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호정의 컬쳐 쇼크 & 조크] <131> 부산 펑크의 아이돌 ‘소음발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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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이 무모한 공연의 주인공은 바로 지난해 대한민국대중음악상에서 최우수 록 앨범, 최우수 록 노래 2관왕을 수상한, 한국의 록 펑크 팬들에겐 아이돌급 인기인 부산의 펑크 밴드 '소음발광'이다.
소음발광은 새로운 멤버가 합류할 때까지 당분간 공연활동을 중단한다.
앞으로 요즘 젊은이들은 '노오력'을 안 한다느니, 그런 얘길 입버릇처럼 하는 이가 있다면 확 그냥 소음발광 공연에 데리고 가버려야겠다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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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인간이 가장 무기력에 시달린다는 월요일 밤, 습기 가득한 무더위를 헤치며 경성대 앞 라이브클럽 오방가르드에 공연을 보러 나섰다. 월요일 밤의 대학가 번화가는 귀신이 출몰하더라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적막하고 한산했다. 어쩌자고 이들은 겁도 없이 무려 월요일 밤 9시30분에 공연을 강행하는 걸까? 이 공연은 평일 공연 활성화를 위한 ‘먼데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이 무모한 공연의 주인공은 바로 지난해 대한민국대중음악상에서 최우수 록 앨범, 최우수 록 노래 2관왕을 수상한, 한국의 록 펑크 팬들에겐 아이돌급 인기인 부산의 펑크 밴드 ‘소음발광’이다. 그럼에도 월요일 밤에 공연을 보러 오는 이들이 과연 몇이나 되려나 우려스러운 마음도 있었지만, 기우에 불과했다. 공연장 입구엔 모던 록 밴드 ‘브로콜리 너마저’가 보낸 커다란 축하 화환이 생뚱맞게 서 있었고, 공연장 안은 부산은 물론 서울 대전 대구 전주에서 몰려온 80여 명의 관객으로 가득 차 있었다.
역시 펑크계의 아이돌답게, 멤버들의 앙증맞은 사진이 담긴 포토카드를 나눠 주고 있었다. 소음발광이 무대 위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폭발하듯 쏟아내는 굉음과 전국에서 모인 일당백 관객들의 격렬한 몸짓에 일신의 위협을 느껴 무대 쪽으로는 감히 접근하기 어려웠다. 그만큼 에너지가 심하게 폭발하는 무대였다.
이날 공연을 끝으로 소음발광의 베이스 김기영은 밴드를 떠났다. 직장 일과 밴드를 병행하는 것이 무리라는 판단에서다. 비슷한 이유로 소음발광을 거쳐 간 멤버들이 지금껏 12명은 된다고 한다. 보컬 강동수는 드림포크 듀오 ‘해변지하’와 노이즈팝 밴드 ‘태평시간’ 활동을 병행하며, 기타리스트 김기태 역시 ‘우린기태’라는 밴드를 병행하고 있다. 소음발광은 새로운 멤버가 합류할 때까지 당분간 공연활동을 중단한다. 허나 지금껏 그래왔듯, 엄청난 에너지를 과시하며 돌아올 것이다. 내년 발매를 목표로 새로운 음반을 작업 중이라고 한다.
앞으로 요즘 젊은이들은 ‘노오력’을 안 한다느니, 그런 얘길 입버릇처럼 하는 이가 있다면 확 그냥 소음발광 공연에 데리고 가버려야겠다고 다짐한다. 정신이 번쩍 들 만큼, 엄청나게 큰 호통을 들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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