을 의미하는 신조어)도 거래가 되던데, 한국에는 없는 냉면 음료수, 미용 제품 등이 거래되는 것도 신기하다”고 했다. 훗타운이 특정 분야에 몰두해 열정을 보이는 이른바 ‘덕후’들의 공간이 된다면, 새로운 물류 문화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조 사장은 각종 물류 플랫폼들을 직접 사용해 보는 데 꽤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고 했다. 소비자와 사용자 모두의 관점에서 사업을 바라봐야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다. 조 사장은 “직접 해봐야 불편함도 알 수 있다. 회사에 들어온 고객의 소리도 챙긴다. 아픈 지적도 많지만 결국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은 소비자들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물류 놀이터’를 만들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것이 물류이기 때문에 여행도 물류업체가 할 수 있다”면서 “‘어디까지 가봤니’라는 대한항공의 광고가 있었는데 ㈜한진을 통해 어디까지 가볼 수 있을지 나도 궁금하다”고 했다.

조 사장은 인터뷰 도중 아버지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이야기가 나올 땐 잠시 생각에 잠기기도 했다. 조 사장은 “아빠가 아이디어가 많으셨다. 2003년에 벌써 여행 코스만 입력하면 식당과 교통 등을 추천하는 서비스를 말씀하시며 정보기술(IT)을 더해야 한다고 하셨다”며 “경영을 하다 보니 아빠가 많이 생각난다”고 말했다.

어떤 리더가 되고 싶냐는 질문에는 할아버지를 떠올렸다. 그는 “할아버지(고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자)께서 삼국지를 다섯 번 이상 읽으라고 하셨다. 지금 세 번째 보고 있다”면서 “제갈량처럼 직원들의 조력자이자 전략가가 되고 싶다”고 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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