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전자 대기업, 고교 돌며 ‘열강’ 나선 이유는

박순찬 기자 2023. 7. 18.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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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고객·직원 향한 구애 작전
반도체 특강·직업 교육 등 활발
LG전자 직원이 17일 마산내서여자고등학교 학생들과 진로멘토링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LG전자 제공

지난 7일 서울 강남구 중동고등학교 강당에 학생 120여 명이 몰렸다. SK하이닉스 임직원들이 직접 전국 고교를 돌며 진행하는 반도체 특강에 참석한 학생들이다. 반도체 공장에 들어갈 때 입는 방진복 체험 신청을 받자, 학생들이 일제히 손을 들면서 모두가 체험을 하지 못할 정도였다. SK하이닉스는 연내 과학고 2곳, 마이스터고 4곳, 강남구 소재 고교 7곳을 비롯해 총 17교, 20학급을 직접 돌며 이 같은 행사를 할 예정이다.

LG전자도 지난 10일부터 나흘간 경남 지역 고교 세 곳을 돌며 ‘나의 직업을 소개합니다’ 교육을 했다. 임직원들이 영업·마케팅·연구개발·서비스 등 본인의 업무를 소개하고 진로와 관련된 질의응답 시간을 가진 것이다. 재작년 시작한 프로그램으로 현재까지 학생 1000여 명이 LG전자의 이 같은 진로 교육을 받았다. 삼성전자도 지난 3월 이재용 회장이 경북 구미의 구미전자공고를 방문한데 이어, 5월에도 반도체 부문 고위 임원이 직접 과학고를 찾아 미래 인재 확보에 나섰다. 최근 IT(정보 기술) 기업들이 ‘Z세대’ 고교생들에게 부쩍 관심을 쏟고있다. 첨단 기술 특강, 진로 멘토링 등 다양한 이유로 임직원과 고교생 간 접촉 기회를 대거 늘리고 있는 것이다.

기업들은 ‘청소년들에게 새로운 경험 제공’ ‘진로 탐색 기회 확대’ 같은 이유를 내걸고 있지만, 이공계 인력난에 시달리는 가운데 미래의 ‘고객’이자 ‘직원’이 될 수 있는 Z세대를 입도선매하겠다는 의지도 크다. 미래 세대의 브랜드 호감도를 높이면 향후 직업·직장 선택이나 제품 구매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Z세대를 겨냥해 강남 한복판에 ‘놀이터’ 콘셉트의 ‘삼성 강남’이란 플래그십 매장을 열었다. LG전자는 최근 10대 청소년을 겨냥해 독일 유명 완구 브랜드와 함께 아기자기한 가전, 인물 모양 장난감을 함께 만들어 출시하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동시에 미래 고객·인재와 꾸준히 소통해 나가는 의미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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