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 미세병변 잡는 로봇수술…조직 손상 줄여 가임력 보존 극대화

구시영 선임기자 2023. 7. 18. 03:0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5㎝ 구멍 1개 또는 8㎜ 3~4개…복강경 장비 삽입시켜 원격 조종

- 고난도 수술 가능하고 흉터 줄여
- 종양 자라기 전 시기 잡는게 중요
- 합병증은 적지만 비싼 비용 숙제

여성의 건강을 위협하는 것으로 부인과 질환이 손꼽힌다. 자궁근종과 자궁선근증, 자궁내막증, 자궁경부암, 난소암 등이 그것이다. 질환의 종류에 따라 생리통 생리 과다 질 출혈 골반통 배뇨장애 등의 증상을 일으킨다. 또한 이들 질환은 난임의 원인이 된다. 그와 관련, 정교하고 안정적인 로봇 수술을 부인과 질환 치료에 이용하는 빈도가 갈수록 늘고 있다. 좋은문화병원 남경일(산부인과 전문의) 과장의 도움말로 그에 대해 알아봤다.

자궁근증이나 자궁암 등의 부인과 질환에 정교하고 안정성이 뛰어난 로봇 이용 수술이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이다. 좋은문화병원 남경일(산부인과 전문의) 과장 및 의료진이 로봇 수술기기를 다루고 있다.


▮부인과 질환 증가

부인과 질환은 가임력과 연관성이 크다. 만일 출산이 모두 끝난 후 자궁경부암 등을 진단 받았다면 자궁절제술을 고려할 수 있지만, 임신을 계획하는 여성에게는 큰 문제가 된다. 근래 자궁근종이나 자궁암 등의 진료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20~30대 젊은층 발병률도 높아지는 추세이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산부인과 영역에서 복강경 수술(전통적인 개복 수술을 하지 않고 최소한의 부위만 절개해 그곳으로 내시경을 넣어 배 안을 들여다 보면서 진행하는 수술)이 발전을 거듭해왔다. 그중에서도 로봇 수술은 최소 침습 분야의 가장 발달된 형태이다. 2005년 국내 도입된 로봇 수술은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로봇을 이용한 부인과 수술이 2017년 4065건에서 2022년 1만6315건으로 4배 늘었다. 미국에서는 이미 로봇이 부인과 수술의 70%를 차지할 만큼 보편적이다. 로봇 수술이 가진 장점이 많고 뛰어나다는 의미이다.

▮로봇 수술의 장점

로봇 수술은 ‘콘솔’에 앉아서 시행해 집도 의사의 집중력과 미세 조정력·제어력 등이 뛰어나다.


로봇 수술은 인체 내 삽입된 로봇장비를 의사가 직접 원격 조종하는 방식이다. 배에 2.5㎝의 구멍 1개 또는 8㎜의 구멍 3~4개를 뚫어 진행하기 때문에, 작은 흉터와 적은 출혈,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게다가 최대 15배 확대된 영상, 수술자의 손 떨림 보정 및 첨단 기능으로 기존 복강경보다 훨씬 섬세하게 수술할 수 있다.

기존 방식으로는 접근이 어려웠던 공간에 대한 고난도 수술이 가능한 것이다. 특히 가임력 보존이 필요한 경우에는 정상 난소·자궁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병변 제거를 극대화할 수 있다. 그리고 형광 이미지를 볼 수 있는 장치를 이용해 자궁내막증 병변과 악성 종양의 전이 부위를 손쉽게 찾을 수 있어 미세한 병변까지 제거할 수 있다. 가임력 보존 면에서 장점이 월등한 셈이다.

▮주의해야 할 사항

이러한 로봇 수술은 부인과 질환의 모든 영역에 적용된다. 하지만 만삭의 임신부처럼 종양이 배 안을 가득 채우고 있는 경우에는 복강경 장비가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없기 때문에 복강경 수술 자체가 불가능할 수 있다. 따라서 종양이 너무 많이 성장하기 전에 수술 시기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로봇 수술 기술의 엄청난 발전으로, 일반 복강경보다 로봇 수술에서 더 발생하는 부작용이나 합병증은 없는 상황이다.

로봇 수술의 결과가 일반 복강경보다 낫거나 비슷하지만, 비용이 많이 발생하는 점은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수술 후 회복

로봇 수술의 종류에 따라 소량의 출혈성 질 분비물이 3~5일 정도 나올 수 있다. 또 1~2주 아랫배와 허리가 불편할 수 있으나, 일상 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수준은 아니다. 수술 후 마취에서 깨면 물을 섭취할 수 있고, 수술 다음날부터 식사가 가능하다. 움직이는데 제한이 없으면 퇴원할 수 있지만, 보통 수술 후 3일째부터 퇴원하게 된다. 퇴원 후에는 서서히 일상에 복귀하는데, 개인의 체력과 회복력에 따라 복귀 속도를 조절하면 된다.

좋은문화병원 남경일 과장은 “부인과 질환의 경우 대부분 비정상적인 자궁 출혈이나 복부 불편감 및 통증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평소 생리의 양이 비정상적으로 많거나, 생리가 아닌데 출혈이 있을 때, 생리통이 아주 심할 때, 생리와 관련 없이 아랫배 통증이 지속될 때에는 병원 산부인과에서 초음파 검사만 받아도 질환 여부와 치료 방법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질병 진행 전에 조기 진단을 하면 불필요한 수술을 피하고, 수술을 하더라도 최소 침습을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16명의 전문의가 있는 좋은문화병원 부인과내시경수술센터는 1993년 개설 이래 30년간 복강경 수술치료 환자가 총 3만6050명(올해 3월 기준)에 이르고, 지속적인 연구와 국제논문 발표를 통해 세계적 센터로 자리잡았다.
◇ 부인과질환 진료 환자
자궁근종 진료 인원
2017년 37만1473명
2021년 60만7526명
자궁암 진료 환자
2017년 7만7452명
2021년 8만8668명
※자료 :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 로봇을 이용한 국내 부인과 수술 건수
2018년 5809건
2019년 7440건
2020년 9781건
2021년 1만3129건
2022년 1만6315건
※자료 : 다빈치 로봇수술장비 업체

Copyright © 국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