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층 몰리는 ‘스테이’… 月매출 2억 비결은

전현희 땅집고 기자 2023. 7. 18.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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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 개발 성공 노하우

서울 강남구 역삼동 지하철 역삼역 상권에 자리잡은 A 호텔. 원래 30객실짜리 낡은 모텔이었다. 대지면적 100평 남짓에 시설이 낡아 한 달 매출이 4000만원에 불과했다. 건물주는 모텔을 헐고 객실 56개, 연면적 660평 규모로 호텔을 신축해 지난해 3월 다시 문을 열었다. 파티룸과 스파, 스크린골프장 같은 부대시설을 새로 갖췄다. 사업비 60억원은 대출로 조달했다. 호텔로 바꾼 이후 매출이 1년만에 월 2억원으로 5배 늘었다. 국내 최대 숙박·여행 플랫폼 야놀자 계열사인 ‘야놀자 F&G’ 이승훈 대표는 “젊은층은 모텔이나 호텔을 단순히 잠자는 곳이 아닌 일종의 놀이터로 이용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이들 입맛에 맞게 객실 내부에 놀이·게임 콘텐츠를 채워넣고 인테리어를 잘 꾸미면 매출과 이익을 확실하게 끌어올릴 수 있다”고 했다.

최근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면서 숙박시설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도심과 관광지 모텔에도 젊은층과 외국인 관광객이 몰린다. 이에 따라 관광지가 아닌 한적한 산골마을에도 1박당 40만~50만원대 고급 숙박시설이 들어서고 있다. 자산가들 사이에선 휴식과 프라이빗한 느낌을 강조한 숙박시설인 스테이(stay)에 투자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파티룸과 스파 등 부대시설을 설치해 차별화한 서울 강남구 역삼동 A호텔 옥상(위 사진)과 외관. /야놀자F&G

◇“건물 외관보다 인테리어에 투자하라”

땅집고는 최근 관심이 높아진 스테이 사업 기획과 개발·운영에 대한 실전 정보를 제공하는 ‘스테이&숙박 콘텐츠 유치와 개발, 경영의 모든 것’ 과정을 오는 8월9일 개설한다. 강사로 나서는 이승훈 야놀자F&G 대표와 프리미엄 스테이 브랜드 UHC(유에이치씨) 이진호 이사로부터 스테이 개발과 운영 노하우에 대해 들어봤다.

전문가들은 “스테이용 건물은 외관보다 인테리어가 매출과 수익을 좌우한다”고 했다. 이 이사는 “스테이 주요 소비자인 MZ세대는 객실에서 노는 모습을 SNS(소셜미디어)에 올리는 경우가 많은데, 사진 찍을만한 확실한 인테리어 요소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고객이 직접 SNS에 올린 객실 사진은 최고의 홍보·마케팅 수단이다. 이 이사는 “인스타그램에서 통할만한 속칭 ‘인스타그래머블’한 인테리어 요소만 있다면 최고급 호텔과 경쟁해 볼 수 있다”고 했다.

◇고객 성향과 니즈 확실하게 맞춰야

고객 유형을 철저하게 분석해 숙소의 콘셉트도 명확하게 해야 한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이나 중구 명동 등 대규모 관광·쇼핑 상권을 찾는 외국인은 소비 여력이 크고 숙박시설도 4~5성급 호텔을 주로 찾는다. 명동에 있는 유에이치 스위트는 외국인을 겨냥한 고급형 도심 스테이다. 객실 내 스파를 설치하고 소파 같은 가구를 배치해 인테리어를 고급화했는데 평일 기준 숙박비가 1박 40만원 정도로 비싸다. 하지만 예약률이 90% 수준으로 인기가 많다.

실내 스파를 설치하는 등 내부 시설과 인테리어를 고급화해 객실 예약률을 90%까지 끌어올린 서울 명동의 숙박 시설 '유에이치스위트'. /UHC

젊은층이 주 고객이라면 이른바 가성비 전략이 효과적이다. 인천 서구의 ‘N’ 스테이는 주머니가 얇은 젊은층이 주로 찾는다는 점을 고려해 객실 내부에 PC를 설치하고 로비에 컵라면, 음료수 같은 간식을 배치했다. 스테이를 놀이터로 만드는 전략으로 성공한 사례다. 이 대표는 “중저가형 숙박시설은 2030세대가 주 고객이어서 객단가를 높이는데 한계가 있다”며 “다양한 콘텐츠와 서비스로 방문 빈도를 높이는데 초점을 맞추면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했다.

비용을 아껴야 할 부분도 있다. 중소형 스테이에선 고급 호텔 수준의 부대시설은 필요없고 서비스가 조금 부족해도 이용객이 받아들이는 편이다. 인력도 최소화해야 한다. 전체 매출 대비 인건비 지출은 30% 이내로 유지해야 한다. 건물 외관 투자 역시 줄여도 된다. 이 대표는 “과거에는 여행 중에 즉흥적으로 숙박업소를 찾는 경우가 많아 고객 눈길을 끄는 외관이 중요했지만 요즘은 온라인 플랫폼에서 인테리어를 살펴보고 숙소를 잡는 경우가 많다”며 “건축할 때부터 외관은 최대한 심플하게 해 비용을 줄이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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