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화주, 부산항 환적 땐 비용절감…수출도 용이”
- 시모노세키와 물류비 공동 보조
- 운임비용 58% 감소 사례 발표
- 쿠마모토 설명회 200여 명 참석
- 혼다 “부산항 물류센터 운영 검토”
“이제 부산항 없이는 일본 지방항만의 발전을 얘기할 수 없습니다.”
부산항만공사(BPA)가 일본 지방항만당국과 함께 부산항의 환적화물 유치에 본격 나섰다. 일본 지방항만 중 컨테이너 취급항만은 60여 개로 이 중 부산항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비용 절감이 예상되는 지방항만당국인 시모노세키시, 쿠마모토현과 함께 현지에서 일본 화주를 대상으로 포트세일즈를 진행했다.
▮“한일 항만 협력으로 위기 돌파”
지난 11일 일본 시모노세키시 그랜드호텔에서 지역 화주 및 물류기업 지방정부 관계자 등 1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부산항 설명회’가 개최됐다. 부산항 장점과 더불어 코로나 팬데믹 기간 부산항에 대한 오해를 푸는 데 많은 공을 들였다. 박제성 BPA 일본대표부 대표는 “일부 일본 화주들 사이에서 부산항의 혼잡도가 높아 정체가 심하다는 소문이 돌면서 기피하는 분위기가 생겼다”며 “이는 절대 사실이 아니며 미국이나 중국 등 주요 항만의 정체에 따른 연쇄적 지연이 발생했으나 현재는 모두 해소됐다”고 설명했다.
부산항-시모노세키항 정기 여객 및 화물선을 매일 1회 왕복 운항하는 일본 칸푸훼리도 발제자로 참여해 한일 국제 페리서비스에 대해 소개했다. 시모노세키시 사카이 다카시 항만국장은 “야마가타현 유네자와시에서 한국 경기도로 수출하던 한 업체가 과거 항공운송을 하다 시모노세키항-부산항, 육상운송 루트를 이용하자 운임비용이 58%나 감소했으며 운송기간은 0.51일 늘어나는 데 그쳤다”고 부산항 이용사례를 소개했다.
BPA와 시모노세키시는 신규 화물 유치를 위해 시모노세키항 기항 및 부산항 환적 화주를 대상으로 1회에 한해 물류비를 절반씩 지원하는 보조금제도를 운영하기로 했다. 2시간 넘게 진행됐지만 참석자들은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칸푸페리에 환적서비스 가능 여부를 묻는 등 큰 호응을 보였다.
이튿날 이어진 쿠마모토현에서의 설명회에는 200여 명이 참석해 부산항에 대한 많은 관심을 드러냈다. 규슈 중앙부에 위치한 쿠마모토현에는 야츠시로항과 쿠마모토항 등 2개의 지역항이 있다. 부산항과 각각 주당 2회, 1회 정기항로 서비스가 있다. 발제자로 나선 위종진 일본 규슈산업대학 교수는 “쿠마모토현에 반도체산업이 집적돼 있어 아시아나 북미 등으로부터 원자재 수입이 많지만 주로 후쿠오카현 하카다항을 이용한다”며 “하지만 하카타항은 북미 유럽 등 장기노선항로가 거의 없어 화물을 주 1회 정기선이 있는 한신항(오사카·고베)로 보내야 한다. 부산항을 이용하면 육상운송 비용과 리스크를 줄이는 동시에 주당 287개에 달하는 정기항로를 통해 전 세계로 해상운송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부산항 오해 해소·강점 홍보 성과
일본은 부산항 물동량 시장 중 3위를 차지하며 지난 10년간 연평균 3.85%의 환적 증가세를 기록하는 등 높은 성장 가능성을 갖고 있다. 하지만 팬데믹 기간 부산항에 대한 오해와 올 들어 한일 간 컨 물동량이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불안 요소다. 올해 5월 누계 기준 부산항과 일본항만 간 물동량은 121만2000TEU로 전년 동월 대비 4% 감소했으며 환적화물도 1.3% 감소세로 돌아섰다.
쿠마모토현에 위치한 혼다 이륜차공장은 연간 생산량인 30만 대 중 17만 대를 수출하고 있다. 이 중 70%가량은 하카타항을 이용하며 나머지를 쿠마모토항-부산항을 통해 수출한다. 나가노 다케히토 혼다 물류담당 부장은 “코로나 팬데믹 때 부산항이 자국 화물을 우선 처리한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기회에 오해를 풀었다”며 “특히 다양한 국제항로를 갖고 있는 등 부산항의 장점을 새롭게 알게 돼 부산항배후단지에 물류센터를 운영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다.
일본 주요 항에는 국제장거리노선이 적고, 일본 내 육상 운송비가 높다는 점은 부산항의 유인요소다. 특히 내년 4월부터 일본 노동개혁법 개정에 따른 트럭 운전기사 잔업시간에 제한이 가해져 기사 감소 및 운임 증가가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지금까지 일본 주요항인 도쿄나 오사카까지 육상운송해 수출하던 것을 일본의 지방항을 이용해 부산항에서 환적해 수출하는 방안을 검토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다.
강준석 BPA 사장은 “이번 설명회를 통해 부산항에 대한 일본 화주들의 오해와 부정적인 인식이 많이 해소되고 부산항의 많은 장점과 배후단지 등에 대한 홍보는 큰 성과였다”며 “앞으로도 일본 지방항만 및 화주와의 교류를 강화해 더 많은 환적물량을 유치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일본 시모노세키·쿠마모토= 조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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