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원자력의 미래, 소형모듈원전에 달렸다
소형모듈원전의 상용화를 향한 세계 각국의 경쟁이 치열하다. 미국은 뉴스케일이 선두에 있다. 그 뒤를 웨스팅하우스, 홀텍 등 여러 원전 기업들이 뒤쫓고 있다. 영국은 원자력 잠수함 기술을 이용하여 롤즈로이스가 나섰다. 프랑스는 프랑스전력공사가 소형모듈원전 전문회사를 만들어 추진 중이다. 일본의 히타치는 제너럴 일렉트릭과 합작하여 BWRX-300이라는 소형모듈원전을 개발했다. 캐나다의 온타리오 전력사가 도입해 건설을 준비 중이다. 일본은 해상 부유식 소형원전에도 영국과 합작에 나섰다. 중국은 100㎿급 소형원전을 이미 건설하고 있다.
이뿐 아니다. 지금의 원전과는 전혀 다른 기술을 이용한 제4세대 원자로를 이용한 소형모듈원전 개발도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2020년대는 가히 소형모듈원전 개발의 춘추전국시대라고 할 만하다. 이들은 2020년대에 기술을 실증하고 2030년대 본격적인 전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세계 각국이 소형모듈원전 개발에 진력하는 것은 탄소중립 때문이다. 파리기후변화협약은 탄소중립을 전 세계 에너지 정책의 기본방향으로 만들었다.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주요국들은 2050년을 탄소중립의 원년으로 천명했다.
전력산업은 온실가스 배출이 가장 많은 산업이다.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 전기의 65%는 석탄, 가스 등 화석연료에서 나온다. 탄소중립으로 가려면 전력산업부터 무탄소 에너지원을 써야 한다. 국가마다 차이는 있지만, 세계적으로 원전 확대가 불가피한 이유다. 국제에너지기구는 30년 안에 최소 지금의 두 배 확대를 예견하고 있다.
원전 확대를 위해서는 훨씬 더 안전해야 한다. 소형모듈원전은 체르노빌, 후쿠시마 사고와 같은 중대사고를 원천적으로 배제할 수 있다.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는 뉴스케일 소형모듈원전은 원전 부지 바깥으로는 비상계획이 필요 없을 정도로 안전하다고 평가했다. 사용후핵연료로도 제4세대형 원전에서는 처분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유럽연합이 친환경에너지를 정의하는 택소노미에 원전을 넣으며 제4세대 원자로 개발에 투자하라고 한 이유다. 뉴스케일과 같은 제3세대형보다는 아직 실현성이 떨어지지만, 격차를 빠르게 줄여가고 있다.
최근 혁신형 소형모듈원전개발 사업단이 출범하며 우리나라도 소형모듈원전 기술경쟁에 참여했다,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화력발전 대체를 위해 국내 건설도 고려해야 한다. 재생에너지와의 결합과 분산 전원으로도 유용하다. 소형모듈원전에 관심 있는 민간기업도 많다. 이를 위해 정부는 민간기업을 중심으로 소형모듈원전 연합체도 띄웠다. 탄소중립은 선택의 여지 없이 가야 할 길이다. 탄소중립을 하려면 원자력은 반드시 해야 할 에너지다. 원자력을 해야 한다면 소형모듈원전에 그 미래가 달렸다. 원자력 종사자들이 전력을 다해야 하는 이유다.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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